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복판서 또 일왕 생일 행사, 최초로 ‘기미가요’도 틀었다
산케이신문 “윤석열 정권, 대일 관계 개선 지향...일본 정부도 왜곡된 양국 관계 벗을 호기로 판단” 분석
- 이소희 기자 lsh04@vop.co.kr
- 발행 2023-02-17 09:21:30
16일 저녁 우익 성향의 일본 매체 '산케이신문'은, 이날 오후 주한 일본대사관 주최로 서울 모처의 호텔에서 나루히토(德仁) 일왕 생일(2월 23일) 기념 행사가 열렸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이 행사에서는 최초로 (일본) 국가 '기미가요'가 흘렀다"라며, "일본 정부는 한국에서의 반일 감정을 감안해 예년에는 국가를 트는 것을 미뤄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 일본 정부의 달라진 행보에 대해선 "지난해 출범한 윤석열 정권이 대일 관계 개선을 지향해, 일본 정부도 이를 왜곡된 양국 관계를 벗어날 호기라고 판단했다"고 분석했다.
또 일본 대사관 관계자가 "그간 '기미가요'를 틀지 않은 것은 참석자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려는 배려였으나, 과도한 면도 있었다"라며, "대사관 주최 행사에서 국가 연주는 자연스러운 일이며, 한일 관계 개선의 흐름 속에서 이번에 당연한 일임을 보여주려고 한국 국가와 함께 '기미가요'를 틀기로 했다"라고 발언했다고 전했다.
일본 국가 '기미가요'는 군국주의·제국주의를 표방한 과거 일본을 상징하는 노래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날 행사에는 이도훈 외교부 2차관이 직접 참석해 축사를 했다. 또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도 참석했다.
해당 매체는 이 행사에 참여하면 한국 사회에서 어떤 평가를 받는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들은 "한국에서는 일왕 생일 행사에 참석한 것만으로도 '친일파'로 비난받을 수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지난해 박보균 문화체육부 장관이 중앙일보 기자이던 지난 2013년 이 행사에 참여했던 것이 드러나자, '취재차 참석한 것'이라고 해명한 점을 지적했다.
과거에도 한국에서 일왕 생일 기념행사가 열린 적이 있다. 가장 최근에는 2018년 12월에 개최된 바 있다. 이후 코로나19 확산을 이후로 중단됐다가, 이번에 4년 여 만에 재개됐다. 나루히토 일왕은 2019년 5월 즉위했기 때문에, 그의 생일을 기념하는 행사가 열린 것은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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