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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원세훈 풀어주고 재벌에 관용 베푼 8.15특사

윤석열 정부의 두번째 8.15 특사가 윤곽을 드러냈다. 우선 눈에 띄는 것은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 대한 가석방 조치다. 법무부 가석방이라고는 하지만 윤 대통령의 재가 없이 이뤄질 수 없는 일이다. 윤 대통령은 이미 지난해 말 원 전 원장의 남은 형기 7년을 3년 6개월로 줄여주는 특별사면을 단행한 바 있다. 여기에 법무부는 원 전 원장에 대한 형기산정에서 복잡한 논리를 적용해 이번에 풀어줬다.

원 전 원장을 수사하고 기소한 주체는 윤 대통령과 한동훈 법무부장관이다. 국정원이 정치에 개입하고 여기에 세금을 전용한 일은 '자유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중대범죄다. 지금도 입만 열면 자유민주주의를 내세우는 정권이 그에 반하는 범죄를 저지른 이를 풀어준 건 자신들의 자유민주주의 타령이 실상에선 그저 입바른 소리에 불과하다는 걸 알려준다.

특별사면도 마찬가지다. 법무부 사면심사위는 9일 회의를 열고 이중근 부영그룹 창업주,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명예회장,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 이장한 종근당 회장 등을 사면 명단에 올렸다. 별다른 사정이 없다면 국무회의를 거쳐 확정될 예정이다. 이들이 사면을 받는 데는 별다른 명분도 없다. 재계의 요청이 있었다는 것인데, 재계나 이들 재벌 총수들이 무슨 특수계급이 아니라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광복절 특사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사면했다. 이들은 박근혜씨에 뇌물을 바치고 사익을 추구했으니 전형적인 이권카르텔이라고 불러야 마땅했다. 이권카르텔이라면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처럼 말하는 대통령이 한 행동이다. 말과 행동이 달라도 이렇게 다를 수가 없다.

대통령의 사면권은 서로 충돌하는 가치를 정치적으로 조화시키기 위해 만들어졌다. 그러나 현 정부의 특별사면에서는 아무런 가치를 발견할 수 없다. 단지 원 전 원장처럼 자신의 세력과 친한 사람이거나 재벌 총수처럼 돈이 많은 사람이 시혜를 입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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