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신교 목회자들, 시국선언 “나라꼴 망가지게 내버려 둬선 안 돼”

종교인들의 시국선언이 잇따르고 있다. 현재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 전국을 돌며 릴레이 시국선언 중이며, 불교계도 시국선언에 나선 상황이다. 이에 더해 개신교 목회자들도 시국선언을 하겠다고 예고했다.

개신교 목회자들은 4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 2층 조에홀에 모여 ‘윤석열 정부 1년에 부치는 기독교 목회자 시국선언’에 나선다.

개신교 목회자들은 이날 시국선언 기자회견에 앞서 공개한 시국선언문에서 “두렵다. 온 나라에 재앙이 몰려오고 있다. 하나님의 심판이 두렵다. 민생은 파탄나고 평화는 무너지고 민주주의는 후퇴일로에 있다”고 윤석열 정부 1년을 평가했다.

개신교 목회자들도 시국선언 ⓒ윤석열 정부 1년에 부치는 기독교 목회자 시국선언 준비위원회


이들은 “국민적 통합을 위한 정치는커녕 아예 정치가 실종되었다. 검찰권력이 온 사회를 속속들이 지배하고, 일체의 정치행위가 사법적 판단에 맡겨지고 있다. 야당과의 협치는 말할 것도 없고 자당 소속 정치인들에게까지도 편 가르기 패악을 일삼고 있으니, 대통령 머릿속에 국민통합의 개념이 존재하기나 한 것인가?”라고 꼬집으며, 윤석열 정부가 국민 통합을 저해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각종 참사 후 피해자와 유가족과 공감하거나 국민을 위로하지 못한 데 대해서도 비판했다. 이들은 “공공성을 구현해야 할 국가의 책무는 뒷전으로 밀렸다. 9년 전 4.16 세월호 참사를 겪고 그 진상규명과 책임소재도 가려내지 못한 터에 지난 해 10.29 이태원 참사를 다시 겪어야 했다. 그 자리에 국가는 없었다. 아니 국가는 참사를 사고로, 희생자를 사망자로 부르며, ‘근조’ 없는 리본으로 억울한 이들을 조롱했다”라며 “천벌을 받을 일”이라고 지적했다.

기독교 목회자들은 윤석열 정부 암담해진 사회 현실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이들은 “사회적 양극화는 더욱 심화하고 민생이 파탄 나고 있다. 성별 갈라치기는 여전하고, 사회적 약자들은 더욱 궁지로 내몰리고 있다. 장시간 노동과 산재, 불안정 고용과 임금격차 등 산적한 노동현실은 외면당하고 노동개혁 미명 아래 노동자들이 압박당하고 있다”고 짚었다. 

이어 “농업 정책은 고사 작전 외에는 대책이 없으며, 사회적 서비스는 시장에 맡겨지고, 교육은 경쟁을 더욱 가속화 해 사유화, 상업화가 심화되고 있다”면서 “부자감세와 긴축재정의 엇박자로 양극화 해소 방안이 묘연한 가운데 연금개혁은 또 어찌될 지 의심스럽기만 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더해 에너지와 환경 정책의 후퇴, 경제 위기, 한반도 긴장 고조, 굴욕 외교 등을 비판하며 “윤석열 정부 1년, 우리는 권력에 눈먼 무능한 지도자가 한 나라를 얼마나 망가뜨리고 민생을 도탄에 빠트리는지 똑똑히 보고 있다”고 꼬집었다.

교회 건물 위 십자가(자료사진) ⓒ뉴시스

기독교 목회자들은 “나라 꼴이 이토록 망가지게 내버려두어서는 안 된다. 합법적 절차로 대통령이 되었는데 무엇이 문제냐고 여기지 말라”면서 “잘못하면 바로잡을 수 있고, 스스로 그 잘못을 바로잡을 때 또다시 기회는 주어진다. 그러나 잘못을 바로잡으라는 빗발치는 요구에도 아랑곳 않고 제 갈 길만 간다면 그것은 스스로 기회를 저버리는 것과 다름없다”라며 현 정부에 반성과 변화를 촉구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에게 “지난 1년간의 행적을 엄중히 돌아보고 향후 진퇴를 분명히 하기 바란다. 온 국민이 겪게 될 불행한 사태를 예방하고 국민이 안도할 수 있는 길을 찾지 못한다면, 지금 이 순간 스스로의 운명이 다했음을 깨달아 알아야 할 것”이라며 마태복음 3장 10절의 “이미 도끼가 나무뿌리에 놓였다”는 문구로 경고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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