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 신제품 ‘켈리’ 내놓은 하이트진로, ‘맥주 왕좌’ 탈환할까

하이트진로, 테라·켈리 ‘투탑 전략’ 내세워

하이트진로 맥주 신제품 켈리 ⓒ하이트진로

하이트진로가 새로운 맥주 브랜드 '켈리(KELLY)'를 선보인다. 100% 맥아로 만들어지는 올몰트 라거로, 기존 올몰트 라거 라인을 지켰던 '하이트 맥스'의 자리를 대체할 것으로 보인다.

하이트진로는 30일 서울 성북구 삼청각에서 신제품발표회를 열고 맥주 신제품 '켈리’를 오는 4월 4일 출시한다고 밝혔다.

켈리는 기존 라거 맥주와는 차별화된 원료와 공법을 적용해 맛은 부드럽고 탄산은 강한 '반전라거'를 표방한다. 하이트진로에 따르면 켈리는 덴마크에서 해풍을 맞으며 자란 맥아를 100% 사용하며, 두 번의 숙성 과정을 거친 것이 특징이다. 브랜드명인 '켈리(KELLY)'는 'KEEP NATUALLY'의 줄임말로, 인위적인 것을 최소화하고 자연주의적인 원료, 공법, 맛을 추구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켈리는 맥아만을 사용한 올몰트 라거인 만큼 덴마크의 부드러운 보리를 사용했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여기에 일반 맥아보다 24시간 더 발아시키는 '슬로우 발아'를 통해 더욱 부드러운 맛을 구현했다. 또한 7℃에서 1차 숙성한 뒤, -1.5℃에서 한 번 더 숙성시켜 강렬한 탄산감을 더했다.

'켈리'는 내달 4일 첫 출고 이후 전국 대형마트, 편의점 등 가정 채널과 음식점, 유흥업소 등 유흥 채널에서 동시 판매될 예정이다. 출고 가격은 기존 맥주와 동일하고 알코올 도수는 4.5%다.

하이트진로는 소주 시장에서 참이슬과 진로로 점유율 1위를 차지한 것처럼 라거맥주 시장에서도 테라와 켈리 '투탑'을 내세워 라거맥주 시장 1위를 탈환하겠다고 공언했다.

올몰트 라거는 100% 맥아만을 사용한다. 이 때문에 풍미가 풍부한 대신 청량감은 떨어진다는 평을 받는다. 맥아와 함께 전분을 사용한 드라이 맥주는 풍미가 줄어드는 대신 강한 청량감이 장점이다. 이 때문에 맥주에 소주를 섞어 먹는 '소맥' 문화가 발달한 국내에서는 풍미보다는 청량감이 좋은 테라와 경쟁제품인 카스가 인기를 얻고 있다.

켈리는 올몰트 라거의 단점인 청량감을 보강해 소맥 층과 맥주 마니아 모두를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최근 싱글몰트 위스키가 인기를 얻는 등 술의 풍미를 즐기는 음주문화가 점차 퍼지고 있는 만큼, 올몰트 라거에도 소비자들이 관심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테라가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받고 있는 흐름에 올라타 새로운 제품으로 소비자들의 선택폭을 넓힌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기존 하이트진로의 올몰트 라거인 하이트 맥스는 켈리가 안정적으로 시장에 안착되면 자연스럽게 도태될 것으로 보인다. 테라가 인기를 끌면서 기존 주력제품이었던 '하이트 엑스트라콜드'가 보이지 않게 된 것과 같은 수순을 밟게 되는 것이다.

제품 설명에 나선 오성택 하이트진로 상무는 "테라 출시 때 노르망디 상륙작전에 비유했고 이는 성공했다"면서도 "2차 세계대전 당시 연합군이 노르망디 상륙작전 이후 유럽 본토에 진격한 것처럼 테라 출시로 확보한 충성고객을 기반으로 켈리를 통해 확실하게 국내 맥주 시장 1위를 탈환하려는 연합작전을 구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이트진로 테라 ⓒ하이트진로

하이트진로는 1993년 하이트를 출시하면서 2000년대 초까지 맥주시장 1위를 차지했었지만, 경쟁제품인 카스에게 2012년 맥주시장 점유율을 뺏겼다.

하이트진로는 2019년 선보인 테라를 앞세워 국내 맥주 시장 1위 자리 탈환을 노리고 있다. 테라는 출시 직후 100만 상자를 판매하기까지 단 39일이 걸려 국내 맥주 브랜드 최단 시간을 기록하는 등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또 경쟁 브랜드가 20년 만에 달성한 주음용 비율(주로 음용하는 맥주 브랜드로 특정 회사 제품을 응답한 비율) 30%도 18개월 만에 달성했다. 지난해는 10억병으로 연간 최대 판매량을 기록했으며, 올해 2월까지의 누적 판매량만 36만병이다.

현재 주류시장 점유율은 공식적으로 집계되지 않지만, 업계에서는 오비맥주가 국내 맥주 시장 점유율 55%, 하이트진로가 40% 안팎을 차지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하이트진로가 창립 100주년을 앞두고 있는 만큼 맥주 1위 탈환에 적극적이다. 이날 김인규 하이트진로 대표는 "시장과 소비자들의 요구에 따라 변화와 혁신을 하면 살고, 멈추거나 안주하면 죽을 수밖에 없다는 '변즉생 정즉사(변화하고자 하면 살고, 안주하고자 하면 죽는다)'의 각오로 미래를 향한 우리만의 길을 개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이트진로의 신제품 출시에 경쟁사들도 대응에 나서고 있다. 오비맥주는 지난 2021년 테라를 의식해 출시한 한맥의 리뉴얼을 예고했다.

오비맥주에 따르면 리뉴얼된 한맥은 부드러운 거품을 오랫동안 느낄 수 있도록 거품 지속력을 대폭 향상시켰다. 또 4단계 미세 여과 과정을 통해 부드러운 목넘김을 극대화했다. 이와 함께 거품을 더 봉긋하고 오래 지속되게 만들어 주는 '스무스 헤드 리추얼' 전용잔과 음용방법까지 알리면서 스토리텔링에도 힘을 줬다.

롯데칠성음료도 올해 하반기 클라우드의 대대적인 브랜드 리뉴얼을 준비 중이다. 특히 클라우드는 올몰트 라거 라인인 만큼 켈리와 직접적인 경쟁상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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