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피부암을 앓고 있던 한 노동자가 산업재해 신청 3년 2개월 만에 승인을 받았습니다. 이는 피부암이 산재로 인정된 최초의 사례입니다. 투병 중인 노동자는 건물 밖에서 일하는 옥외 노동자였습니다.
관련해 문길주 전남노동권익센터장은 “건설 노동자와 환경미화원 등 전국 옥외 노동자가 약 700만~800만 명으로 추산된다"면서 "정부는 옥외 노동자에 대한 노동환경 전수조사를 실시해 산업안전보건법 개정과 특수건강검진 의무화 등에 나서야 한다"고 했습니다.
서울의 한 아파트 공사 현장 건설노동자들 (자료사진) ⓒ민중의소리
오늘은 생소하지만 날로 증가하고 있는 이 ‘피부암’이 무엇인지, 어떻게 예방하고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지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피부암은 피부에 발생하는 악성 종양을 뜻합니다. 최근 노년 인구의 증가, 야외 활동 활성화 등으로 자외선 누적 노출량이 늘어나, 한국에서도 고령층을 중심으로 발생률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2020년 피부암 발생환자 수는 27,211명으로, 2016년 19,236명에 비해 급증했습니다. 5년 동안 무려 41.5%가 증가한 것입니다. 다행히도 피부암은 조기 발견하면 완치가 가능하고 예후도 좋은 편입니다.
피부암의 주요 원인은 햇빛에 의한 손상입니다. 햇빛의 자외선은 DNA에 손상을 입혀서 세포 성장과 분화에 영향을 줍니다. 따라서 태양광에 노출이 많이 될수록 발생 위험성이 커집니다. 실제로 태양에 많이 노출되는 부위인 얼굴과 손등, 발등에 피부암이 발생할 위험이 높습니다.
스프레이, 크림, 로션 등 다양한 종류의 자외선 차단제. (자료사진) ⓒpixabay
이런 이유로 피부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자외선 차단이 중요합니다. 일상에선 자외선차단제 사용으로 피부를 보호할 수 있습니다. 자외선 차단제는 자외선A(UV A)와 자외선B(UV B)를 모두 차단하는 제품을 사용해야 합니다. 자외선A는 활성산소를 생성해, 간접적으로 DNA 손상으로 인한 발암 위험을 높입니다. 자외선B는 직접적인 DNA의 변성을 일으켜, 흑색종이나 편평세포암 등을 일으킵니다.
자외선차단제를 바를 땐, 제대로 발라야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우선 일을 시작하기 20분 전에 미리 발라주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야 물에 씻겨나가거나 땀에 지워지는 것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또 충분한 양을 발라야 합니다. 평당 센티미터당 2밀리그램을 발라야 하는데, 이는 성인 기준으로 티스푼 7개 분량입니다. 팔 하나 다리 하나에 각각 1티스푼, 얼굴과 목 등에 1티스푼 몸통에 2티스푼 정도를 바르면 된다고 합니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2시간마다 새로 자외선차단제를 발라줘야, 종일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점입니다.
하루종일 밖에서 일하시거나, 또 햇볕을 많이 받는 시간대에 다니신다면 자외선 차단제만으론 충분치 않습니다. 자외선 차단 효과가 있는 긴 소매 옷을 입고, 모자도 쓰시길 바랍니다. 눈 보호를 위해 선글라스도 착용하시는 게 좋습니다. 다양한 방법으로 자외선을 차단하면 더욱 효과가 높아집니다.
연일 이어지는 폭염에 모자·양산·쿨토시·선글라스 등 다양한 자외선 차단 용품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28일 서울 중구 거리에서 한 노동자가 모자, 쿨토시 등을 착용한 채로 휴대전화를 살펴보고 있다. 2021.07.28. ⓒ뉴시스
예방이 최고지만, 혹시 피부암이 발병한다면 빠른 시일 내에 발견하는 게 치료에 중요합니다. 그러려면 자신의 피부상태를 주기적으로 관찰하는 게 필요합니다. 피부암은 초기에 작은 점이나 혹 같은 것으로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자신의 몸 표면에 이상이 없는지 자주 찬찬히 살펴봐야 합니다.
특히 햇빛에 자주 노출되는 부위인 얼굴, 손, 팔, 다리 등을 중점적으로 관찰해 보시기 바랍니다. 살펴볼 때는 거울을 이용해 자세히 관찰하시면 되는데, 색소 침착, 반점이나 혹, 검은 점 등 이상을 발견하시면 병원이나 한의원에서 검진을 받아보시기 바랍니다.
만약 내 몸에 생긴 점이나 혹이 있다면, 대칭성, 경계, 색상, 크기, 변화의 항목으로 나누어서 자세히 관찰해보시기 바랍니다. 먼저 원형이나 타원형이 아닌 많이 찌그러진 모양이면 좋지 않습니다. 그 다음으로 경계가 뚜렷하지 않고 불규칙하게 번지거나 퍼진 모양인 경우도 안 좋은 경우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아주 진한 검정색이거나 여러 가지 색이 섞인 경우에도, 피부암을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또 점의 크기가 6mm를 넘게 큰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와 함께 기존에 있던 점의 크기가 점점 커지거나 갑자기 색과 모양이 변하는 경우도 안 좋습니다. 또 피나 삼출물이 나오거나 딱지가 앉거나 간지럽거나 아픈 경우도 유심히 관찰해 보아야 합니다.
위에서 말씀드렸다시피, 옥외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경우엔 자외선 노출이 매우 많기 때문에 더욱 더 신경을 쓰셔야 합니다. 가족 중에 피부암 환자가 있으시거나 피부가 예민한 경우라면 특히 주의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