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24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 나온 주한규 한국원자력연구원 원장이 한 말이다. 연구원이 주최한 기자간담회에서 웨이드 엘리슨 영국 옥스퍼드대 명예교수의 발언이 논란이 되자, 주 원장은 “그분의 돌출 발언”이라며 이같이 선을 그었다.
앞서 웨이드 교수는 지난 17일 한국원자력학회 춘계학술발표회에서 ‘원자력 에너지 수용, 교육의 문제’라는 주제로 강연을 했다. 강연 직후, 웨이드 교수는 연구원이 주최한 기자간담회에서 “지금 내 앞에 희석되지 않은 후쿠시마 물(오염수) 1L가 있다면 바로 마실 수 있다”고 말해 논란이 됐다. 또 그는 이틀 뒤 국민의힘이 주최하는 국회 기자간담회에도 참석해 같은 취지의 발언을 더욱 과장하여 반복했다. (▶ 관련 민중의소리 기사 : 후쿠시마 수산물 먹어도 된다는 국민의힘 초청 해외교수 “플루토늄보다 산소가 더 위험”)
과방위 회의에서 ‘웨이드 교수의 발언을 왜 곧바로 바로잡지 않았느냐’는 지적이 나오자, 주 원장은 “그럼 그렇게 우리 공식 입장을 밝히겠다”며 보도자료도 배포하겠다고 그제야 밝혔다.
원자력연구원장 “그분의 돌출 발언” “음용수 기준 훨씬 넘어...마시면 안 돼”
웨이드 교수의 발언은 이날 과방위 전체회의에서도 논란이 됐다.
김영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서울 영등포구갑)은 정부 예산으로 운영되는 연구원에서 일본·도쿄전력의 입장을 대변하는 기자간담회를 개최하는 게 적절한지 물었고,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어떤 취지로 기자간담회가 열렸는지 자세한 사정을 모른다며 “연구원 원장을 만나, 자초지정을 물어보겠다”고 답했다.
그러자, 전체회의에 와 있던 주한규 연구원장이 직접 나와서 해명했다.
그는 “우리 연구원이 (웨이드 교수를) 초청한 게 아니고, 웨이드 교수가 쓴 책 ‘방사성과 이성’을 번역한 사단법인 ‘사실과 과학 네트웍’이 초청해서 온 것”이라며 “그래서 (한국에) 왔는데, 우리는 이분이 원자력의 필요성이나 원자력에 대한 여러 오해에 대한 책도 쓰고 발언도 많이 해서 이분의 의견을 넓게 듣는 차원에서 기자간담회를 마련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초청 비용, 이런 것은 우리와 상관없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그런데, 후쿠시마 관련된 발언은 그분의 돌출된 발언이었고, 전혀 미리 계획된 바가 없었다”라고 말했다.
연구원이 주최한 간담회에서 나온 잘못된 발언을 왜 바로잡지 않았느냐는 지적이 나오자, 주 원장은 “교수의 개인적인 발언이었고, 공식적인 입장을 밝혀드리자면, 그 오염수는 마시면 안 된다”라며 “음용수 기준을 훨씬 넘기에 마시면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황당해 하는 김영주 의원 ⓒ국회 인터넷의사중계시스템 중계 화면 갈무리
잘못된 발언으로 한바탕 논란이 되고 일주일이 지난 후 국회에서 질의를 받은 자리에서 나온 입장이어서, 질의한 김영주 의원은 황당해하며 말을 잇지 못했다.
정청래 과방위 위원장은 “영국 교수의 발언은 개인적 의견이고, 오염수를 마시면 안 된다는 게 (연구원) 입장이란 것이냐?”라고 재차 확인했고, 주 원장은 “그렇다”라고 답했다.
주한규 제22대 한국원자력연구원 원장은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로 대선 당시 윤석열 캠프에서 에너지 정책을 담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