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김건희 일가 땅으로 고속도로 종점 변경 추진, 진상 밝혀라

2년전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한 서울-양평 고속도로 건설계획이 갑자기 종점이 변경된 것을 두고 김건희 여사 일가 특혜 의혹이 일고 있다. 고속도로 종점이 바뀌었는데, 종점 부근에 김 여사 일가가 땅을 소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의혹이 일자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전면 재검토 시켰다고 밝혔다. 재검토 여부와 상관없이 관련 의혹이 투명하게 밝혀져야 한다.

서울-양평 고속도로 건설사업은 2031년 개통을 목표로 2017년부터 국토부가 추진했다. 경기 하남시 강일동에서 양평군 양서면까지 약 27km를 왕복 4차선으로 이을 계획이었다. 2021년 4월에 예비타당성 조사와 6월에 환경영향평가를 통과했다. 2022년 3월에 타당성 평가에 들어갔으며, 6월에 전력환경영향평가 용역 공고가 나왔다. 이 때까지도 노선은 같았다.

이 고속도로 건설의 핵심 목적 중 하나는 양평군 두물머리 인근 교통난을 해소하는 것이었다. 양서면이 종점이 된 이유다. 그런데 올해 5월 8일 국토부가 공개한 ‘전략환경영향평가 항목 등의 결정 내용’에 종점이 강상면으로 바뀌어 있었다. 이렇게 되면 애초 기대했던 두물머리 인근 교통난 해소에도 큰 도움이 되지 않을 뿐더러 도로의 길이가 2.2km 늘어나 사업비가 약 1천억원 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 조사를 거치고 국토부 타당성 조사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노선 자체가 바뀐 사례는 전례를 찾기 힘들정도로 이례적인 일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 것인가. 국토부가 윤석열 대통령 취임 두 달 후인 지난해 7월 시점인 하남시와 종점인 양평군에 공문을 보내 노선 변경을 논의했다고 한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하남시는 여러 근거를 들며 시점부를 1km 떨어진 곳으로 옮겨달라고 했고, 양평군은 종점부를 옮기는 3가지 안이 담긴 1장짜리 문서를 제출했다고 한다. 시점부는 하남시의 의견이 묵살되어 애초 계획대로 됐고, 종점부는 올해 1월 양평군과 국토부가 의견을 조율해 강상면으로 변경했다.

이렇게 바뀐 종점부 인근에는 김건희 여사 일가의 땅이 있다. 3월 공개된 윤 대통령 재산신고 내역에 따르면, 장모 최은순씨, 김 여사, 김여사 형제자매가 강상면 일대에 2만2663㎡ 규모의 토지를 보유하고 있다. 김 여사 일가에 개발 호재를 몰아주기 위해 갑자기 노선을 변경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 만하다. 특히나 대통령 취임 2개월만에 관련 움직임이 시작됐다는 것은 그 의혹을 증폭시키기에 충분하다.

원희룡 장관은 지난달 29일 국회 국토위에서 “실무 부서의 의견일 뿐 전면 재검토를 지시했다”고 답했다. 3일 기자간담회에서는 실무적인 의견을 주고받은 것이라며 변경 결정 자체를 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해명에서도 뉘앙스가 바뀐다. 이 문제를 어물쩍 넘어가려 해서는 안 된다. 계획이 변경이 되었든 그렇지 않았든 시도 자체가 문제가 된다. 그렇지 않아도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의혹이 많다. 취임하자마자 이권에 개입하려고 했다면, 이는 쉽게 넘어갈 문제가 아니다. 국토부는 관련 전모를 상세히 밝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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