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서울-양평 고속도로 의혹, 국회 국정조사로 돌파구 찾아야

'김건희 일가 특혜' 의혹이 일었던 서울-양평 고속도로 문제가 원희룡 국토부장관의 희망과는 달리 '백지화'되지 않고 있다. 원 장관은 "민주당의 가짜뉴스 프레임을 말릴 방법이 없다"면서 사업 백지화를 선언했지만, 오히려 파문은 더 커졌다. 야당은 추가 의혹을 내놓았고, 이에 맞서 여권도 민주당 인사들의 연루설을 흘리면서 참전했다. 심지어 "야당이 사과하면" 사업을 재개하겠다는 희한한 해법도 나왔다.

늘 여권 편을 들어온 보수 언론들도 이번엔 원 장관의 해법에 흔쾌하게 힘을 싣지 못하고 있다. 평소 모든 일에 개입해 왔던 윤 대통령과 대통령실도 이번엔 국토부에 일을 떠밀었다.

이렇게 된 건 '야당 때문에 백지화한다'는 결정 자체가 황당하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단계를 밟은 국책사업이 야당이 제기한 의혹 때문에 중단된다는 건 일찍이 없었던 일이다. 민주사회에서 이런 정도의 논란도 소화하지 못한다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 더구나 현 정부는 야당과 시민사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독단적으로 온갖 정책을 추진해왔다. 그런데도 야당의 반대 때문이라니 언제부터 이렇게 야당 의견을 존중했는지 묻고 싶을 정도다. 고속도로 건설 사업은 국회의 과반수 찬성이 필요한 일도 아니고, 인사 청문회를 해야 하는 일도 아닌데 말이다.

결국 애꿎은 피해는 양평군민에게 돌아갔다. 수년간 추진해 온 일이 국토부장관의 한 마디에 수포로 돌아갔다. 당장은 출구 전략도 나오기 어렵다. 원 장관이 자신의 말을 뒤집고 사업을 재추진하기도 어렵고, 윤 대통령이 원 장관을 문책할 가능성도 없다. 야당이 사과를 할 이유도 당연히 없다. 그렇다면 차라리 문제를 공식화해 시시비비를 가리고 국민적 합의 위에서 사업을 추진하는 게 더 나을 것이다.

마침 야당이 할 말도, 여당이 할 말도 많아 보인다. 그렇다면 여야 합의로 국회 국정조사를 여는 게 맞다. 공식적인 조사에 들어가 야당은 야당의 근거를, 여당은 여당의 논리를 내세우면 된다. 국민이 이를 보고 판단하도록 해야 한다. 지금처럼 사업이 멈춰선 상황에서 여야가 끝없는 논쟁만 벌이는 건 모두에게 최악이다.

정부와 여당이 국정조사를 반대할 이유도 없다. 국민의힘과 국토부는 노선 변경이 권력형 특혜가 아니라는 입장을 줄곧 밝혀왔고, 나아가 민주당 인사들이 애초의 노선 결정에서 특혜를 노렸다고 주장해왔다. 그렇다면 바로 국정조사를 통해 국민을 설득하면 될 게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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