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이수진 의원 등이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 빌미 제공 시찰단 보고서 폐기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3.8.3. ⓒ뉴스1
윤석열 정부가 후쿠시마 어류를 먹어도 괜찮다는 한국원자력기술원(KINS)의 보고서를 공식 채택할 경우, 세계무역기구(WTO)에서 한국이 일본에 승소하여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금지 조치를 유지할 수 있었던 논거가 모두 무너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더불어민주당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투기 저지 총괄대책위원회’(대책위)는 3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우려를 밝혔다.
대책위가 우려하는 보고서는 지난 7월 7일 정부가 발표한 ‘후쿠시마 오염수 처리 계획에 대한 검토보고서’이다. 이는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요청으로 KINS가 작성한 보고서로, 도쿄전력이 제공한 자료를 토대로 후쿠시마 원전 시찰 후 작성됐다.
우려되는 대표적인 서술을 보자면 다음과 같다. KINS는 보고서에서 후쿠시마 바다에 오염수를 방출했을 때 삼중수소 농도를 추정하며 “이 농도 수준은 우리나라 주변 해역에서 평상시 검출될 수 있는 삼중수소 환경준위에 해당한다”라고 못 박았다. 또 연간 후쿠시마 어류를 63.35kg 섭취해도 안전하다는 일본의 주장에 대해 적절하다는 취지로 평가하는 대목도 나온다. 그리고 “우리나라 해역의 측정치와 비교할 때 수배 수준”이라면서도 “추이를 보면 후쿠시마 발전소 인근 삼중수소 농도는 사고 초기에 비하여 점진적으로 낮아지는 추세”라고 서술했다.
후쿠시마 오염수 처리 계획에 대한 검토보고서 ⓒKINS
하지만 보고서는 2023년 5월 기준치보다 180배 높은 ‘세슘 우럭’이 잡힌 것을 비롯해 일본에 불리한 내용은 다루지 않고 있었다. 게다가 IAEA조차 “IAEA의 안전성 리뷰와는 무관한 사안”이라며 오염수 문제의 가장 핵심인 여과설비 성능 평가에 대해 거리를 두고 있는데, KINS는 “해양방출 시설 등이 국제기준에 부합하는 수준으로 설치·운영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대책위는 “이 같은 시찰단 보고서가 공식적인 한국 정부 보고서로 승인되면 한국이 2019년 WTO 승소 근거였던 일본과 한국의 해양조건 차이에 따른 수입금지 정당성 논거를 스스로 허무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라고 지적했다. 애초 WTO 1심에서는 한국산 수산물과 후쿠시마산 수산물에 방사능 측정 수치에서 차이가 크지 않다는 이유로 한국이 패소했다. 그러나 항소심에서는 일본의 2011년 원전 사고와 오염수 누출로 인해 일본의 바다 상태가 한국과 다르므로 한국의 조치가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또 대책위는 “원전 사고를 이유로 어떤 수산물 수입금지도 해선 안 된다는 원자력산업계의 이익만을 대변한 부실하고 편향된 보고서”라고 비판했다.
대책위는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은 절대 없다는 윤석열 정부와 원안위 입장이 정녕 진심이라면, 이번 시찰단 보고서를 승인하지 말고 폐기해야 한다”라며 “기준치 초과 세슘 우럭 발견, 후쿠시마 바다 심층수 및 해저토 방사능 오염 자료 분석, 후쿠시마 바다의 기존 방사능 위험성 분석 등을 근거로 새로운 보고서를 작성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윤석열 정부는 “2013년 9월 도입한 수입규제 조치는 모든 국민이 안심할 때까지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일본은 우리 정부에 수산물 수입 재개에 대해 계속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18일 주한일본대사관 주관으로 열린 설명회에서도, 일본 정부 관계자는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금지 조치에 대해 “철폐해야 한다는 입장에는 변함 없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