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경제성장률 1.6->1.4%로 하향…“1.1% 나올 수도”

한은 경제전망보고서 시나리오 중국 리오프닝·아이티 부진땐 1.1% 성장 이창용 총재 “선진국 평균 1.3%...너무 비관적·파국이라고 생각할 필요 없어”

한국은행이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1.4%로 하향 조정했다. 기존 1.6%에서 0.20%p 낮아진 수준이다. 최악의 경우 1.1% 성장에 그칠 수 있다는 것이 한은의 예측이다.

한은은 25일 발표한 경제전망보고서에서 “국내 경기는 IT 경기 위축 심화, 중국 리오프닝 효과 지연 등으로 부진을 이어 가다 하반기 이후 점차 나아지겠으나 회복 속도는 당초 예상보다 완만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한은은 지난해 GDP 성장률 2.6%보다 크게 둔화한 1.4%가 되리라 전망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제공 : 뉴시스

1분기 성장률은 중국에 대한 수출 감소, IT 부문 부진이 심화하면서 0.3% 소폭 성장하는 데 그쳤다. 절반을 지난 2분기 역시 전분기 흐름을 반전시킬 모멘텀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게 한은 전망이다. 1, 2분기 주춤한 세계 경제 성장률도 영향을 미쳤다. 한은은 “연초 실적 호조로 2월 글로벌 성장률 전망치(2.4%)를 소폭 상회하는 2.5%가 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향후 신용긴축, 금리인상의 시차효과 등으로 하반기 성장흐름은 예상보다 완만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미국 중소형 은행 불안도 악재로 작용했다. 한은은 “국제금융시장은 실리콘밸리뱅크 사태 이후 급격한 불안 우려가 진정됐지만 취약부분과 신용긴축의 영향에 대해 경계감이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은행 불안으로 신용축소 경향이 지속되는 데다, 상업용 부동산 부실 우려가 커지면서 향후 미 경제 경기둔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크다는 것이다. 미국 경제의 둔화 속도에 대해서는 “상방과 하방 요인이 병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은행의 신용 긴축에 비해 예상보다 견조한 고용 및 소비 확대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기대했던 중국의 리오프닝 효과는 예상보다 크지 않았다. 내수 중심의 회복세가 아직 주변국에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한은 판단이다. 보고서는 “코로나 확산이 진정된 이후 중국의 대면서비스 소비가 크게 늘어나고, 연초에 집중된 중국 정부 정책지원으로 인프라 투자도 확대되면서 내수를 중심으로 빠른 회복세를 나타냈다”면서도 “반면 중국 수출입은 2~3월 중 일시적으로 반등했으나, 내수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진한 흐름을 지속했다”고 밝혔다. 내수를 중심으로 한 중국 리오프닝 회복세가 수출입 확대로 이어질지가 하반기 한국 경제에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한은은 “하반기로 갈수록 소비가 서비스에서 재화로 확대되고 해외여행도 늘어나면서 주변국에 대한 파급효과가 점차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유로 지역은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완만한 개선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는 것이 한은 판단이다. 여기에 러-우크라이나 전쟁으로 확대된 에너지 리스크가 점차 완화하면서 긍정적 전망이 나왔다. 한은은 “올해 EU지역 동절기 에너지수급 여건은 높은 가스재고율 양호한 공급관리 및 수요감축 성과 등을 고려할 때 양호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다만, 이미 높아진 물가가 실질소득 증가를 제약하고 금리인상으로 인한 신용 긴축과 투자 위축이 이어지면서 낮은 성장률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한은은 전망했다.

경제성장률 최악의 경우 1.1% 될 수도


한은은 중국 경제의 회복 양상, 선진국 금융불안 등을 고려한 시나리오 분석을 제시했다. 중국 경제의 리오프닝 모멘텀이 강화되는 시나리오에선 한국의 대중 수출과 중국인 관광객 방한 증가로 성장률은 1.6%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됐다. 중국 경제 회복이 지연되고 주요국 금융불안이 확대되는 경우는 최저 1.1%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추정했다.

한국은행 경제성장률 전망 시나리오 ⓒ제공 : 한국은행

국내 경기는 소비 확대가 유일한 대안이다. 최창호 한은 조사국장은 “재화나 제조업 부문에는 상당히 부정적 영향이 크게 나타나고 있다. 서비스 쪽은 상대적으로 양호한 흐름을 보인다”고 말했다.

투자는 축소됐다. IT경기 부진 심화에 따른 반도체기업 투자 축소 등으로 1/4분기중 4.0%(전기대비) 감소했고, 전망도 좋지 않아 금년중 설비투자는 3.2% 감소할 것이라고 한은은 예상했다. 부동산 경기 위 축에 따른 신규 공사 감소, 정부 SOC 예산도 축소됨에 따라 건설투자 역시 감소세로 전환될 것이라는 게 한은 전망이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가 1%대 초반으로 주저앉을 것이란 전망에 대해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나치게 비관적 전망이라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비관적인 전망이고 경제가 파국으로 가고 있다는 보도를 접하는데 과도하다고 생각한다”며 “선진국 평균 성장률이 1.3%다. 한국처럼 제조업 중심, 에너지 수요 많은 국가가 이정도(1.4%) 성장을 하고 있으면 너무 비관적·파국이라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경제를 안이하게, 낙관적으로만 보는 것은 아니다. 아이티 섹터를 제외하면 성장률은 1.8%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세계 경제가 함께 움직이고 있다는 점, 반도체와 중국 경기가 하반기부터 변화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방과 하방이 함께 가고 있는 것이라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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