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7일 도쿄 시내 한 호텔에서 일한 의원 연맹 및 일한친선협회중앙회를 접견하고 있다. 2023.03.17.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와 만나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투기에 대해 “시간이 걸려도 한국 국민의 이해를 구해나가겠다”고 말했다는 일본 언론의 보도가 나왔다.
29일 일본의 최대 통신사인 교도통신은, 지난 17일 윤 대통령이 스가 전 총리를 만나 이같이 말했다고 보도했다.
스가 전 총리가 윤 대통령을 만나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투기에 대한 한국의 이해를 요구했다는 일본 언론의 보도가 나온 바 있지만, 이에 대한 윤 대통령의 “한국 국민의 이해를 구해나가겠다”는 답변 보도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일본 정계 관계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등에 대해 어떤 말을 했는지 밝힐 수 없다며 함구해 왔다.
앞서 일본 공영방송인 NHK와 지방언론인 ‘후쿠시마 민보’(福島民報) 등은 윤 대통령이 지난 17일 오전 도쿄 시내 한 호텔에서 스가 전 총리를 비롯한 일한의원연맹 관계자들을 만났다고 보도한 바 있다. 해당 보도에 따르면, 일한의원연맹 측은 윤 대통령에게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해양 투기 계획에 대한 이해를 요구했다. 특히, 스가 전 총리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제휴해 (오염수 방출) 계획을 진행하고 있다”고 윤 대통령에게 말한 것으로 보도됐다.
이에 대해, 윤 대통령은 ‘IAEA의 견해’를 중시하는 발언을 하며 “과학적인 분석이 필요하다”고 했다는 게 일본 언론들의 첫 보도 내용이었다. IAEA는 국제적인 기구이지만, 2020년 말 라파엘 마리아노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이 일본의 오염수 투기 계획에 대해 “기술적으로 가능하다”고 말하는 등 일본 입장을 옹호해온 측면이 있다.
일본산 멍게 수입 재개 요청에 윤 대통령 측이 영상 촬영을 제지했다는 ‘마이니치신문’의 칼럼도 논란이 된 바 있다. 해당 신문의 고가 고(古賀攻) 전문편집위원은 지난 22일 ‘미묘한 한일의 온도 차’라는 칼럼을 통해 윤 대통령이 일한의원연맹 회장의 일본산 멍게 수입 재개 요구에 “지난 정부는 정면 대처를 피한 경향이 있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멍게 수입) 재개에 긍정적인 것처럼 들린다”라고 해석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멍게라는 단어는 나온 적 없다”며 칼럼 내용을 부인했다.
한편, 연속된 일본 언론의 보도로 논란이 되자 대통령실은 “일본산 수산물 수입 관련, 국민의 건강과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정부 입장에 변함이 없다”며 “후쿠시마산 수산물이 국내로 들어올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