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스트] 공화당 후보 예약한 트럼프, 대선 승리 가능성 낮지 않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023년 4월 27일 뉴햄프셔 주의 한 유세장에 도착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편집자주

2024년 11월 5일 미국에서는 상원, 하원, 주지사 선거가 동시에 진행되는 대통령 선거가 있다. 대선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출마한다는 사실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가 내년 1월부터 치러지는 예비선거로 치러지는 공화당 후보 경선에서 승리해 지명될 가능성이 매우 높고, 대선 본선에서도 승리해 다시 대통령이 될 가능성도 있다는 사실에 놀라는 사람도 꽤 있을 것이다. 정치적인 성향에 따라 그 가능성이 얼마나 큰지에 대한 판단은 조금씩 다르지만, 대부분의 영문 주류 언론은 그런 일이 벌어질까봐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보수적인 경제정책을 지지해 온 이코노미스트도 마찬가지다. 이 가능성을 상당히 높게 보고  경종을 울리려는 듯한 이코노미스트의 기사를 소개한다.

원문:  Donald Trump is very likely to be the Republican nominee

계속 끊기는 일론 머스크와의 트위터 실시간 대화를 통해 대선 출마를 발표하는 것은 전통적인 방법이 아니다. 어쨌든 그렇게 이뤄진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의 출마선언으로 2024년 미국 대선의 공화당 후보가 되기 위한 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예비선거는 내년 1월부터 시작된다. 핵심 주에서 품질 높은 당원 여론 조사를 하는 것이 매우 비싸기 때문에 예비선거 결과를 예측하기 매우 어렵다. 그래도 지금 분명한 선두주자가 있다. 어쩌면 뒤집기 어려울 정도로 압도적인 선두가 있다. 그것은 바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다. 그가 2024년 승리해 백악관을 다시 차지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베팅 시장에서는 그의 승리 확률을 3분의 1로 평가하고 있다.

트럼프가 2020년 대선에서 재선에 실패한 이후 그에게 별 신경을 쓰지 않은 사람이라면 이게 어떻게 된 일인지 의아할 수도 있다. 보통 정당은 패자와 거리를 두는 경향이 있다. 트럼프는 2018년 중간선거와 2020년 대선에서 공화당을 패배로 이끌었다. 대선 패배 이후 트럼프가 지지자들에게 ‘도둑’을 막으라고 촉구해 일부가 의회를 점거했고, 이 사건으로 경찰관 1명은 뇌졸중으로 사망하고 4명은 자살하는 비극이 발생했다. 게다가 이후 트럼프는 성폭력 혐의로 재판 중이기도 한다. 그런데도 공화당이 정말 그를 다시 후보로 지명할까?

그렇다. 공화당은 아마 트럼프를 다시 후보로 지명할 것이다. 2016년과 2020년에 트럼프가 공화당 후보가 됐을 때에는 그가 당을 적대적으로 접수한 것으로 보는 것이 이치에 맞았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트럼프가 공화당의 주류 후보로 선두를 달리고 있는 것은 공화당원의 다수가 그를 정말로 좋아하기 때문이다. 트럼프 지지자들은 이미 6년 동안 공화당 전국위원회에 영향력을 행사해 왔고, 공화당 하원의원의 절반 이상이 트럼프가 공화당을 이끈 2016년 이후에 처음으로 당선됐다. 이전에 트럼프와 손잡기를 거부했던 상원과 하원의원의 대부분이 사임하거나 은퇴했다. 2021년 1월에 트럼프의 탄핵에 찬성했던 공화당 하원의원 10명 중 2명만 남아 있고, 그들은 당내에서 100분의 1도 안 되는 소수파로 전락했다.

트럼프의 선거운동은 2016년이나 2020년보다 더 조직적이다. 예비선거를 분석한 결과, 트럼프를 꺾기가 굉장히 어려울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놀라울 정도로 압도적인 선두를 달리고 있다. 유고브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공화당 내에서 트럼프가 디샌티스를 33% 포인트로 앞서고 있고, 트럼프가 현직 공화당 의원이나 주지사의 공식적인 지지도 가장 많이 확보했다. (특히 후자는 경선 결과를 예측하기에 좋은 지표다). 트럼프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예비 선거를 치른 2016년에는 그가 이보다 훨씬 낮은 지지율로도 초기 예비선거에서 승리를 거뒀다.

