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감독 사각지대 새마을금고의 예고된 부실화

금융당국의 관리감독을 받지 않아 감독사각지대에 있었던 새마을금고에 지난주 뱅크런 조짐이 있었다. 마을단위 독립적인 금고들로 이뤄졌다지만 전체 새마을금고는 운용자산만 200조원을 넘는다. 이런 대규모 자산을 관리하는데 관리감독이 사실상 전무하다시피 하니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지금껏 아무도 몰랐다. 이제와서 정부가 금융위로 감독권을 이관하는 법령 개정을 추진하고 있으나 시장의 신뢰를 잃은 뒤라 이번 사태 회복에 도움이 될지 의문이다.

새마을금고 부실화는 연초부터 계속 불거져나왔다. 건설경기와 부동산경기 하락 시점에 기존 금융권 벽을 넘지 못한 부동산개발업자들이 새마을금고로부터 대규모 부동산PF와 높은 이율의 브릿지론 대출을 받은 것이 문제가 됐다. 이자 연체가 지속되며 회수의심으로 분류되는 부실대출 비율이 높아졌다. 지난 1분기에 이미 재정건전성 3등급 이하의 개별금고가 전체의 15%를 넘어섰고 4등급 아래는 30곳이나 됐다. 과도한 리베이트 등 중앙회 임원들의 일탈이나 불법행위가 의심되는 정황도 드러나고 있다.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관리당국인 행안부와 새마을금고 중앙회는 ‘문제없다’, ‘걱정말라’고 예금자들을 안심시켰다. 하지만 연체율이 6%대로 치솟자 예금자들의 불안심리도 함께 올라갔다. 77조원의 상환준비금 총액 중 수신잔고가 무려 7조원이나 빠져나갔다. 급기야 뱅크런 사태 조짐까지 일자 정부당국이 특별검사와 부동산대출규제 등 이런 저런 대책을 내놓고 있는 것이다.

물론 새마을금고는 독립된 개별금고들의 집합이어서 한 곳의 금고가 부실금고로 지정된다고 전체 금고가 연쇄적으로 무너지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부실금고와 우량금고를 잘 나눠 처리하고 새마을금고법에 따라 예금자 보호와 합병 등을 통해 건전성 개선을 위해 노력한다면 예금자들의 피해를 막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부실대출의 실상을 제대로 파악하기 어렵다는 것이 문제다. 정상대출로 분류된 경우에도 실제 부실대출로 이어질지 알 수 없고, 개별금고의 공시 자체를 신뢰할 수 없다는 것도 문제다. 게다가 수천억원 대의 부동산PF 대출을 수십 곳의 금고들이 협력하여 실행한 사례도 있다. 일부 금고의 문제가 아닐 수 있는 것이다.

새마을금고 사태가 확산되면 금융시장에 치명적 위험요인이 될 것임은 분명하다. 작은 둑이 터지고 나면 큰 둑이 무너질 수 있다. 건설업 불황에 이어 역전세난, 가계대출, 자영업 대란 등 예고된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조건에서 새마을금고 사태는 치명적이다. 정부는 모든 힘을 다해 이 위험을 해소하되 감독 및 규제 강화 등 근본개혁을 병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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