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건설노조 때릴 시간에 산재사망부터 막아라

국토교통부가 지난 26일 공개한 사망사고 발생 건설사 조사 현황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건설사고 발생으로 인한 사망자는 총 63명에 달한다. 전년 동기 대비 11명이나 증가한 것이다. 이 가운데 상위 100대 건설사에선 13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공식적으로 집계되지 않은 사고까지 더하면 사망자 수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통상 2분기는 1분기에 비해 대다수 건설현장이 가동되는 시기다. 하지만 올해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전국 착공 면적은 1천721만9천㎡를 기록해 전년 동기(3천221만3천㎡) 대비 무려 46.5% 급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망자는 더 늘어났다는 건, 그만큼 건설현장에서 안전관리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

안전한 건설현장을 만들기 위해서는 당연히 비용이 들 수밖에 없다. 하지만 현실에선 건설사의 이윤 추구만 있을 뿐이었다.

건설현장은 줄어들었지만, 건설사는 줄어들기는커녕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 이런 구조에서 건설사가 이윤을 남기는 대표적인 방법은 불법 다단계 하도급과 무리한 속도전이다. 다단계 하도급 과정에서 중간착취가 발생하며 피라미드 구조의 가장 바닥에 있는 건설노동자의 몫은 그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다. 즉, 건설노동자가 받아야 할 임금뿐만이 아니라 안전장비에 드는 비용도 줄어드는 것이다. 공사기간을 단축하려는 사측의 요구로 인한 불법적인 장시간 고강도 노동도 사고로 이어지기 일쑤다.

이를 막기 위해 중대재해처벌법이 제정돼 시행되고 있지만 현장에선 제대로 적용되지 않고 있다.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지 1년 6개월이 지났으나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 사건 305건 중 검찰이 기소한 것은 단 21건(6.8%)에 불과했다. 수사 속도도 하세월이다. 사고 발생 뒤 기소까지 평균 9개월이 걸린 것으로 집계됐다. 결국 누군가 일하다가 죽어도 제대로 책임을 지는 사람이 없으니, 산업현장에서 사망사고가 끊이질 않는 것이다.

그러는 사이 국가의 공권력이 집중된 건 불법으로 점철된 건설현장을 바로잡겠다고 나선 건설노조에 대한 탄압이었다. ‘건폭과의 전쟁’을 선언한 윤석열 정부에 발맞춰 지난해 12월부터 특별단속에 나선 경찰은 기간을 50일 연장해 오는 8월13일까지 특별단속을 이어갈 방침이다. 특진 인원도 50명에서 90명까지 대폭 늘렸다.

하루가 멀다하고 민주노총 건설노조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조합원들을 줄줄이 소환조사하더니, 불과 반년 만에 130여 명을 구속하고 수백 명을 기소했다. 그야말로 전광석화다. ‘타워크레인 기사들의 월례비는 임금’이라는 취지의 대법원 판결이 나왔음에도 경찰은 그 의미를 애써 축소하며 ‘부당임금’으로 매도하고 건설노조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정작 노동자가 죽어가는 현장에 국가는 없었다. 건설현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사망자가 늘어난 데에 정부의 책임을 피할 수 없다. 건설노조가 건설사의 불법행위를 신고해도 ‘협박’의 일환으로 치부해버린 것이 바로 정부이다. ‘안전하게 일하게 해달라’고 절규하는 건설노동자들을 때려잡을 시간이 있으면, 노동자의 목숨을 위태롭게 하는 건설사의 불법행위부터 단속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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