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김준일의 대전환의 경제학] 중국경제의 디플레이션과 G2의 싸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자료사진, 2020.10.14) ⓒ신화·AP

최근 중국경제의 상황을 놓고 논쟁이 뜨겁다. 지난 9일 중국국가통계국이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대비 0.3% 하락했다고 발표하면서 중국경제가 디플레이션 국면으로 접어드는 것이 아니냐는 논쟁이다. 생산자물가지수(PPI)도 전년 동월 대비 4.4% 낮아져 지난해 10월 이후 10개월 연속 하락하고 있고 중국의 2분기 성장률이 예상치를 하회하는 등 코로나 봉쇄 해제 이후 기대보다 경기회복이 강력하지 못하다는 것을 고려하면 저성장과 디플레이션의 공포도 어찌 보면 당연한 듯 보인다.

사실 생산가능인구의 감소와 부동산버블, 지방정부와 기업의 고부채, 미국의 경제 제재로 인한 첨단산업의 부진 등은 소위 피크차이나, 즉 중국경제의 고도성장이 끝났다는 평가를 불러일으켜 왔다. 최근에는 많은 전문가들이 플라자합의 이후 디플레이션과 저성장을 겪은 일본의 ‘잃어버린 30년’을 얘기하며 비슷한 경로를 걷는 중국경제의 암울한 미래를 점치고 있다.

이러한 중국경제의 부진과 관련해서 서방의 경제학자들은 중국정부가 시장경제에 대한 이해를 통해 올바른 정책을 펼치지 않는다면 영영 미국을 따라잡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정부실패가 인구감소와 더불어 중국경제의 한계를 드러내는 중요한 원인이 되리라는 것이다. 다른 국가들과 상이했던 무리한 제로 코로나 정책과, 알리바바 창업자인 마윈의 정부비판에 대한 중국정부의 탄압 등에서 보듯이 지나치게 경직적이고 통제적인 사회경제 정책으로는 민간의 자율과 창의를 기반으로 하는 미국경제를 추월할 수 없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최근의 디플레이션도 중국인들이 막대한 자금을 예금으로 은행에 예치해놓고 소비하지 않기 때문인데 이는 근본적으로 사유재산 보호와 관련된 불확실성이 경제를 짓누르고 있는 것에 기인한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시장의 힘을 거스르는 국가의 통제가 경제를 망친다는 어찌 보면 아주 전형적인 논리이다. 중국식 현대화나 쌍순환, 공동부유 등 그들만의 경제정책 노선을 펼치고 있는 것에 대한 가차없는 비판이다.

중국경제 부진에 경직적이고 통제적 정책 지적한 서방
그러나 미국도 시장을 거스르는 대중국 봉쇄정책 실시
기업도 저항하는 중국봉쇄, 한국경제 방향 예측도 쉽지 않아


하지만 미국도 시장의 힘을 거스르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대중국 봉쇄정책이 그것이다. 지난 9일 미국은 인공지능·반도체·양자컴퓨팅 등 첨단기술 분야에 한해 중국에 대한 투자를 제한하는 행정명령을 발표하였다. 반도체 및 반도체 제조장비 수출규제 등에 이은 또 다른 대중국 경제 제재다. 비록 미국 정부가 대중 견제에 있어, 핵심분야로 좁히되 강도는 높인다는 이른바 ‘마당은 좁게, 담장은 높게’(Small Yard and High Fence) 전략을 견지하고 디커플링(De-Coupling)이 아닌 디리스킹(De-Risking)이라고 주장하고 있기는 하지만 프렌드쇼어링을 언급하는 등 민간기업과 동맹국의 참여를 종용하며 중국을 전방위적으로 압박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5월 21일 히로시마 G7 정상회의장인 그랜드프린스호텔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한미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3.05.21. ⓒ뉴시스

그런데 미국의 이러한 대중국 봉쇄정책이 실패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 원인은 바로 복잡해진 세계의 공급망과 시장의 힘이다. 현상적으로는 미국과 중국의 교역량이 줄어드는 등 정책이 효과가 있어 보이지만 중국 이외 국가로의 미국의 수입선 다변화는 이들 국가와 중국의 교역 증가를 가져옴으로써 실질적으로 중국의 영향력을 제한하지는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예를 들어 중국봉쇄의 반대급부로 동남아시아나 멕시코의 대미수출이 증가함에 따라 이들 국가에 대한 중국의 중간재 수출은 급격하게 증가하였다.

여기에 지난 수십 년 동안의 세계화의 결과로 기업들이 누려왔던 비용절감과 효율성 증가의 이점을 언제든 다시 누리고자 하는 힘이 중국 봉쇄에 저항하는 힘으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이 중간재의 유일한 혹은 가장 저렴한 공급자인 한 복잡한 글로벌 공급망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변화시키기는 쉽지 않다. 시장의 힘이 미국의 중국 봉쇄정책의 장애물이 되고 있는 것이다.

미국과 중국이 시장의 힘에 맞서 자신들의 이해를 관철시킬 수 있을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한국정부의 최적 정책은 무엇일지, 예측과 대응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기사 원소스 보기

기사 리뷰 보기

관련 기사

기사 원소스 보기

기사 리뷰 보기

관련 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