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토종기업의 기술 집약 ‘아이오닉6’, 편의성·재미 다 잡았다

앞 유리에 경로 안내·제한 속도 띄워주고 스스로 주행…고급스러운 질감의 320마력 폭발력

현대자동차 아이오닉6 ⓒ민중의소리

아이오닉6 풀옵션 모델에는 현대자동차 극강의 현지화(?)와 최첨단 기술이 집약됐다. 운전 편의성과 달리는 재미를 모두 느낄 수 있다. 세단과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의 장점을 절묘하게 뽑아낸 점도 인상적이다.

22일 아이오닉6를 타고 도심과 고속화도로 구간을 약 100km 달려봤다.

각종 주행 편의 장치가 운전 피로감을 줄여줬다. 헤드업 디스플레이(HUD)가 제 역할을 톡톡히 한다. 주행 경로 안내를 비롯해 도로 제한 속도, 단속 카메라 위치, 현재 주행 속도 등 핵심 정보를 짜임새 있게 구성된 아이콘과 숫자로 보여준다. 특히 주행 경로 안내는 현대차 내비게이션과 찰떡궁합을 이룬다. 국산차를 탈 때는 굳이 스마트폰을 꺼내 별도 내비게이션 앱을 켤 필요가 없다는 점을 새삼 느끼게 된다. 12.3인치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는 시원한 화면으로 주행 경로를 보여준다.

도로 정보를 반영하는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도 탄탄한 내비게이션 기술력의 효용성을 드러낸다. 아이오닉6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과 고속도로 주행 보조2(HDA2)는 내비게이션과 연동된다. 도로 제한 속도에 따라 속도를 조절한다. 과속 단속 카메라에 가까워지면, 제한 속도에 맞춰 속도를 낮췄다가, 카메라를 지나면 다시 속도를 올린다. 커브길에서도 안정적으로 차선 중앙을 유지할 뿐 아니라, 속도를 낮춰 부드럽게 빠져나온다.

현대자동차 아이오닉6의 헤드업 디스플레이(HUD) ⓒ민중의소리


아이오닉6 ADAS의 전반적인 인지·대응 능력도 발군이다. 앞차와 거리는 1~4단계로 조절할 수 있다. 제조사와 모델에 따라 차간 거리를 최대로 설정해도 확보 거리가 충분하지 않아 불안한 경우가 있는데, 아이오닉6는 적절한 거리를 두고 앞차를 따라갔다. 좌우에서 옆 차량이 끼어들어도 급격하게 속도를 낮추지 않고 서서히 감속했다. 다만, 앞차가 옆 차선으로 빠진 뒤 설정된 수치까지 속도를 올리는 과정에서는 간혹 가속이 급격하게 이뤄진다고 느껴지기도 했다. 가속 정도를 조절하면 보다 안전한 운행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계기판 역할을 하는 디지털 클러스터 위치는 주행 편의성을 반감시켰다. 운전석에 앉으면 핸들 윗부분이 ADAS 작동 여부를 알려주는 아이콘을 가린다. 차로 중앙 유지와 크루즈 컨트롤 등 운행에 미치는 영향이 큰 주요 기능이 켜졌는지 확인하기 위해 번번이 고개를 숙여야 했다. ADAS 기능이 작동될 때 알림음도 없어 불편했다.

디지털 사이드미러는 익숙해지기까지 시간이 걸릴 듯하다. 내부 모니터에 OLED 디스플레이를 적용해 화질은 선명하지만, 거리감을 인식하는 데 다소 어려움이 있다. 실제 거리보다 가깝게 보여주는데, 후측방 차량과 거리가 넉넉하지 않은 도심에서는 차선 변경 타이밍을 잡는 게 쉽지 않다. 방향 지시등을 켠 상태에서 후측방 차량이 가까이 다가오면 경고등이 울려 한결 나기는 했다. 속도를 낼 수 있는 고속화도로에서는 방향 지시등을 켜면 스스로 차선을 바꾼다.

내부 양 끝에 달린 내부 모니터의 디자인은 개선됐다. 대시보드와 연결돼 있어 일체감을 준다. 아이오닉5는 내부 모니터가 문에 달려 있는 형태여서 디자인 측면에서 통일감 없이 따로 놓는 듯한 인상을 줬다.

