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원, ‘5·18 정신 헌법 수록 반대’ 발언 사과 “심려끼쳐 죄송”

국민의힘 내부는 물론 대통령실도 선긋자, 2일만에 입장 선회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 2021.08.05 ⓒ정의철 기자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14일 '5·18 정신을 헌법에 수록할 수는 없는 일'이란 취지로 발언한 것에 대해 사과했다. 관련해 대통령실이 선을 그은 것은 물론, 당내에서도 비판이 이어지자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이날 자신의 SNS에 글을 올려 "
지난 3월12일 오전 사랑제일교회의 예배에 참석하여 교인들 앞에서 언급한 저의 모든 발언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매우 죄송하다"라며, "앞으로 조심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
아울러 5·18 정신의 헌법 전문 게재에도 반대하지 않을 것이란 사실도 알려드린다"고 덧붙였다. 

앞서 김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해당 예배에 참석해, 전광훈 목사 소개를 받고 연단에 올랐다.

이 자리에서 전 목사는 "우리가 이번에 김기현 장로(현 국민의힘 대표)를 밀었는데, 세상에 우리한테 찬물을 끼얹었다. 5.18 정신을 헌법에 넣겠다고 하는데, (그런다고) 전라도 표가 나올 줄 아냐?"고 말했다. 그러자 김 최고위원은 "그건 불가능하다. 저도 반대한다"고 답했다. 

이어 전 목사가 "전라도에 대한 립서비스(입에 발린 말) 아닌가"라고 평하자, 김 최고위원은 "표 얻으려면 조상 묘도 판다는 게 정치인 아닌가"라고 응수했다.

사랑제일교회에서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너알아TV'에게시된 영상 '특별인터뷰_김재원 최고위원이 왔다!! 총선 200석 반드시 된다!! - 김재원 최고위원, 신혜식 대표'의 한 장면. 2023.03.12 ⓒ유튜브 채널 '너알아TV'


이날 김 최고위원 발언은 '과거 김기현 대표 발언은 진정성이 없는 정치적 수사(修辭)'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김 대표는 지난해 5월 18일 KBS 라디오 프로그램 ‘최경영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에서 ‘5·18 정신 헌법 전문 수록 의견’에 대해 "이 부분에 대해 매우 적극적으로 검토할 계획이 있다"면서 "당의 의견을 한번 수렴해 볼 때가 되었다"라고 밝힌 바 있다. 

해당 발언이 다수의 매체에 보도된 후 논란이 일자, 13일 김 최고위원은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개인 의견"이라며 "지금 현재 개헌 움직임이 없다. 곧바로 개헌할 듯이 이야기하면서 말씀하시니까, 지금 개헌은 불가능하다, 이렇게 말씀드린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전라도에 대한 립서비스' 표현에 대해선 "그 자리에서 덕담을 한 것"이라고 넘어가려 했고, '조상 묘를 판다'는 말이 과도하지 않냐는 지적에 대해선 "선거운동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표현"이라면서 사태를 수습하려 애썼다. 

그럼에도 언론과 야당은 물론 국민의힘 내에서도 비판이 이어졌다. 이용호 국민의힘 의원은 SNS를 통해 "사견이라고 어물쩍 넘어갈 게 아니라 당당히 사과하는 게 옳다"고 지적했다. 이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한 조수진 최고위원도 "개인의견이라도 적절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전 목사와 김 최고위원 간 대화에서 언급된 김기현 대표도 이날 문제의 발언에 대해 "개인적 의견인 것 같고 분위기나 성격 상 진지한 자리는 아니었을 거라 짐작되지만, 적절하진 않았다는 것이 저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관련해 대통령실도 이날 "윤석열 대통령의 5·18 정신 계승과 헌법 수록 입장은 확고하다"며 "김 최고위원 발언은 당론도 아닐 뿐더러 본인의 생각일 뿐 이를 대통령실과 연결 짓는 건 맞지 않는다고 본다"고 선을 쳤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해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해 "오월 정신은 보편적 가치의 회복이고, 자유민주주의 헌법 정신 그 자체"라고 발언했다. 그전 대통령 후보 시절엔 '5·18 정신 헌법 전문 수록'을 공약으로 내세운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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