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 시대에 소비자들의 소비심리가 위축되는 가운데 대형마트들이 할인행사를 진행하면서 최저가 경쟁을 벌이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3사는 이달 들어 최저가를 내세운 할인행사를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우선 이마트는 업계 점유율 1위의 이점을 살렸다. 유통 노하우와 두터운 유통망을 통해 '최저가 단독상품'을 내놓은 것이다. 이마트는 '국민 물가안정 프로젝트'를 내세운 '더리미티드'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더리미티드는 분기별로 소비자들이 자주 찾는 상품을 최저가 수준으로 판매한다.
이마트는 대량 매입, 유통 프로세스 개선, 사전계약과 신규 산지 개발 등을 통해 더리미트드 상품을 출시했다고 설명한다. 예를 들어 제품을 생산하는 협력사로부터 평소 대비 최대 5배까지 물량을 추가 매입해 가격을 낮추는 식이다. 더리미티드의 모든 상품은 이름처럼 이마트에서만 단독 한정 상품으로 판매된다.
더리미티드로 판매되는 오뚜기 스낵면 10입 박스는 기존 5입 봉지상품 대비 개당 35% 저렴한 4,380원에 판매된다. 낱개로 환산하면 개당 438원 정도다. 이와 함께 이마트는 3월 말까지 1차로 신선식품 15개, 가공식품 27개, 일상용품 6개 등 총 48개의 더리미티드 상품을 정상가 대비 최대 50% 저렴하게 선보인다. 이마트는 내달 31일까지 가격을 유지하고 2차 상품은 4월에 선보일 예정이다.
홈플러스는 강점인 PB(자체브랜드) 상품을 내세워 최저가 경쟁을 벌인다. 또한 지난해부터 진행해 온 '물가안정 프로젝트'에 이어 올해도 최저가를 내세운 '2023 위풍당당 프로젝트' 행사를 진행한다. 이에 따라 PB 상품을 아우르는 '물가안정 365'도 올해 계속된다. '물가안정 365'는 고객 선호도가 높은 상품을 연중 최저가에 제공하는 PB 가격 정책이다. 홈플러스가 축적한 빅데이터 기반의 알고리즘으로 고객이 자주 찾는 대표 상품을 선정한다. 이와 함께 PB상품인 '홈플러스 시그니처'의 품목을 확대한다. 지난해 시그니처 상품 수량은 3000여종으로 지난 2019년(930종) 대비 223% 확대했다.
또한 홈플러스는 지난해부터 진행한 '인공지능(AI) 최저가격', '물가안정 최저가 보상제'도 계속 진행한다. 'AI 최저가격제'는 매주 50개 핵심 상품을 선정해 대형마트 3사 온라인몰 판매가와 비교 최저가를 유지하는 것이다. '최저가격 보상 적립제'는 생필물 대표 상품 1,000개를 경쟁사 온라인몰 가격보다 비싸게 구매하면 차액만큼 포인트인 '홈플머니'로 적립해 주는 제도다.
롯데마트는 태스크포스(TF)까지 만들어 최저가 경쟁에 대응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강성현 대표를 중심으로 물가안정TF를 신설하고 생필품 가격을 관리하는 '프라이싱팀'을 운영한다. 프라이싱팀은 상품 특성에 따른 가격 변경 등을 예측해 판매가를 관리하는 조직이다. 특히 신선·가공식품부터 주방용품까지 카테고리별 매출 상위 30%인 생필품 500여개 품목과 인기 상품을 저렴하게 제공할 수 있도록 가격을 관리한다.
대형마트의 최저가 경쟁은 물가 상승으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을 이겨내기 위한 방편으로 해석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소비자물가지수는 102.50으로 나타났다. 기준값인 2020년(100) 대비 5.1% 오른 것으로,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7.5%) 이후 24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올해 들어서도 소비자물가는 상승 중이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0.11로 1년 전보다 5.2% 올랐다. 특히 대형마트에서 소비되는 가공식품물가는 10.3% 상승했다.
물가가 치솟자 소비자들의 소비심리는 위축됐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월 105였던 소비자심리지수는 6월 86까지 하락해 12월에는 90을 기록했다.
이에 대형마트들은 고물가에 위축된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 수 있도록 최저가를 내세우는 것이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물가가 많이 비싸다 보니 다양한 가격행사와 최저가 보상제도를 통해서 일단은 소비자들이 매장을 찾도록 하고 있다"면서 "소비자들이 매장을 찾아야 다른 소비도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