물론 아직도 다른 후보를 원하는 공화당원도 있다. 트럼프를 지지하는 당원이 58%이니 절반가량의 당원은 다른 후보를 지지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반트럼프 진영을 꾸리는 것이 쉽지 않다. 트럼프 선거운동 관계자들은 더 많은 후보가 출마할수록 표가 갈라져 트럼프에게 유리할 것이라고 말한다. 일부 큰 기부자들은 다른 후보들에게 초기에 실시되는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의 예비선거가 끝난 다음에 필요하다면 후보 사퇴를 한다는 조건으로 선거자금을 기부하고 있다. 트럼프에 대항할 단일 후보를 세워 그를 중심으로 결집하려는 것이다. 2020년 대선의 민주당 후보 경선에서 주류 제도권 민주당원들이 좌파인 버니 샌더스를 막기 위해 조 바이든을 중심으로 결집했듯 말이다. 그러나 트럼프가 이미 공화당 제도권을 장악했기 때문에 그것은 그렇게 효과적이지 않을 것이다.

경선 일정과 트럼프의 재판 일정은 기막히게 교차한다. 가장 많은 주가 한꺼번에 예비선거를 치르는 슈퍼 화요일 이후에야 트럼프의 문서 위조 재판이 시작된다. 또 이 사건과 조사 중인 다른 모든 사건이 공화당 후보 경선이 마무리된 후에 판결이 날 전망이다. 따라서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형사 재판의 피고인이 대선 투표용지에 기재되는 일이 일어날 수도 있다.

이런 상황이니 많은 유권자가 트럼프를 버릴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올해 초 그가 30년 전에 한 여성을 성추행했다는 판결이 났음에도 불구하고 트럼프의 지지율에 변화가 없었다. 트럼프는 공화당 지지자들에게 자기가 진정한 피해자라고 설득하는 데 능숙하다. 민주당과 미국의 많은 동맹국, 그리고 본 신문도 트럼프가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이라고 생각한다. 트럼프의 선거운동은 유권자에게 보내는 최근 이메일에서 “이번 선거는 우리가 공화국을 지켜낼 수 있는지, 아니면 미국이 독재의 어두움에 굴복할지를 결정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번 선거가 일반 미국 시민이 정치 엘리트를 비롯한 제도권과 좌파에 맞서 국가 정체성의 핵심인 미국의 가치와 자유를 지켜낼 수 있을지 없을지를 결정지을 것이라고 선전하는 것이다). 이 주장을 받아들이는 사람들은 트럼프의 수많은 분명한 결점을 무시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지금이 2024년 11월이고 트럼프와 바이든의 재대결이 벌어졌다고 상상해 보자. (대선 리매치는 드와이트 아이젠하우어가 애들라이 스티븐슨을 이겼던 1950년대 이후로 처음이다). 트럼프가 이길 수 있을까?

전국 득표율로 보면 분명히 박빙일 것이다. 하지만 대선 결과를 결정짓는 선거인단 투표에서는 공화당이 조금 유리하다. 미국에서 마지막으로 누군가가 압승을 거둔 것은 40년 전이었다. 그 이후 공화당과 민주당은 정치적으로 균형을 이뤘고, 유권자가 거의 성향을 바꾸지 않아 그 구조가 굳어졌다. 바이든에게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장점이 어느 정도 있는 건 사실이지만, 그가 강력한 후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게다가 미국이 경기 침체에 빠지면 트럼프가 더 유리해진다. 또 요즘 트럼프를 막기 위해 제3 후보를 등록시킨다는둥 그가 공화당 후보로 지명된 후에 쓸 주요 전략이 논의되고 있지만, 그런 전략이 역효과를 내고 트럼프의 지지율을 더 높일 가능성도 크다.

2024년 미 대선의 선두주자 트럼프

이 모든 것은 서방을 분열시키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기쁘게 할 사람, 이길 경우에만 선거 결과를 받아들일 사람, 2021년 1월 의회를 점거한 폭력 시위자를 순교자라 부르며 사면하고 싶어하는 사람, 바이든에 대한 앙심으로 국채 불이행을 제안한 사람, 성폭력 관련 민사 사건에 더해 여러 형사법 위반 사건으로 조사를 받고 있는 사람이 미국의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이라면, 민주주의, 보수주의, 온당한 결과를 소중히 여기는 사람이라면 디샌티스나 다른 사람이 불리한 상황을 뚫고 공화당 예비선거에서 트럼프를 꺾기를 바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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