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명의 양회동 “건설노동자 죽음으로 내몬 윤 대통령 사과하라”

노조가 바꾼 건설현장 모두 뒷걸음질...“제2의 광주화정아이파크가 될 것”

건설노동자 탄압 중단 및 수사 대상 1000명 인권선언 ⓒ민중의소리


양회동 열사 죽음으로 내몬 윤석열 대통령은 사과하라

25일 1천여 명의 건설노동자들이 국회 본관 앞 계단에 모여 이같이 외쳤다.

이들은 모두 지난 5월 1일 노동절 억울함 때문에 분신하여 이튿날 숨진 故 양회동 민주노총 전국건설노동조합 강원건설지부 지대장처럼, 경찰수사를 받거나 받고 있는 건설노동자들이다. 이들은 든 피켓에는 현 정부에 대한 울분과 분노 그리고 억울함 등이 담겼다. “나부터 잡아가라! 살인자! 윤석열”, “양회동 동지를 살려내라!”, “민주노조도 대한민국 사람이다!”, “집회했다고 협박죄? 전국민이 협박범이냐!”, “윤석열 퇴진하라!”, “윤 정권 박살내자” 등의 글이 적혔다.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우원식, 조오섭, 진성준 등 을지로위원회 소속 의원들과 민주노총 건설노조 조합원 1천여 명은 이날 국회 본관 앞에서 ‘건설노동자 탄압 중단 및 수사 대상 1000명 인권선언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윤석열 정부에 ▲ 무리한 수사로 인한 인권침해 중단 ▲ 수사과정의 불법성 및 노동자 정신건강 실태공개 ▲ 사회적 협의체 구성을 통한 건설산업 구조적 문제 해결 등을 촉구했다.

건설노동자 탄압 중단 및 수사 대상 1000명 인권선언 ⓒ민중의소리
건설노동자 탄압 중단 및 수사 대상 1000명 인권선언 ⓒ민중의소리

조 변호사 “전형적 국가폭력, 기본권 침해”
동료 노동자 “쌍둥이에게 아빠 죄 없음 밝혀줘야”
박 의원 “사회적 대화체·협의체 만들어야”


윤석열 정부는 최근 경찰을 동원해 건설노조에 대한 대대적인 수사를 벌이고 있다. 안전한 건설현장 요구 등 건설노조 활동을 불법적인 공갈·협박 및 채용강요 등으로 여기고 수사하는 식이다. 노조에 따르면, 현재까지 1천여 명의 건설노동자를 소환조사했고 16차례의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건설노동자를 많이 구속시킨 경찰관에게 특진 기회까지 부여하면서, 경찰수사는 경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건설노조 변호를 담당하는 조지훈 변호사는 현재 건설노조를 상대로 한 경찰의 대대적인 수사가 어떤 성격으로 진행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상징적인 장면 세 가지를 말했다.

그는 △ 몇 달 전 혐의 없다고 불송치 결정한 사안을 다시 꺼내 40여명의 건설노동자를 소환조사하는 장면 △ 건설노동자가 경찰조사를 받고 있는데 바로 옆에서 경찰관들이 꽃다발을 주거니 받으며 특진을 축하하는 장면 △ 평조합원을 불러 노조에 가입한 경위에 대해 40분 동안 질문하는 장면 등을 설명했다.

조 변호사는 “지금 윤석열 정부와 여당인 국민의힘은 민주공화국에 반하는 행위를 하고 있다”라며 “대통령은 사용자단체 행사에 참석해 온갖 미사여구로 칭송하는 반면, 노조에 대해서는 사회악으로 규정한다. 건설노조 조합원 구속한 경찰은 특진시키고, 국토부장관은 건설노조 때리기에 앞장선다. 이런 부당함을 지적하는 건설노조 집회는 불법으로 간주하고, 국민의힘은 집회시위마저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게 민주공화국의 정부여당인가?”라며, “전형적 국가폭력”이자 “표현의 자유와 노동3권을 침해하고 자유민주주의에 위배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일용직 노동자가 노조를 결성하여 일자리를 확보하겠다는 게, 사용자와 단체협약을 체결하여 노조활동을 보장받고자 하는 게 무엇이 문제인가? 이것은 너무나 정당한 행위”라고 말했다.

건설노동자 탄압 중단 및 수사 대상 1000명 인권선언 ⓒ민중의소리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새로운 방안을 고민하고 모색해도 모자랄 판에, 이 정부는 그런 노력과 고민은 전혀 안 하고 간단하게 지지율 높이는 방안으로 건설노동자들을 생각하고 있다”라며 “불합리하고 비인권적인 건설노동자 탄압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건설 산업을 올바르게 세울 수 있는 사회적 대화체·협의체를 당장 만들어라”라고 촉구했다.

김철호 건설노조 서울경기북부건설지부 동남지대 지대장은 그동안 건설노조가 안전한 건설현장과 부실시공 근절을 위해 노력해 온 일들이 모두 채용강요, 공갈, 갈취로 치부되는 현실에 대해 “이대로는 억울해서 못 살겠다”라고 말했다. 그는 故 양회동 건설노동자의 울부짖음이 귓가에 생생하다며 “쌍둥이에게 아빠가 죄가 없음을 밝혀줘야 하지 않겠나”라고 외쳤다.

황성용 건설노조 서울경기타워크레인지부 지부장은 윤석열 정부가 특진 걸고 건설노조에 대한 대대적인 경찰수사를 벌이는 동안 건설현장에서 온갖 채용차별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주52시간만 일하겠다고 하면 채용을 거부하고, 빈자리에 초보 비조합원 타워크레인 조종사를 저임금에 고용해 “인건비를 후려치고 있다”라고 그는 말했다. 하지만 이에 항의해서 단체행동이라도 나서면, 공갈·협박 등으로 경찰수사를 받게 되는 상황이라 아무런 대응도 못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황 지부장은 이대로라면 “건설현장의 안전도, 품질도 떨어질 것”이라며 “건축물의 특성상 그 피해는 당장 드러나지 않더라도, 제2의 광주화정아이파크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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