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5조6천억 추가 자구책 발표…탄소 배출 확대 우려도

석탁발전 확대 등으로 2조8천억 절감…탄소 배출 확대 우려, 부동산 매각에 임금 반납, 정승일 사장은 사의

한국전력 본사 전경 ⓒ제공 : 한국전력

한국전력공사가 25조원 이상의 재무개선안을 발표했다. 기존 발표한 20조원 규모의 자구방안에 5조6천억원이 추가됐다. 원료가 저렴한 석탄발전을 늘리는 방안이 더 확대되면서 탄소배출 우려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자산 가치가 높은 여의도 남서울본부 등 부동산을 매각한다. 임금 인상분·성과급 반납도 진행된다. 여권의 요구는 관철됐다. 이전 정부에서 임명된 정승일 사장은 사의를 밝혔다.

한전은 12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촉발된 초유의 경영위기를 조기에 타개하고, 경영혁신을 통한 근원적 체질개선을 위해 전력그룹 차원의 다각적인 고강도 자구노력 대책을 확대·시행할 예정”이라며 이런 내용을 담은 자구 방안을 발표했다.

2026년까지 총 25조원 이상의 재무개선 방안을 추진한다. 지난해 발표한 ‘전력그룹 재정건전화 종합 계획(5년, 20조1천억원)’에 더해 5조6천억원 절감 방안이 추가됐다.

규모가 가장 큰 것은 구입전력비 절감이다. 영업비용의 90%를 차지하는 구입전력비를 최대한 아껴 2조8천억원을 추가 절감한다. 공기업이 자발적으로 실시 중인 석탄발전상한제를 ‘탄력적’으로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LNG 등에 비해 저렴한 석탄발전을 더 늘리겠다는 뜻이다. 한전은 지난해 발표한 자구책에도 관련 내용을 포함 한 바 있는데, 당시에도 장혜영 정의당 의원은 “석탄화력발전소를 하나 더 짓는 효과와 동일하다”며 “한전 적자를 이유로 석탄화력 확대를 공식화하고 재생에너지 투자를 미루는 것은 기후위기를 경시하는 단기주의 발상”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한전은 이외에도 예상치 못한 전력수급 상황에서 안정된 전력공급을 위해 확보하는 전력, 즉 운영예비력 기준을 낮춰 관련 비용을 줄이겠다고 했다. 운영예비력 기준이 낮아지면서 상대적으로 전력공급 불안정성이 높아지는 셈이다. 전력을 매입할 때 책정하는 수요입찰 예측 정확성도 올려 비용을 절감한다. 전력 관련 자구책은 제도 변경이 필요해 향후 추진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1조3천억원 규모의 전력설비 건설 시기와 규모를 조정한다. 한전은 “안정적인 전력공급 및 안전에 지장이 없는 범위 내에서 조정하겠다”고 설명했다. 업무추진비 등 일상적인 경상경비를 1조 2천억 가량도 줄인다.

알짜 부동산 자산을 매각하고 시장성 있는 자산은 임대를 추진한다. 기존 자구책 계획에는 한전과 전력그룹사를 포함해 44개소에 대한 매각안이 포함됐는데, 이날 발표된 추가 자구책에는 수도권 대표자산인 여의도 남서울본부 매각이 추가됐다. 서울 서초구에 있는 한전 아트센터 3개 층, 서인천지사 등 10개 사옥에 대한 임대를 추진한다.

인력구조조정이 진행된다. 한전은 “2026년까지 조직 구조조정과 인력 효율화를 단계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전은 지난해 발표한 구조조정 방안에 따라 이미 496명의 정원을 감축했다. 디지털화, 사업소 광역 재편 등으로 1,600여명의 인력을 재배치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더해 행정구역기준 지역본부와 지사를 축소해 지역 단위를 통합하면서 추가 인력 조정을 예고했다.

임직원 임금 반납이 추진된다. 한전과 전력그룹사는 2직급 이상 임직원 임금 인상분을 전부 반납하고, 한전은 추가로 3직급 직원의 임금 인상분 50% 반납한다. 성과급은 오는 6월 확정되는데, 1직급은 전액, 2직급은 50%의 성과급을 반납한다. 전 직원의 임금 인상분 반납도 추진한다. 한전은 “다만, 노동조합원인 직원의 동참은 노조와 합의가 필요한 만큼, 한전은 노조도 동참해 줄 것을 공식 요청했다”고 밝혔다.

한전측은 “한층 강화한 고강도 자구대책을 보다 신속하고 확실하게 추진하고, 전 임직원이 경영체계 전반에 걸친 과감한 혁신 및 고객편익 증진에 비상한 각오로 적극 동참하여 국민에게 신뢰받는 에너지 공기업으로 거듭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구안 발표에 맞춰 정승일 한전 사장은 사의를 표했다. 정 사장은 이날 전남 나주 본사에서 임직원이 참여하는 ‘비상경영 및 경영혁신 실천 다짐대회’에서 사의를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은 그간 전 정부에서 임명된 정 사장의 사퇴를 공개적으로 요구해 왔다. 

정승일 한국전력 사장이 12일 전남 나주 본사 사옥에서 열린 비상경영 및 경영혁신 실천 다짐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제공 : 한국전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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