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 구독서비스로 소비자 붙잡기 경쟁

혜택 차별화 내세워 충성 고객 확보

쿠팡 '와우 멤버십' ⓒ쿠팡

유통업계가 멤버십 등 구독서비스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소비자들을 묶어두는 '록인'(lock-in·가두기) 효과를 노려 '충성 고객'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2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쿠팡, 신세계 등 대형 유통사들도 구독서비스를 출시하고 구독자 늘리기 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동안 OTT(온라인구독서비스), 웹툰 등 온라인 콘텐츠를 즐기는 것이 주된 형태였던 구독서비스가 유통가로 확산된 것이다. 

구독 서비스가 수익성에 기여하는 것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지난 2019년 '와우 멤버십'을 출시한 쿠팡은 지난해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2분기 연속 연속 1,000억원대 흑자를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쿠팡이 흑자로 돌아선 배경에 막대한 유료 멤버십 회원이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쿠팡은 로켓배송 서비스 시작 뒤 8년간 영업이익 적자를 기록했다. 그러다 와우 멤버십 출시 3년째인 지난해 멤버십 회비를 월 2,900원에서 4,990원으로 올렸다. 그럼에도 회원은 200만명 더 늘어났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구독서비스의 '록인 효과'를 입증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구독서비스가 충성 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해당 플랫폼에 락인하는 효과가 있는 것"이라며 "고객들이 내가 지불하는 것 이상으로 혜택이 있다고 판단한다면 충분히 사용 용의를 보인다는 것이 쿠팡에서 확인된 것"이라고 말했다.

쿠팡의 와우 멤버십 가입 규모는 2020년말 600만명에서 2021년말 900만명, 지난해 말에는 1100만명으로, 2년 만에 두배 가까이 증가했다. OTT 구독서비스인 넷플릭스의 가입 규모 500만명도 뛰어넘었다.

구독서비스의 효과가 입증됐다고 판단한 유통업계는 차별화된 혜택을 내세워 구독자 늘리기에 힘을 싣고 있다.

쿠팡은 와우 멤버십 구독자 2,000만명 이상 확대를 노리고 있다. 이를 위해 쿠팡은 로켓배송 상품 카테고리 확장에 힘을 쏟고 있다. 상품군을 확대하면 카테고리 활용 폭이 넓어지고, 이에 따라 더 많은 고객을 잡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OTT서비스인 쿠팡플레이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도 와우 멤버십의 활용도를 높이는 점 중에 하나다.

신세계는 온·오프라인 유통채널을 모두 갖췄다는 장점을 살려 계열사를 통합한 구독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신세계 그룹은 지난해 5월 G마켓의 유료 멤버십 '스마일클럽'을 자사의 또 다른 이커머스 플랫폼 SSG닷컴과 통합해 운영하고 있다. 스마일클럽에 가입하면 G마켓과 SSG닷컴 양쪽 플랫폼 모두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스마일클럽의 가입자 규모는 약 300만명대로 알려졌다.

SSG닷컴·지마켓 '스마일클럽' ⓒSSG닷컴

이에 더해 이마트·신세계백화점·스타벅스·신세계면세점 등 오프라인 계열사 혜택까지 통합한 구독서비스를 내놓는다는 것이 신세계의 구상이다. SSG닷컴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 출시 일자는 나오지 않았지만 연중 출시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현재 스마일클럽 회비가 G마켓 가입시 연 3만원(월단위 환산시 2,500원), SSG닷컴 가입시 월 3,900원인 것을 고려하면 올해 출시될 통합 멤버십 회비는 이와 비슷한 월 2,500~3,900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SSG닷컴 관계자는 "다른 구독서비스는 오프라인 인프라가 없는데, 신세계의 통합 구독서비스는 신세계백화점, 이마트 등 오프라인 인프라가 있다는 강점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롯데도 지난해 1월 선보인 '엘페이 프리미엄' 회원 규모 확대에도 나선다. 엘페이 프리미엄은 기존에는 1년에 회원 가입을 총 4번만 받는 것으로 제한했으나, 올해부터는 '상시 가입'으로 회원 수를 늘리고 있는 중이다.

엘페이 프리미엄은 월 3,000원 가입비를 내면 롯데 그룹의 10개 제휴사와 온·오프라인 채널에서 엘페이 결제 금액 5%를 포인트로 추가 적립해준다. 기존 제휴사 적립률이 0.1~1%보다 큰 혜택이다. 롯데의 간편결제서비스인 엘페이를 활용해 계열사 전체에 대한 '록인 효과'를 노린 전략이다.

이외에도 롯데그룹 통합 마일리지 서비스인 '엘포인트 멤버스'를 비록해 롯데호텔 멤버십 '롯데호텔 리워즈', 롯데홈쇼핑의 MZ세대 전용 유료 멤버십 '와이클럽', 롯데백화점 잠실·본점의 MZ세대 전용 유료 멤버십 '와이 커뮤니티' 등도 강화할 예정이다.

경기 악화와 고물가로 소비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혜택을 앞세운 유통업계의 구독서비스 경쟁은 점차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차별화된 서비스와 혜택이 중요하다"면서 "구독서비스마다 회비만큼의 혜택은 제공되겠지만, 고객들이 자신에게 맞는 혜택과 차별점이 있다고 판단해야 구독자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격도 중요하지만 차별화된 혜택이 가장 큰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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