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분신 방조 조작보도, ‘검경 배후’ 의혹 밝혀야

건설노동자 양회동씨 분신사망 당시 곁에 있던 동료가 보고만 있었다는 취지의 조선일보 보도의 출처가 수사당국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만약 사실이라면 수사당국과 언론이 결탁해 가짜뉴스로 여론을 조작한 것이기에 법적·윤리적으로 심각한 사안이다.

조선일보는 5월 16일과 17일 인터넷과 지면에 ‘건설노조원 분신 순간, 함께 있던 간부는 막지도 불 끄지도 않았다’, ‘분신 노조원 불붙일 때 민노총 간부 안 막았다’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보름 전 노동절에 사망한 양회동씨의 분신 당시 곁에 있던 동료 노동자가 사망을 방조했다는 게 골자다. 당사자인 동료는 물론 옆에 있던 기자, 경찰 등은 보도가 상황과 다르다고 확인했다. 사실을 확인하지 않은 채 심증을 담아 쓴 조작보도인 셈이다.

문제는 조선일보 보도의 근거가 됐던 사진이 춘천지검강릉지청에 설치된 CC(폐쇄회로)TV 영상 화면이라는 점이다. 건설노조와 유가족 법률대리인이 전문감정업체에 의뢰한 결과 조선일보의 사진이 검찰 민원실 CCTV 영상과 동일하다는 결론을 받았다. 조선일보는 기사에서 사진을 ‘독자 제공’이라고 표기했는데 애초 개인이 입수할 수 없는 자료였다. 의혹은 조선일보가 어떻게 해당 장면을 입수할 수 있었는지에 쏠린다. 카메라가 설치된 검찰이나 수사 과정에서 영상을 확보했을 경찰 외에는 입수경로를 찾기 어렵다. 물론 검경과 조선일보 등 세 기관의 ‘협업’일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건설노조에 대한 정권의 전방위 탄압에 자결로 항의한 양회동씨의 죽음은 국민에게 충격을 줬고, 정권의 행보에 제약이 됐다. 이런 상황에서 나온 조선일보의 조작보도가 의도된 것이라면 고인과 동료들, 건설노조를 모욕할 뿐만 아니라 이들을 고립시키기 위한 대국민 심리전이라고 볼 수 있다. 이는 정상적 사람으로서, 정치세력으로서 도저히 생각조차 할 수 없는 패륜패덕한 범죄행위다. 수사당국이 피의사실을 흘려 재판이 시작되기도 전에 마녀사냥을 자행하는 것은 고질적 악폐다. 이번 조작보도는 이보다 더해, 사람의 죽음을 왜곡하고 비탄에 빠진 동료들까지 파렴치범으로 규정한 정치적 살인이다.

양 지대장 유족과 건설노조가 CCTV 영상 제공자를 고소한 지 두 달이 지났지만 경찰은 이 간단한 사항을 밝히지 못하고 있다. 사실상 수사를 해태하고 있다. 이 사건 경찰의 수사 결과를 수많은 노동자, 국민이 두 눈 똑똑히 뜨고 주시하고 있다는 점을 알려둔다. 정부여당이 연일 가짜뉴스, 괴담이 국가를 망친다고 주장한다. 국민의힘은 특위까지 만들어 언론계에 ‘악명’이 높은 김장겸 전 MBC 사장을 임명했다. 정말 가짜뉴스를 발본색원하고 싶다면 검경과 조선일보가 연루된 권력형 가짜뉴스의 진실을 규명해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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