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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벗 칼럼] 날로 심해지는 마약 문제, 중독 치료는 어떻게 하나

지난달 19일 새벽 필리핀 세부 공항에서 인천공항으로 비행중인 제주항공 여객기의 비상문을 열려고 했던 19세 남성이 필로폰을 투약한 상태였던 것으로 확인되었다. 요새 마약 사건 관련 언론 보도가 끊이지 않는다. 마약사범들 중 절반 가까이가 20~30대이고 10대 마약사범도 점점 늘어나는 추세여서 심각한 문제다. '마약청정국'이라는 말도 이젠 다 옛말이다. 마약 관련 문제가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보통 우리가 '마약'이라고 하는 것은 '마약류'라는 단어를 줄여 부르는 것이다. 마약류엔 마약, 향정신성 의약품, 대마가 포함된다. 마약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모르핀, 헤로인, 아편, 코카인 등 천연 물질에서 추출한 마약과 메사돈, 염산페치딘 등 합성마약으로 나눌 수 있다. 그외 흔히 '필로폰'이라고 부르는 메스암페타민과 바비탈류, 벤조디아제핀류, LSD, 메스칼린은 향정신성 의약품으로 분류된다.

필로폰(자료사진) ⓒ뉴시스


중독과 오·남용이 문제되고 있지만, 향정신성 의약품은 원래 의약품이다. 좀비 마약으로 불리는 '펜타닐'은 치료가 힘든 암성 통증 등에 사용하는 아편 계열의 진통제이다. 또 우유주사로 알려진 '프로포폴'은 수술이나 검사를 위한 전신 마취제다. 또 현재는 사용하지 않지만, 동양권에서는 오랫동안 종종 '앵속각'(罌粟殼, 아편의 원료인 양귀비의 익은 열매를 말린 것)을 약으로 썼다. 조선시대 대표적 한의학 서적 중 하나인 '향약집성방'(鄕藥集成方)에도 '앵속각은 이질에 효과가 있다'는 내용이 있다. 

마약은 왜 문제가 되는 것일까? '중독' 때문에 문제가 된다. 한 번 손을 대면, 몸에 좋지 않다는 것을 알지만 참을 수가 없다. 마약에 집착하며 투약을 조절할 수도 없다. 치료를 하려고 해도 오한이나 손떨림, 통증 등 금단증상을 참지 못해 또다시 마약에 손을 대게 된다. 그래서 마약 치료의 최종 목표는 마약 투여 중단은 물론 일상 회복까지가 되어야한다.

마약 중독은 급성 중독일 때와 습관성 중독일 때의 치료 방법이 다르다. 급성 중독일 때는 우선 마약이 더이상 흡수되지 못하게 토하도록 하는 약물이나 중화시키는 약물을 투약한다. 반면 습관성 중독일 때는 흔히 알고 있는 중독 치료를 시작하게 된다.

프로포폴(자료사진) ⓒ뉴시스


일반적인 마약해독법은 아편류 약물을 이용한 '대체체감법'과 비아편류 약물을 이용한 '대증요법'이 있다. '대체체감법'은 치료 효과는 좋으나 의존성과 금단증상이 있고, '대증요법'은 의존성은 없으나 금단증상을 다스리는데 한계가 있다.

한국에서는 아직까지 한의학을 바탕으로 한 마약 치료 연구가 많이 이뤄지지는 않았다. 그러나 중국에서는 중의학을 이용한 마약 중독 치료 연구가 활발하다. 합곡, 노궁, 내관, 외관, 족삼리, 신문 등의 혈자리를 이용하는 전침치료가 유의미한 결과를 내었다는 연구가 있다. 또 중국 청나라 때 사람 왕연창은 자신의 책 '왕씨의존'에 아편중독증의 병인, 병기, 진단 및 치료에 대해 서술하였다. 

마약은 개인적으로는 물론 사회적으로도 많은 고통을 준다. 한 번 시작하면 개인의 힘으로는 벗어나기 힘들다. 한국에서 더이상 마약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게 됐다. 마약을 구입할 수 없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은 물론, 중독자들의 일상 회복을 위한 적극적인 치료 지원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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