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혐오와 차별 없는 세상을 향한 모두의 연대

올해로 24회를 맞은 서울 퀴어 문화 축제가 지난 1일 을지로 일대에서 열렸다. 30도를 웃도는 폭염에도 3만 여명이 넘는 시민들이 축제와 행진에 참여하며 연대의 목소리를 높였다. 퀴어 축제는 2000년 서울에서 처음으로 시작해 대구, 전주, 제주, 부산, 광주 등으로 확대되었고, 작년에는 총 9개 지역에서 개최되었다. 올해도 6월부터 8월까지 지역별 퀴어 축제가 열릴 예정이다.

24번의 행사를 지켜오기까지, 퀴어 축제의 역사는 그야말로 수난의 역사라고 할 수 있다. 매년 행사 장소 사용여부를 두고 지자체 및 경찰과 의견 충돌을 빚어야 했고, 막상 행사를 열게 되더라도 개신교 또는 보수단체의 맞불 집회와 같은 조직적 방해에 시달려야 했다.

올해도 예외는 아니었다. 지난 달 17일에 열린 대구 퀴어 문화 축제에서는 시청 공무원과 경찰이 물리적으로 충돌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집회신고를 내고 법원까지 허가한 행사장에 느닷없이 홍준표 대구시장이 시청 직원 500명을 동원해 집회를 막아 나섰고, 여기에 길을 트려는 경찰과 서로 대치하게 된 것이다. 서울 퀴어 문화 축제 역시 서울시가 시청광장 사용을 불허해 결국 을지로에서 개최하게 되었다. 그런데 어이 없게도 같은 날 서울광장에서는 기독교 단체의 콘서트가 열리고 있었다. 말이 콘서트지 사실상 퀴어 축제 방해를 위한 혐오조장 행사라고 할 수 있다.

퀴어 축제는 유럽과 북미, 남미를 넘어 아시아까지 전 세계가 함께 하는 축제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성소수자 당사자들 뿐 아니라 이들에 연대하는 시민 모두의 축제가 되었고, 여기엔 수많은 정치인과 종교인도 자유롭게 참가한다. 캐나다에서는 무지개색으로 꾸민 자국 깃발을 든 총리가 행진 선두에 나서기도 했다. 프란치스코 교황도 “동성애자 역시 주님의 자녀들이며,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버려지거나 불행해져서는 안 된다”고 발언하는 등 카톨릭에서 조차 전향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온갖 혐오와 탄압 속에서도 차별과 편견에 맞선 연대는 누구도 막을 수 없는 시대의 도도한 흐름이 되었다. 이는 광장에 서서 당당하게 존재를 외친 성소수자들의 용기가 아니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이제 우리사회도 소모적인 혐오전쟁에서 벗어나 차별 없는 세상을 위한 모두의 연대를 만들어 가야 할 때다. 무엇보다 소수자에 대한 차별은 어떤 이유로도 허용되어서는 안 되며, 혐오를 선동하고 방치하는 권력자의 폭력에 대해서도 단호히 맞서 싸워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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