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7일 간의 단식 끝에 사망한 카데르 아드만의 2015년 모습. 이스라엘 감옥에서 풀려난 그를 시민들이 맞이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 2일 밤 이스라엘 전투기가 가자 지구를 공습했다. 87일간의 단식 투쟁 끝에 죽음에 이른 이스라엘이 수감한 팔레스타인 정치범을 둘러싸고 긴장감이 고조된 터였다. 포위된 해안지역, 가자 지구에서 큰 폭발음이 계속 들려왔다. 하마스 언론은 이스라엘 전투기가 가자 지구 두 곳을 공격했다고 보도했다.
화요일 이스라엘 교도소과리국은 재판을 기다리던 카데르 아드난이 감방에서 의식을 잃은 채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했으나 소생 시도 끝에 사망한 것으로 밝혔다. 봉쇄된 가자 지구와 점령된 서안 지구에서 수백 명이 그의 사망을 애도하기 위해 거리로 쏟아져 나왔고, 팔레스타인 지도자들은 그의 사망을 암살로 규정했다.
이스라엘 군 당국은 가자 지구에서 최소 26발의 로켓이 발사됐다고 발표했다. 하마스와 이슬람 지하드를 포함한 무장 팔레스타인 파벌의 우산 그룹은 이스라엘에 대한 로켓 포격에 대한 책임을 주장했다. 이에 앞서 이스라엘은 가자 지구 동부의 여러 지역, 특히 말라카 지역을 겨냥해 포탄을 발사했다고 알자지라에게 말했다. 아직 사상자나 피해는 보도되지 않았다. 서안 지구의 도시 헤브론에서는 상점들이 총파업에 돌입했고, 일부 시위대는 타이어를 불태우고 최루탄과 고무탄을 발사하는 이스라엘 군인에게 돌을 던져 맞섰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보안 당국을 만나 상황을 평가했고, 이스라엘 군 관계자는 이스라엘이 시간과 장소를 선택해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고,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보안 당국이 국가에 해를 끼치는 사람들에 대해 ‘결단력과 무력’으로 행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행정 구금
팔레스타인 국민 이니셔티브(PNI)의 무스타파 바르구티 사무총장은 아드난의 사망을 ‘추악한 암살’로 규정하며 그것이 팔레스타인 수감자의 저항 의지를 꺾어버리기 위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행정 구금은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인들에게 혐의를 알려주지도 않고 재판없이 강제로 체포하는 흔한 수단이다. 수감자들은 이에 저항하는 최후의 수단으로 단식 투쟁을 선택할 때가 종종 했다. 바르구티는 행정 구금이 ‘국제 인권법에 대한 완전한 조롱’이라고 말했다. 팔레스타인 행정 구금자 수는 지난 1년 동안 1,000명 이상으로 증가해 20년 만에 가장 많은 수를 기록했다.
이스라엘 인권단체 비티살렘은 아드난의 단식이 자신의 체포와 팔레스타인에 대한 이스라엘의 불법 점령의 부당함에 대항한 비폭력적인 항의의 한 형태였다고 규정했다. 이스라엘 인권의사회의 리나 카셈 하산은 4월 23일 아드난을 직접 만났는데, 당시 아드난의 체중이 40키로그램 빠진 상태였고, 그가 호흡 곤란을 겪고 있었지만 의식은 있었다고 말했다. 카셈 하산은 그의 죽음을 막을 수 있었다며 분노했다. 아드난은 단식 과정에서 여러 이스라엘 병원의 응급실에 갔는데, 이들은 그의 입원을 거부 했다.
아드난은 2011년부터 이스라엘의 행정 구금에 항의해 최소 2번의 단식 투쟁을 벌였다. 다른 팔레스타인 수감자들도 단식 투쟁을 자주 했고, 때로는 집단 단식 투쟁도 벌였지만, 단식 투쟁자가 사망한 것은 1992년 이후 처음이다. 아드난의 변호인 자밀 알카티브과 그를 최근 만난 인권단체의 의사는 이스라엘 당국이 치료를 보류했다고 비난했다. 알카티브는 ‘우리는 그를 제대로 관찰할 수 있는 민간 병원으로 이송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불행하게도 완고한 이스라엘 당국이 그것을 거부했다’고 밝혔다.
45세의 아드난은 이스라엘이 점령한 서안지구의 제닌 출신으로 빵집 주인이자 아들 9명의 아버지이다. 이슬람 지하드 소식통은 그가 정치 지도자 중 한 명이라고 말했다. 이슬랑 지하드는 서안 지구에 광범위한 조직을 가지고 있지 않지만,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 지구에서는 두 번째로 강력한 무장 단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