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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김채환 공무원인재개발원장은 ‘올바른 역사관’ 거론할 자격 있나

김채환 신임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장이 3일 열린 취임식에서 '올바른 역사관'을 거론했다. 김 원장은 "'교육은 백년지대계요, 공무원교육은 천년지대계'라는 것이 윤 대통령이 공무원 교육에 내린 철학적 지침"이라면서 이는 "정권은 바뀌어도 공무원은 이 국가를 지켜내는 든든한 기둥이 돼야 한다는 통찰"이라고 추어올렸다.

그러면서 김 원장은 인재개발원이 "올바른 역사관, 책임 있는 국가관, 명확한 안보관을 지니고 공직 가치가 바로 선 공무원을 양성하는 기관"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좋은 말은 다 모아놓은 것인데, 막상 논란이 된 자신의 역사관과 국가관, 안보관에 대해서는 입을 닫았다.

김 원장은 불과 한 달 전까지만 해도 '보수 유튜버'였다. 방송에서 김 원장은 "군인들의 마스크를 벗으라고 한 것은 군인을 생체 실험의 대상으로 사용하라는 지시를 내린 셈"이라는 황당한 가짜 뉴스를 내뱉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와 관련해서도 "그 죽음, 수많은 분신을 유도했을지도 몰랐던 운동권 세력들의 설득, 이것이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도 그대로 적용됐던 것이 아닐까 하는 의문"이라고 말했고, 박근혜 탄핵 촛불시위에 중국 유학생들이 조직적으로 참여했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김 원장의 말은 하나같이 극우 성향의 사람들이 술자리에서 제멋대로 떠드는 이야기 수준의 음모론에 불과하다. 이런 말들이 '올바른 역사관'이나 '책임 있는 국가관'에 속한다고 볼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김 원장은 취임사에서 "공직자들은 그 어느 때보다 일사불란하게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뒷받침"해야 한다고 말했는데, 정말 그렇게 된다면 큰 일이 아닐 수 없다.

김 원장은 사회경력의 대부분을 영어 학원 강사로 보냈다. 경력이 특이하다 보니, 영어 강사 김채환도 알고 보수 유튜버 김채환도 아는데 정작 양자가 동일인인 줄은 모르는 이들도 있다는 우스개가 인터넷에 떠돌 정도다. 그런 사람이 '천년지대계'를 감당하는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장이 되었다. 이 셋이 같은 사람인지 모르는 이들도 많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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