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이날 이재명 대표와 유동규 성남도시개발공사 전 기획본부장은 법정에서 대면한다. 두 사람의 대면은 2021년 9월 대장동 의혹이 불거진 이후 처음이다. (공동취재) 2023.3.31 ⓒ뉴스1
‘이재명과 김문기가 문자를 주고받고, 둘 사이에 카카오톡 대화방도 있었다.’ 검찰이 공판 과정에서 공개한 증거를 토대로 여러 언론이 쏟아낸 보도다. 이를 두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주장과 달리 두 사람 사이 마치 사적인 친분 관계가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터무니없는 주장에 불과하다는 반박이 31일 나왔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34부(강규태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3차 공판에서는 이 대표 측이 검찰이 제출한 증거에 대한 의견을 진술했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 과정에서 ‘성남시장 재직 시절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을 알지 못했다’는 발언을 해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는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지난 공판 과정에서 김 전 처장이 ▲2021년 11~12월 ‘이재명’으로 저장된 연락처로부터 문자메시지를 여러 번 수신했고 ▲이 대표가 있는 메신저 단체 대화방에 참여했던 기록 등을 제시했다.
이 대표 측은 “검찰은 김문기와 피고인(이 대표)이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고, 카카오톡 대화방에 있었던 것처럼 얘기했다. 그때 (검찰이 보여준) 화면이 너무 작아서 잘 안 보였는데 지금 읽어드리겠다”며 이 대표가 보냈다는 문자 메시지 내용을 읽었다.
이 대표 측이 읽은 메시지에는 “여러분의 뜨거운 지지로 4기 민주 정부에서 대표 선수로 확정됐고, 드림 원팀 선대위까지 힘차게 닻을 올렸습니다. 이제 준비는 끝났습니다”, “새로운 민주당으로 거듭나겠습니다. ‘OO TV’에 나옵니다”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사실상 대선 경선에서 승리한 이후 다수에게 보낸 홍보성 메시지에 불과한 내용이었다. 이 대표 측은 “특별히 친한 사이에서만 오갈 수 있는 내용인가”라고 반박했다.
‘두 사람 사이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이 있었고, 김 전 처장이 이 대표에게 카카오톡도 보냈다’는 검찰의 주장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 카카오톡 대화방은 이 대표와 김 전 처장의 대화방이 아니라 ‘이재명’이라는 카카오톡 공식 채널이었던 것이다. 실제 여러 정치인들은 카카오톡 채널을 개설한 뒤, 자신의 정치 활동을 대중에게 홍보하는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 대표 측은 “이재명 채널에는 여러 질문들이 주어져 있는데, 이 질문을 누르면 이재명 (당시 대선) 후보에 대한 설명이 나오는 것”이라며 “결국 김 전 처장이 이 대표의 공식 채널에 가입했다는 것이지, 같은 카카오톡 방에 있었다는 의미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공판에서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 대표는 유 전 본부장이 첫 발언을 시작할 때 잠시 쳐다봤다. 유 전 본부장은 발언마다 ‘이재명 씨’라고 호칭하며 이 대표가 성남시장 시절 당시에도 김 전 처장을 알고 있었다는 취지의 증언을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