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공농성’ 노조 간부 경찰봉으로 내리쳐 연행한 경찰, 폭력 진압 논란

한국노총 금속노련 “윤 대통령 집회 강경 대응 지시 후 상상 이상의 진압”

경찰이 31일 오전 전남 광양시 광양제철소 앞에서 고공농성 중인 한국노총 금속노련 김준영 사무처장에게 경찰봉을 휘두르며 진압하는 모습 ⓒ한국노총 금속노련

경찰이 31일 고공농성 중인 노조 간부를 경찰봉으로 내리치는 등 폭력 진압에 나서 거센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 간부는 머리 쪽에 큰 부상을 입고 응급실로 이송됐다.

한국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금속노련) 설명에 따르면, 경찰은 이날 오전 5시 30분께 전남 광양시 광양제철소 앞에서 고공농성 중인 김준영 금속노련 사무처장을 체포했다.

금속노련은 지난해 4월 24일부터 임금 교섭과 포스코의 부당노동행위 중단을 촉구하며 402일째 천막농성을 이어왔다. 사태가 장기화되자, 김 사무처장은 이틀 전인 지난 29일부터 고공농성에 돌입한 상황이었다. 

노조가 공개한 영상과 사진, 경찰의 설명을 종합해 보면, 고공농성 중인 김 사무처장을 끌어내리기 위해 경찰 4명과 소방대원 2명이 사다리차를 타고 접근했고, 경찰봉을 휘두르며 김 사무처장을 폭행해 진압했다.

금속노련 관계자는 민중의소리 통화에서 "김 사무처장이 머리를 많이 다친 상황이라 바로 응급실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다"며 "윤석열 대통령이 집회에 대한 강경 대응을 얘기하자마자 경찰이 기민하게 대응하는 것 같다. 이런 진압은 경험한 적 없는 상상 이상의 진압"이라고 비판했다.

경찰의 폭력 진압에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는 금속노련 김준영 사무처장. ⓒ한국노총

경찰은 전날에도 김 사무처장 체포를 시도했고, 이를 막으려는 금속노련 김만재 위원장을 연행하는 과정에서도 과도한 물리력을 행사해 논란을 빚었다.

노조가 공개한 또 다른 영상을 보면, 경찰 5~6명이 달려와 김 위원장을 제압했다. 김 위원장이 바닥에 넘어지면서 크게 저항할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경찰은 김 위원장을 넘어뜨려 목덜미를 짓누른 채 뒷수갑을 채웠다.

한국노총은 즉각 성명을 내고 "윤석열 정부의 공권력 남용이 도를 넘고 있다"며 "한국노총은 이번 경찰의 과잉 진압에 대해 반드시 책임을 물을 것이다. 인권 따위는 내팽개치고 오로지 권력자의 눈에 잘 보이려 스스로의 권위를 무너뜨리고 있는 경찰은 부끄러운 줄 알라"고 비판했다.

민주노총 금속노조도 규탄 성명을 내며 "이런 경찰의 행태는 일개 경찰서의 과잉 충성으로 보기 어렵다"며 "경찰은 이제 민중의 지팡이가 아닌 자본과 정권의 사수대임을 자임하는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금속노련 김만재 위원장을 과잉 진압하는 경찰. ⓒ한국노총 금속노련

폭력 진압에 대한 논란이 거세자, 경찰은 '한국노총 금속노련 위원장, 사무처장 체포과정 설명자료'를 배포하며 반박에 나섰다. 전남경찰청은 기자들에게 경찰의 폭력 진압 장면은 제외한 채, 노조 간부가 경찰에 저항하는 모습을 담은 사진을 배포하기도 했다.

전남경찰청은 "전남청 형사 4명이 사다리차 2대로 망루에 접근하자, 김 사무처장이 망루 꼭대기로 올라가 쇠 파이프로 형사들을 때리고 저항하고 이에 형사들이 부상을 당하는 등 제압이 어려워 플라스틱 경찰봉으로 이를 제압하고 검거했다"며 "경찰은 시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불법집회에 대해 현장 해산 조치 등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처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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