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개월 만에 동결된 미 기준금리…연내 추가 인상 강력 시사

22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한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2023.03.22(현지시간) ⓒ제공 : 뉴시스, AP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15개월 만에 동결 결정이다. 동결이 금리인상 종료는 아니라는 명확한 시그널도 함께 제시했다.

연준 통화정책 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14일(현지시간) 연방기금금리 목표를 현행 5.0~5.25%로 유지할 것을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10차례 연속 금리 인상 행진이 잠시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FOMC는 “이번 회의에서 목표 범위를 동결해 추가 정보와 통화 정책에 대한 영향을 평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통화정책의 누적된 긴축, 통화정책이 결제 활동과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끼치는 시차, 경제와 금융 전개 상황을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공개된 점도표는 추가 금리 인상이 있을 것이라는 점을 강하게 시사했다. 올해 연말 금리 전망에서 18명의 연준 위원 가운데 9명은 5.5~5.75%를 전망했다. 금리가 0.25%p씩 두번 더 인상될 수 있다는 전망이 가장 많은 것이다. 4명은 0.25%p 인상을 전망했고, 3명은 그 이상이 될 것이라 봤다. 현 수준에서의 동결을 전망하는 위원은 2명에 불과했다.

7월에 열리는 다음 FOMC에서 금리가 추가 인상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연준은 함께 배포한 경제전망요약 자료에서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3.2%로 전망했다. 직전 3월 예상이었던 3.3%보다 0.1%p 낮아진 수치다. 하지만 근원 인플레이션 전망치는 3.6%에서 3.9%로 올랐다. 미국 경제전망치는 올해 말 0.4%였던 것을 1.0%로 대폭 상향 조정했고, 실업률은 하향 조정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성명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긴축의 완전한 효과가 아직 느껴지지 않는다”며 “인플레이션을 잡으려면 갈 길이 멀다”고 밝혔다.

민지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연준 의장의 발언을 정리하면 ‘고용시장 견고함은 계속 시장을 놀라게 했다. 비주택 서비스 물가는 디스인플레이션 초기 증거들만 확인하고 있어 인플레 정상황에 시간이 걸릴 것이다. 우리는 지표에 따라 점도표 상향을 결정한 것’이라고 요약된다”며 “연준이 3월 FOMC 당시보다 더 많은 긴축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파월 의장 발언에 대한 다른 해석도 존재한다. 오건영 신한은행 WM사업부 팀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지금까지 본 기자회견 중 가장 원론적인 것 같다”고 평가했다. 오 팀장은 “‘물가가 가장 중요하다’면서도 ‘물가 잡는데 충격은 최소화해야 한다’는 파월 의장의 표현들이 있었다. 아마도 연준 의장이 바라보는 뷰가 비둘기적이라 그렇게 답하지 않았을까?”라며 “금리 동결 결정과 매파적 성명서와 전망, 모든 것을 중화시켜 버리는 파월의 코멘트로 FOMC는 마무리됐다”고 평가했다.

한미 금리차 유지…한은 “인상 사이클 중단 아니야”


한미간 금리 격차는 유지됐다. 미국 기준금리 상단을 기준으로 기존 1.75%p(한국 3.50%·미국 5.00∼5.25%)로 유지됐다. 한국은행은 “시장의 예상대로 정책금리를 동결했지만 향후 정책방향에 대한 매파적 스탠스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는 추가 금리 인상이 1회에 그칠 수 있다는 기대 등으로 미 국채금리가 하락하고 미 달러화는 약세로 마감했다”고 설명했다.

이승헌 한은 부총재보는 “이번 동결 결정은 금리인상 속도를 줄이기 위한 차원이지 인상 사이클 중단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연준은 FOMC에서 정책금리를 동결했지만, 연말 정책금리 전망 점도표 상향,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 발언 등을 통해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을 시사하고 연내 금리인하 가능성을 부인한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며 “최근 호주, 캐나다 등이 금리인상을 재개하는 등 주요국 중앙은행 통화정책 스탠스가 강화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 부총재보는 “시장 반응은 이런 통화정책 스탠스와 다소 간극이 있는데, 향후 발표되는 주요 경제지표 등에따라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가 변화하면서 국내외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는 만큼 관련 시장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코스피는 전 거래일(2619.08)보다 10.54포인트(0.4%) 내린 2608.54로 마감했다.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278.5원)보다 2원 오른 1280.5원에 마감했다. 

한미 기준금리차 ⓒ제공 :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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