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인 오는 15일 서울시청을 폭파하겠다는 협박성 이메일이 일본에서 국내로 발송됐다. 경찰은 수사에 착수해 메일 발송자를 추적하고 있다.
14일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전날 오후 국내 언론사와 서울시청 공무원, 서울 경찰 등에 "서울시청 내 여러 곳에 고성능 폭탄을 설치했다. 폭파 시간은 8월15일 오후 3시34분"이라는 내용의 이메일이 발송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영어·일본어·한국어가 섞여 쓰인 해당 이메일엔 "[중요] 서울시청의 몇몇 장소에 폭탄이 설치돼 있다. 특히 화장실에 폭탄을 설치했으니 꼼꼼히 찾아야 할 것"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메일 발송자는 가라사와 다카히로(唐澤貴洋)로 기재돼 있다. 그는 실제 일본에서 활동 중인 변호사로, 메일엔 그가 소속된 법률 사무소 주소와 연락처도 적혀 있었다.
현재 경찰은 해당 메일의 내용이나 형식 등을 감안했을 때, 지난 7일과 9일 국내에 협박 메일을 보낸 인물과 동일 인물의 소행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앞서 지난 7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겨냥한 테러 협박이, 9일엔 '국립중앙박물관, 남산타워, 일본대사관과 일본인 학교에 폭발물을 설치하겠다'는 취지의 협박이 담긴 이메일을 받았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다.
이중 먼저 온 메일은 일본에 실존하는 법률사무소 명의였고, 다음 것은 일본 총무성 명의였다. 일본에서는 최근 변호사나 법률사무소 계정을 도용해 이메일을 보내는 수법의 피싱 범죄가 성행하고 있다.
경찰은 용의자의 신원을 확인하고 신병을 확보하기 위해 일본 측에 공조 수사를 요청한 상태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이날 정례기자간담회에서 협박 이메일 대해 "일본 소재 IP에서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라며, "지난 8일 최초 신고 접수 후에 (일본 측에) 국제 공조 요청을 하는 등, 현재 수사 진행중"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경찰과 서울시는 이날 오전 서울시 청사를 수색했지만 폭발물을 발견하진 못했다. 서울시는 15일 청사 출입 보안을 강화하고 경계근무에 힘을 쏟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