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덥고 비오는 날씨임에도, 주변엔 축구 열기가 엄청난 것 같습니다. 저희 가족들도 아이들과 아내까지 집 근처 축구 클럽에서 축구를 즐기고 있습니다. 축구의 저변이 정말 넓어진 듯 합니다. 예전엔 국가대표 축구 경기만 봤었는데, 이제 각 지역의 축구팀을 응원하는 수준이 됐습니다. 보는 축구에서 하는 축구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축구를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다 보니, 축구를 하다 다치는 사람들도 늘고 있습니다. 축구의 경우, 활동량이 많고 몸의 여러 부위를 많이 사용하니 다른 운동에 비해서 다칠 확률이 높기도 합니다. 더군다나 평소 운동을 많이 하지 않던 분들이 갑작스럽게 축구처럼 격렬한 활동을 하면, 여기저기에서 이상 신호가 발생합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종아리 근육 파열’입니다. 종아리 근육 파열은 테니스를 하다가 많이 발생한다고 해 ‘테니스 레그(Tennis Leg)’라고도 부릅니다. 말 그대로 종아리에 있는 근육이 찢어지는 현상을 뜻합니다. 갑작스럽게 통증이 발생하는데, 그러다보니 내원한 환자분들은 “누가 뒤에서 내 종아리를 차는 줄 알았어요”라고 이야기하시곤 합니다. 보통 몸을 비틀며 달려나갈 때 근육이 부하를 이기지 못하고 찢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종아리 근육이 부족하거나, 유연성이 떨어지면 더 잘 다치기도 합니다.
종아리 안쪽과 바깥쪽는 비복근이 위치하고, 비복근 내부에는 가자미근이라고 하는 근육이 있습니다. 이 중 가장 많이 다치는 부위는 비복근 안쪽입니다. 갑작스러운 동작을 할 때, 안쪽이 바깥쪽에 비해 더 많은 부하가 걸리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비복근 중간 부위가 파열되거나, 또는 비복근과 아킬레스건 연결 부위가 파열되기도 합니다.
종아리 근육 파열은 스프링이 망가지는 것에 비유하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스프링을 어느 정도 늘리면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지만, 정도를 넘게 확 잡아 당기면 너덜너덜 해지는 것과 비슷합니다. 근육에 한계를 넘어선 힘이 가해지면 버티지 못하고 찢어지는 것입니다. 당연히 천천히 움직일 때 보다 갑자기 움직일 때 다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프로스포츠 선수들은 종아리 근육이 심하게 파열되면 수술을 통해 붙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보통 사람들이 수술까지 하는 경우는 흔하지 않습니다. 이 경우 치료법은 시기에 따라 달라지는데, 처음 2~3일은 얼음찜질과 압박을 통해 지혈을 하고 상처의 확장을 막습니다. 며칠이 지나 걸을 수 있게 되면 가벼운 스트레칭을 시작합니다. 그리고 나서 통증이 거의 사라지면 뒤꿈치를 들어주는 운동을 통해 근력을 강화합니다. 이후 한 발로 점프할 수 있는 정도가 되면 운동을 다시 해도 무방합니다.
종아리 근육이 파열되면 최소 3~4주, 길게는 1개월 이상 휴식 및 치료가 필요합니다. 특히 30세가 넘어가면 다시 다치는 비율이 높아지기 때문에 더 세심한 관리가 필요합니다. 나이가 어리고 생활 관리가 잘 되는 분이라면, 3~4주 이내에 회복해 가벼운 운동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30대 이상이고 치료를 충분히 받지 못하면서 술과 스트레스에 노출된 경우는 1개월이 지나도 그전과 같은 일상으로 돌아가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종아리 근육은 한 번 다치면 치료와 재활에 많은 시간이 소요됩니다. 다치지 않게 주의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러니 운동 시작 전 충분히 준비 운동을 하는 것이 꼭 필요합니다. 충분한 준비 운동 후 건강하고 즐겁게 축구를 즐기시기를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