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알고 지낸 역술인 ‘천공’이 대미 외교에 관여한 것으로 보인다는 취지의 ‘뉴스토마토’ 보도와 이를 토대로 나온 더불어민주당의 공세에 대통령실이 “황당무계한 의혹”이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대통령실은 28일 오후 기자단 공지를 내 “민주당이 천공이 마치 ‘바이든 방한’에 개입했다는 황당무계한 의혹까지 제기했다”며 “천공은 관저 후보지에 오지 않은 것은 물론 어떠한 국정 운영에도 일절 관여한 사실이 없음을 명백히 밝힌다”고 밝혔다.
이어 “수사가 이미 진행 중인 만큼 결과가 나오는 대로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했다.
대통령실은 지난 3일 부승찬 전 국방부 대변인의 말을 근거로 천공이 한남동 관저 후보지 중 하나였던 서울 한남동 육군참모총장 공관에 다녀갔다는 보도와 관련해 뉴스토마토와 한국일보 기자, 부 전 대변인을 허위사실유포에 따른 명예훼손으로 고발한 바 있다.
뉴스토마토는 이날 천공이 운영하는 정법시대문화재단 신경애 이사장이 재단 법무팀장 A씨에게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를 근거로 천공이 작년에 재계를 끌어들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방한 때 윤 대통령을 통해 정책 제안을 시도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보도에 따르면 신 이사장은 작년 4월 16일 A씨에게 “허창수 님의 비서실장님도 난민 강의를 듣게 하시고, 그 분이 허창수 회장님께도 들으시게 하시라고 하십니다. 지금 바이든이 5월 22일에 한국에 오시니 그 전에 허 회장님과 미팅이 되고, 보고서를 만들어 대통령께 올리시구요. 시간이 급하다고 하십니다”라고 보냈다.
매체는 여기서 ‘대통령께 올리시구요’를 맥락상 ‘대통령께 올리려고요’를 잘못 쓴 것이라는 점과 ‘허창수 회장’은 GS건설 회장이라는 등의 설명을 덧붙였다.
또한 천공이 작년 9월 말 윤 대통령이 UN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을 방문했을 당시 뉴욕에서 모습을 드러낸 점, 4월과 9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수차례 올린 영상에서 ‘미국 난민 문제 해결을 위해 한국 정부와 기업들이 국제금융 약 300조를 끌어와 미국-멕시코 접경지대에 난민 지구를 지정해 공단을 조성해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했다는 점을 짚었다.
보도에서 A씨는 신 이사장이 보낸 메시지에 대해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곧 방한을 하는데, 그 전에 대통령실에 천공의 기획안을 보고해야 하니, 허 회장과의 사전 만남이 필요하다는 지시였다”, “(천공 측이 허 회장에게 제안하려 했던 ‘난민 사업’은) 미국과 멕시코 국경지대에 대규모 난민촌을 조성하는 사업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허 회장은 전국경제인연합회를 12년간 이끌었고, 작년 5월 바이든 대통령 환영 만찬에 전경련 회장 자격으로 참석하기도 했다.
‘상응하는 책임을 묻겠다’는 대통령실의 반응에 민주당은 “해명을 요구하니 책임 운운하는 것이 대통령실의 올바른 태도냐”고 지적했다.
민주당 박성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서면 브리핑에서 이같이 밝히고, “의혹이 생기면 공직자는 국민에 설명해야 할 의무가 있다”며 “또 천공 타령이냐며 비아냥 같은 말만 반복하지 말고, 국민적 의혹이 있으면 이를 해소하려는 노력을 하라. 그것이 대통령실의 의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