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부터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가 폭염 속에서 진행 중인 가운데, 주최 측의 준비 미흡으로 논란이 일자 대통령실과 여권 일각에서 '문재인 정부 책임론'을 들고 나왔다. 이에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 야권 인사들이 반박하고 나섰다.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7일 자신의 SNS에 '잼버리 유감'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나라가 돌아가고 있기는 한 건가"라 통탄했다.
그는 "국제 행사를 치르면서 대통령실에 TF가 없었다"라며, "중요한 의사 결정이 이루어지지 않고 겉돌고 미뤄졌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이어 "국무조정실에도 TF는 없었다. 필수적인 점검 사항이 종합되지 못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1년 3개월을 손놓고 있다가 이제와 난리법석이다. 정말 이렇게 무능해도 괜찮은건가"라고 꼬집으며, "이 와중에도 전 정부 탓을 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그저 슬프다"라고 재차 통탄했다.
임 전 비서실장은 이 글에서 당시 청와대가 문재인 정부 출범 1년도 안 돼 열린 평창동계올림픽(2018년 2월)을 어떻게 준비했는지 소개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 출범 후 곧바로 평창올림픽 점검에 나섰을 때, 우리는 큰 충격에 빠졌다"라며, "탄핵중이던 박근혜 정부가 준비를 잘했을리가 있겠는가"라고 밝혔다.
이어 "청와대 사회수석을 단장으로 TF를 구성해 모든 의사결정을 집중시키고 일일 점검을 하면서 올림픽을 치러냈다. 지붕이 없었던 주 경기장 날씨가 걱정되어 TF 단장이 가장 추운 날을 골라 3시간을 덜덜 떨며 현장 체험을 하기도 했다. 그런 정성으로 8개월 만에 성공적인 올림픽을 만들어낸 것"이라고 전했다.
윤영찬 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자료사진). 2019.04.15. ⓒ뉴시스
또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 국민소통수석을 지낸 윤영찬 민주당 의원도 이날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새만금 잼버리 현 상황에 대해 "즐거운 잔치가 아니라 거의 뭐 악몽 같은 잔치가 돼버렸다. 굉장히 망신스러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윤 의원은 현 상황 원인이 "준비 부족"이며, 그렇게 된 핵심적인 이유는 "리더십의 부재"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그는 "정권이 바뀌면서 진행되는 이런 행사 같은 경우에는 사실은 새 정부가 들어왔을 때 굉장히 꼼꼼하게 리뷰를 했어야 된다. 그런데 그런 리뷰들이 이루어지지 않고 각 부처가 각기 제각각 놀았을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실과 여권 일각에서 '전 정부 책임론'을 들고 나오는데 대해선 "참 딱한 이야기를 하시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윤 의원도 문재인 정부 출범 9개월만에 열린 평창동계올림픽을 '평화 올림픽'으로 성공적으로 개최된 점을 강조하며, "청와대나 용산이 해야 될 일은 이런 위기 상황에서 이거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에 의견을 모으고 새로운 리더십을 짜고 컨트롤타워를 만들고 지휘하는 것이다. 그런 역할을 안 하기 때문에 이런 문제들이 개선되지 않고 재발되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한편,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새만금 유치가 확정된 건 2017년 8월 문재인 정권 시절로, 문 전 대통령은 2017년 5월 처음 열린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새만금 잼버리를 언급할 정도로 애정을 쏟았다"며 "관련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하고 종합계획 수립 등 용역이 이뤄진 것도 모두 문재인 정권에서 주도했던 일임을 민주당 자신도 모르지 않을 것"이라 '문재인 정부 책임론'을 펼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