현대자동차 아이오닉6 ⓒ민중의소리

전작보다 개선된 주행감…스포츠 주행이 고급스러워졌다

주행감은 단단함과 유연함 사이의 균형이 잘 잡혀있다.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 2,055kg의 육중한 무게로 바닥을 누른다. 노면의 충격을 부드럽게 흡수하면도 묵직함이 살아있다. 아이오닉5 경우 고르지 못한 노면을 달릴 때 통통 튀는 듯한 느낌이었던 것과 비교해 개선된 모습이다.

곡선 구간에서도 우수한 접지력으로 흔들림을 잡았다.

현대차는 아이오닉6가 운전자 조작대로 일체감 있게 반응하도록 하기 위해, 후륜 서스펜션의 부시 강성을 아이오닉5보다 높였다. 부시는 타이어에서 올라오는 충격을 흡수하는 역할을 한다.

속도를 올릴 때는 2톤의 무게를 가볍게 받아낸다. 스포츠 모드로 놓고 페달을 밟으면 차체가 튀어 나가면서 머리가 뒤로 쏠린다. 아이오닉6 사륜구동(AWD) 모델의 최대 출력은 239kW(320마력), 최대 토크는 605Nm에 달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걸리는 시간은 5.1초다.

운전자 맞춤형 드라이브 모드는 운전의 재미를 더한다. 출력과 민감도를 입맛에 맞게 설정할 수 있다. 출력을 최대, 민감도를 최소로 설정하면 사륜구동에서 뿜어져 나오는 폭발력을 고급스러운 주행감으로 즐길 수 있다. 현대차 아이오닉 시리즈의 스포츠 모드는 민감도가 너무 높다는 일각의 평가를 잠재우기에 충분했다.

속도가 빨라질수록, 보스(Bose) 사운드 시스템의 스피커에서 나오는 주행음이 커진다. 아이오닉6 주행음은 우주선 이미지를 연상시킨다.

현대자동차 아이오닉6 ⓒ민중의소리

주행거리도 넉넉하다. 이륜구동·롱레인지·타이어 18인치 모델의 1회 충전 주행거리는 최대 524km(도심·고속도로 복합 기준)다. 주행 성능이 강조되는 사륜구동·롱레인지·20인치 모델도 420km를 달릴 수 있다.

시승 과정에서 실주행거리 32km를 달렸을 때 클러스터에 표시된 주행가능거리는 17km만 줄어있었다. 연비는 7.1km가 나왔는데, 공인 인증 수치인 4.8km를 크게 웃돌았다. 회생제동으로 에너지를 회수한 것이다. 해당 구간에서 회생제동 강도는 3단계였다. 회생제동 강도가 강할수록 가속 페달에서 발을 뗐을 때 걸리는 제동이 세진다.

외부 디자인도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는 요소다. 유선형으로 빠진 아이오닉6는 공력성능을 극대화한 디자인으로 공기저항계수 0.21을 달성했다. 전기차 가운데 최고 수준이다. 포르쉐 타이칸은 공력저항계수가 0.22다.

아이오닉6는 SUV 같은 세단이다. 날렵한 외관과 대비되는 내부 공간을 갖췄다. 널찍한 뒷좌석에는 성인 세 명이 탈 수 있을 정도다.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기반으로 설계해, 좌우 좌석 사이 센터 터널이 없다. 머리 위 공간도 넉넉하다.

앞 좌석 문에 버튼이 없이 깔끔하게 정돈된 점도 눈에 띈다. 문 잠금과 창문 조절 버튼을 중앙 팔걸이 부분으로 몰아넣었다.

스마트폰 충전 장치는 디테일을 살리지 못해, 감점 요인이다. 센터패시아 아래 무선 충전 장치가 있는데, 주행 중 출발·정차하거나 코너를 돌 때 스마트폰이 무선 충전 영역을 벗어나게 된다. 무선 충전 장치 옆에는 USB 포트가 있다. C타입 충전 포트는 팔걸이 부분의 뚜껑을 열어야 있다. 스마트폰을 충전 중 상태로 꺼내놓으려면 팔걸이 뚜껑을 열어놔야 하는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

시승 차량은 사륜구동·롱레인지·20인치의 최상위 트림인 프레스티지 모델이다. 빌트인 캠과 보스 프리미엄 사운드, 디지털 사이드미러, 와이드 선루프가 옵션으로 들어갔다. 총가격은 약 7,172만원이다. 전기차 보조금을 적용하면 6천만원 초반대에 구입할 수 있다.

현대자동차 아이오닉6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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