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앞에서 열린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 반대 및 대일 굴욕외교 규탄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3.03.30. ⓒ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은 1일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등에 대한 발언의 진위와 입장을 직접 밝혀라”라고 촉구했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와 수산물 수입 문제에 대한 대통령 발언 여부를 두고 논란이 벌어지며 국민 불안이 더욱 커지고 있다”며 “대통령실은 뒤늦게 오염수 발언은 없었고 후쿠시마 수산물이 들어올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의혹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은 대통령이 일본에 무슨 말을 했고 어떤 약속을 했는지 분명하게 알고 싶어 한다”며 “(윤 대통령이) 독도 문제, 오염수 방류나 수산물 수입과 관련해 일본 입장에 동조해준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고 했다.
앞서 일본 교도통신은 지난달 29일, “윤 대통령이 방일 이틀째인 17일 도쿄에서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 등을 만나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문제에 대해 ‘시간이 걸리더라도 한국 국민의 이해를 구해나가겠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대통령실은 모호한 입장으로 대응했다. 지난달 31일 입장문을 내 “대통령은 정상회담 기간 중 일본 측 인사들과 만난 자리에서 후쿠시마 오염수에 대해서는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방식, 국제기준에 부합하는 검증, 그 과정에 한국 전문가가 참여해야 한다는 3가지 조건을 분명히 했음을 알려드린다”고 전했다. 문제 핵심인 ‘한국 국민 이해를 구해나가겠다’는 발언의 진위에 대해서는 답변을 회피하는 모양새다.
권 수석대변인은 “어제 심각하게 손상된 후쿠시마 제1원전 1호기 원자로 내부가 공개됐다”며 “원자로를 지지하는 콘크리트 구조물 철근이 노출돼 부식과 변형이 심했고, 붕괴와 고농도 오염수의 유출 위험도 제기됐다”고 전했다.
이어 “대선 예비후보 시절 ‘후쿠시마 원전이 폭발한 게 아니다. 방사능 유출도 기본적으로 안 됐다’고 말했던 윤 대통령은 과연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고 했다.
그는 “정부는 국민 정서와 동떨어진 대통령 발언이 일본 언론에 연일 보도되는데도 소극적인 대응만 취하고 있다”며 “‘바이든’이 아니라 ‘날리면’이라며 우리 언론을 탄압했던 패기는 어디로 간 건가”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대통령 국정 수행 평가는 넉 달 만에 30%로 주저앉았다. 대통령에 대한 의문과 불안이 실망과 분노로 이어지고 있다”며 “윤 대통령이 사안의 심각성을 인식했다면, 국민 앞에 서서 일본 오염수, 수산물, 독도 등 양국 주요 현안에 대한 발언과 입장을 분명하게 밝혀달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