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런’ 부르는 유통업계 ‘위스키 경쟁’

편의점·대형마트서 위스키 행사...발베니 등 판매 시작 30분만에 완판

GS리테일 '위-런'(위스키+오픈런) 행사가 시작된 10일 오전 서울 시내 GS리프레쉬 매장에서 고객들이 위스키를 구매하기 위해 줄서서 대기하고 있다. ⓒ뉴시스

위스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인기 위스키를 사기 위해 매장이 문을 열기 전부터 기다리는 '오픈런' 사례가 자주 펼쳐지고 있다. 이에 대형마트, 편의점 등 유통가에서도 위스키 고객 모시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대형마트, 편의점 등에서 다양한 위스키 관련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인기 있는 고숙성 위스키의 경우 물량이 한정돼 있기 때문에 아침 일찍부터 기다리는 수고를 감수하고서도 소비자들이 몰려 금방 품절이 되는 사례가 생긴다. 

이마트는 지난 1월 발베니 12년 더블우드 등 인기 위스키를 한정판매하는 행사를 진행했다. 이에 위스키를 사기 위해 아침부터 길게 줄을 서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당시 이마트는 발베니 12년 더블우드 6,000병을 준비했으나 행사 당일 오전 완판됐다. 위스키에 탄산음료를 섞어 즐기는 하이볼로 유명한 산토리 가쿠빈도 당일 1만병 이상이 팔려나갔다. 인기를 실감한 이마트는 다음달인 2월에도 발베니 12년 더블우드 900병, 맥켈란 12년 더블캐스크 660병, 발베니 14년 300병을 확보해 추가 행사에 나서기도 했다.

홈플러스도 위스키 마케팅에 적극적이다. 홈플러스는 지난 1월 코틀랜드 하이랜드에서 생산된 '그랜지스톤 싱글몰트 스카치 위스키'를 단독 출시하기도 했다. 저숙성 위스키지만 가성비 제품으로 알려지면서 일부 제품은 품절되기도 했다. 또 주류 구매 소비자를 대상으로 멤버십 서비스인 '주주클럽'을 선보이면서 충성 고객층을 확보하는 데 힘쓰고 있다.

홈플러스는 이달에는 창립 26주년을 맞아 맥켈란 12년 더블캐스크, 발베니 12년, 산토리 히비키 등 인기 위스키를 할인 판매한다. 오픈런 상황에 대비해 오픈런을 맞이하는 장소를 미리 지정하기도 했다.

롯데마트도 팝업스토어를 진행하는 등 위스키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롯데마트는 와인·위스키 전문매장인 보틀벙커 제타플렉스점에서 오는 15일까지 디아지오 '스페셜 릴리즈 2022' 팝업 스토어를 열고, 카듀 16년, 오반 10년, 카메론 브리지 26년 등 총 8종의 상품을 선보인다. 팝업스토어에서는 위스키 시음과 멘토링 클래스 등 이벤트도 진행한다.

GS25 '위-런'(위스키+오픈런) 행사(자료사진) ⓒGS25

편의점은 아예 '오픈런'을 내세운 위스키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GS25는 지난해 8월과 10월 두 차례에 걸쳐 희귀 위스키를 한정판매 하는 '위-런' 행사를 정기적으로 진행한다. 지난달에는 총 11종의 희귀 위스키 2023병과 함께 국내에서 총 276병 생산된 싱글몰트 위스키인 김창수위스키를 38병 준비해 오픈런 장면을 만들기도 했다.

이달에는 지난 10일 발베니 12년 더블우드 2,000병과 글렌피딕 15년 240병 등 위스키 12종 약 5,000병을 한정판매 하는 네번째 '위-런' 행사를 진행했다. 행사 시작과 함께 인기 위스키인 발베니 12년은 일부 매장에서 하루만에 품절되기도 했다.

지난 2월 세븐일레븐은 3개 점포에서 발베니 12년 더블우드, 발베니 14년 캐리비안, 러셀 싱글배럴, 히비키 하모니, 야마자키12년 등 위스키를 한정판매하는 '위스키 오픈런' 행사를 진행했다. 판매는 오후 2시부터였지만 오전부터 구매하려는 사람들의 줄이 늘어서면서 판매시작 30여 분만에 준비한 상품이 완판되기도 했다.

세븐일레븐은 2월 초에도 발베니 12년 더블우드, 맥켈란 12년 더블캐스크, 더글렌그란트 15년 등 위스키 3종을 판매하는 행사를 진행해 3일만에 완판된 바 있다.

CU는 지난해 12월 프리미엄 위스키 기획전을 진행하기도 했다. CU 맴버십 애플리케이션(앱)인 포켓CU를 통해 정가 409만원의 최고가 상품인 '탐나불린 1973'을 333만원으로 할인 판매했다. 위스키 제품 외에도 위스키에 얼음을 넣어 즐기는 온더락에는 소비자들이 큰 얼음을 선호한다는 것에 착안해 '온더락 빅볼 아이스'를 출시하기도 했다.

이마트24는 국내에서 접하기 힘든 일본 위스키인 '코슈 니라사키' 2종을 국내에 처음으로 선보이면서 위스키 소비자를 모으고 있다.

유통업계의 위스키 열풍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위스키 매출이 꾸준히 성장세를 보이기 때문이다. CU에서 위스키 등 양주의 전년 대비 매출 증가율은 2020년 59.5%에서 2021년 99%로 증가했다. 토닉워터 등 관련 상품의 매출도 지난해 48.5% 증가했으며, 올해(2월 기준)도 38.8%를 기록했다. 이마트에서도 지난해 위스키 매출은 2021년 대비 30% 이상 늘었다. 올해 2월까지 봤을 때도 전년 동기보다 2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위스키 수입 규모도 늘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스카치·버번 등 위스키 수입액은 2억6684만달러로 전년보다 52.2% 급증했다.

특히 MZ세대를 중심으로 위스키 인기가 오르고 있다. 이마트24 빅데이터·AI팀에 따르면 2021년과 2022년 이마트24에서 위스키를 구입하는 소비자 중 20~30대 비중이 60~70%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위스키의 인기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집에서 혼자 술을 즐기는 '홈술'이 유행을 타면서 나타났다. 홈술족이 늘어나면서 유흥업소보다 대형마트나 편의점에서 저렴한 가격에 위스키를 접한 MZ세대들 사이에서 입문자가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인기 위스키의 경우에는 희귀성을 띠는 것도 인기의 이유다. 코로나19로 인해 생산량이 급감하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의 여파로 운송이 원활하지 않게 되면서 위스키 물량이 부족한 상황이 지난해부터 계속되고 있다. 특히 숙성 기간이 10년 이상인 인기 위스키들은 단기간에 공급이 늘 수 없기 때문에 업계에서는 위스키 공급부족 현상이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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