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반도체 경기, 올해 2~3분기 중 저점 근접” 전망

삼성전자 자료사진. ⓒ제공 : 삼성전자

반도체 경기가 올해 2~3분기 중 저점에 근접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0일 ‘최근 반도체 경기 흐름과 거시경제적 영향’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반도체 수요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컴퓨터(PC·서버)와 모바일 기기 교체 주기가 곧 돌아올 것이라는 분석이다. 컴퓨터 수요는 2015년과 2019년에 저점을 형성해, 올해 초중반에 다시 저점을 형성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모바일 기기 수요도 2020년 3분기 이후 빠르게 증가했다는 점에서, 올해 2~3분기에 저점을 형성할 것으로 봤다. 다만 “최근 서버와 모바일 기기 교체 주기가 다소 길어졌을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KDI는 설명했다.

반도체 재고와 생산 간 상관관계도 짚었다. 과거 반도체 경기 순환을 보면, 반도체 재고가 정점에 이르고 3~6개월 이후 반도체 생산이 저점을 형성한 것으로 분석돼, 최근 재고 감소를 고려할 때 올해 2~3분기 중 생산 저점이 도래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KDI는 “최근 주요 반도체 공급 업체에서 감산을 발표하면서 재고 조정이 진행될 것을 시사했으며, 반도체 수요 업체 재고도 조정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이 감산에 돌입한 데 이어, 최근 삼성전자도 감산을 공식화했다.

한국 반도체 수출은 가격 변동성이 큰 메모리 반도체 비중 커 경기 변동에 취약하다고 KDI는 진단했다. 메모리 반도체는 소품종 대량생산 방식으로, 가격상승률 변동성(표준편차)은 27.7%p에 달한다. 다품종 주문생산 중심의 시스템 반도체는 가격상승률 변동성이 6.1%p에 그쳤다. 지난해 기준 한국 반도체 수출의 메모리 반도체 비중은 63.8%로, 글로벌 시장의 30.5%보다 2배 이상 높았다. KDI는 “한국 반도체 수출이 변동성 높은 메모리 부문에 치중된 구조로 반도체 경기 변동에 상대적으로 큰 영향을 받고 있다”고 했다.

반도체 수요 감소는 한국 국내총생산(GDP)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수출 물량이 10% 감소하면 한국 GDP는 0.78% 줄어들고, 반도체 가격 20% 하락은 GDP를 0.15% 감소시키는 것으로 분석됐다. KDI는 “반도체 경기 부진은 수출뿐 아니라 소득 경로를 통해 내수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내년까지 세수 여건 악화의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반도체 산업의 고용에 대한 영향은 상대적으로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요 10억원당 직간접적으로 유발되는 취업자 수를 보여주는 취업유발계수가 반도체 산업은 2.1이었다. 전 산업 평균 10.1, 제조업 평균 6.2에 크게 못 미치는 수치다.

KDI는 “반도체 수요가 크게 감소할 경우 GDP에 미치는 영향이 클 수 있겠으나, 여타 산업이나 고용에 미치는 파급은 비교적 작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메모리 반도체 부문 부진이 일부 국가에 국한된 현상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KDI는 설명했다. 미국과 중국의 메모리반도체 구입액은 각각 66.5%, 60.7%로 감소폭이 유사했다. KDI는 “한국 반도체 수출의 대중국 비중은 최근 크게 변하지 않은바, 반도체 수출 감소에 대한 중국 수요의 직접적인 영향은 크지 않았을 것으로 사료된다”고 했다.

다만, 미중 갈등이 위험 요인으로 작용하는 데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KDI는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이 첨예해지면서 반도체 산업이 지정학적 리스크에 크게 노출돼 있다”며 “산업·통상·외교적 리더십을 발휘해 관련 산업에 대한 불확실성을 축소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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