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디즈니 플러스와 티빙에 이어 넷플릭스까지 시리즈물을 파트1과 파트2로 나눠 공개하는 이른바 ‘쪼개기’ 실험이 한창이다.
지난해 12월 30일 넷플릭스 시리즈 ‘더 글로리’가 공개된 이후 ‘왜 파트1, 2로 나눈 걸까?’, ‘한창 몰입하고 있었는데 중간에 끊겨 아쉽다’는 반응들이 많았다. 비단 ‘더 글로리’ 뿐만이 아니다. 디즈니 플러스 ‘카지노’와 티빙 ‘아일랜드’ 역시 시즌1과 시즌2, 파트1과 파트2로 각각 나눠 공개한다.
‘더 글로리’는 오는 3월 10일 파트2를 통해 남은 8화를 한꺼번에 공개할 예정이고, ‘카지노’는 오는 2월 15일 시즌2의 1~3화를 공개한 뒤 이후 매주 수요일 1편씩 공개한다. ‘아일랜드’ 파트2는 오는 2월 24일 첫 공개 이후 매주 금요일 2편씩 공개할 예정이다.
화제작 ’킹덤’, ‘스위트홈’, ‘오징어게임’ 등을 생각해봐도 넷플릭스의 장점과 매력은 ‘몰아보기’였다. 그런데 이번 ‘더 글로리’의 경우는 달랐다. 그리고 공교롭게도 넷플릭스와 디즈니 플러스, 티빙 등 3개 OTT 서비스가 일제히 12월에 기대작을 공개하면서 각각 자신들의 방식으로 ‘쪼개기’ 편성했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업계에선 OTT 경쟁이 더욱 심해지자 각 OTT 서비스가 구독자 이탈을 막기 위해 구독자를 가둬두는 이른바 록인(Lock-in) 전략을 구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OTT 서비스 경쟁은 치열해졌고, 업계에선 OTT 시장이 이미 포화 상태라는 말도 나온다. 그만큼 신규 가입자를 늘리기 쉽지 않다는 뜻이다. 지난 2022년 하반기 집계에 따르면 OTT 플랫폼 디즈니 플러스와 훌루, ESPN까지 보유한 월트디즈니가 구독자 수에서 넷플릭스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한국 상황만 보면 2021년 11월 한국에 상륙한 디즈니 플러스는 지난해부터 ‘커넥트’, ‘형사록’, ’3인칭 복수’, ‘카지노’ 등 국내 제작사와 손잡은 오리지널 시리즈를 연이어 쏟아내며 넷플릭스를 추격하고 있다. 애플TV 플러스 역시 첫 한국 콘텐츠인 ‘브레인’에 이어 윤여정, 이민호, 김민하 등 한국 배우들이 출연한 ‘파친코’를 공개해 국내외에서 호평받았다. ‘파친코’는 시즌2 제작에 돌입한 상태다.
최근에는 OTT의 무한 질주에 기존 지상파 방송사들도 발을 담그는 모양새다. 지난 1월 공개 이후 화제인 넷플릭스 서바이벌 예능 ‘피지컬: 100’은 사실 MBC가 제작했다. 지상파의 한계를 넘어 글로벌 OTT를 통해 전 세계 시청자들과 만나겠다는 시도인 셈이다.
이런 시기에 OTT 시리즈 ‘쪼개기’ 역시 하나의 실험인 셈인데, 실제 어떤 결과를 보여줄지 조금 더 시간을 두고 지켜볼 일이다. 분명한 건 1분 이내의 숏폼 영상부터 16부작 드라마까지… 콘텐츠는 쏟아질 것이고, 당분간 OTT 플랫폼과 지형은 요동칠 것이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