민간소비와 수출 부진으로 지난해 4분기 우리나라 경제가 2년 6개월 만에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에도 수출 부진과 민간소비 위축 현상이 나아지지 않아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지난해 4분기 실질 GDP는 직전 분기 대비 0.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GDP가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코로나가 절정이었던 2020년 2분기(-3%) 이후 2년 6개월 만의 일이다.
한은은 “지난해 4분기의 경우 주요 국가들의 경기 부진과 IT경기 부진 심화 등으로 수출이 감소한 가운데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경제활동 정상화 과정에서 늘었던 민간소비도 약화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한은의 설명대로 지난해 4분기 마이너스 성장에는 민간소비와 수출 부진의 여파가 크다.
그런데 이 중에서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소비의 위축이다. 순수출(수출-수입)의 성장률 기여도가 -0.6%포인트로 나타나 마이너스를 보이긴 했지만 이 수치는 직전 2개 분기에도 마이너스였다. 심지어 이 수치는 전분기(3분기) 보다 4분기에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민간소비의 성장률 기여도는 -0.2%포인트로 나타나 전분기(0.8%)보다 크게 낮아졌다. 마이너스 성장에 결정적 역할을 한 것이 민간소비 위축이라는 의미다.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내수의 비중이 너무 낮은 나라다. 한국의 GDP 대비 수출입 비중은 무려 70% 수준인데 석유 한 방울 안 나는 것은 마찬가지인 이웃 일본의 이 수치는 고작 20% 정도다. 내수 비중이 80%를 웃도는 미국과 비교해도 한국의 내수는 지나치게 위축돼 있다.
게다가 올해 1분기에는 난방비 폭탄과 교통비 폭탄이 줄지어 예고돼 있어 민간소비가 더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도 정부는 규제 완화 등 기업 경제 살리기에만 신경을 쓰며 민중들의 삶을 나 몰라라 하고 있다. 민간소비가 이런 식으로 더 위축된다면 민중들의 삶이 더 팍팍해지는 것은 물론이고 한국 경제의 성장도 더뎌질 것이 뻔하다. 민간 소비를 늘릴 획기적인 정부 대책이 필요한 때라는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