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투기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한다면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수산시장 수조 속 물을 떠마시는 퍼포먼스를 벌인 데 대해 “국민기망”, “쇼”라는 비판이 터져나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한규 원내대변인은 30일 논평을 통해 “발상 자체가 너무 기괴하다”며 “수조 속의 생선들도 황당했을 것”이라고 황당해했다. 그는 “아직 핵 오염수는 방류도 되지 않았는데 지금 바닷물, 그것도 노량진 수조의 물을 맨손으로 떠 마시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며 “국민들의 대다수가 핵 오염수 방류에 대해 불안해하고 있는데 분위기 파악을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박용진 의원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 글을 통해 “국민의힘 노량진 수조쇼, 부끄러운 국민기망”이라며 “쇼를 하더라도 성의가 있게 하자. 수산시장가서 수조에 있는 물을 마시면 오염수 방류를 걱정하는 국민들의 불안이 해소되느냐”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쇼할 게 아니라 성의있는 해명으로 횟집 안전하게 갈 날 머지 않은 것 같다는 국민들의 한탄과 불안에 공감하고 설명하는 것이 마땅한 도리”라며 “아무리 대통령에게 잘 보이고 싶다고 해도 불안해하는 국민들을 앞에 두고 이러는 거 정말 부끄럽다. 국회의원 하는 행동이 횟집의 해삼, 멍게 수준이니 국민들이 개탄하는 것 아니냐”고 질타했다.
같은 당 전용기 의원도 페이스북에 “개그콘서트 폐지 원인을 찾았다. 이대로 가다간 코미디빅리그까지 위험하다”는 글을 남겼다.
보수진영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이언주 전 국민의힘 의원은 1일 자신의 페이스북 글을 통해 “국민을 조롱하듯 수산물 먹방을 계속하더니 이젠 수조 속 물 먹방까지, 국민의힘 드디어 갈 데까지 간 건가”라며 “왜 아무도 문제 제기하지 않나. 공천이 그리도 대단한가. 자존심이고 뭐고 다 버리고 이게 무슨 꼴사나운 짓인가”라고 질타했다.
그는 “그럴 시간에 방류를 막을 방안을 찾고 일본을 감시할 방안을 모색하고 일본에 보상기금 요구하고 어민들 보상책울 강구하라”라며 “왜 자기 할 일을 안 하나”라고 꼬집었다.
온라인상에서는 지난 2002년 대선 당시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가 전통시장에서 상인이 건넨 흙 묻은 오이를 털지도 않고 먹었다가 “진짜 서민들은 오이를 씻어 먹는다”는 비판을 받았던 것과 국민의힘의 수조 물 마시는 퍼포먼스를 비교하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상황이 이런 데도 국민의힘 지도부는 수조 물을 마신 국민의힘 의원들을 감싸는 모양새다.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은 30일 저녁 CPBC 라디오 ‘김혜영의 뉴스공감’에 출연했다가 관련 질문을 받자 “야당은 기회다 싶어서 국민들 불안감을 조성하고 우리 수산물까지 영향을 미친다고 계속 이야기하니까 그렇지 않다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서 노량진수산시장까지 간 거 아니겠느냐”고 답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건 과학의 문제가 아니고 정말 주술이나 미신의 문제인 것 같다”며 “과학자들이 아니라고 하는데 여기서는 계속 저런 반응을 보이니까 조금이라도 안정되게 하기 위해서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