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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볼썽 사나운 정쟁 그만두고, 잼버리 총체적 평가 나와야 한다

준비 부족과 운영 미숙으로 국제적 망신을 부른 세계 잼버리 행사가 일단락됐다. 재앙이 된 행사를 수습하기 위해 애쓴 이들의 공로는 당연히 존중받아야겠지만 이번 사태에 대한 총체적 평가는 별도로 나와야 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14일 "잼버리를 무난하게 마무리함으로써 국가 브랜드 이미지를 지켰다"고 말했는데, 그렇게 생각할 국민들은 없을 것이다. 더구나 제대로 된 평가를 앞두고 국정책임자가 이렇게 나오는 건 자신의 책임만은 피하겠다는 뜻으로 들린다.

지금까지 제기된 문제들은 몇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우선 새만금 간척지에서 잼버리를 열겠다는 발상의 문제다. 대규모 국제행사를 끌어들여 SOC개발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노린 것인데, 이런 구상이 과연 적절했는가를 짚어야 한다. 지금 유치전이 뜨거운 부산 엑스포를 포함해 이런 사고는 전국적으로 만연해 있다. 그러나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이나 2018년의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드러난 것처럼 대형 국제행사를 끼고 지역경제 부흥을 꾀한다는 건 득보다 실이 많았다.

컨트롤타워가 마련되지 않은 점도 따져야 한다. 중앙정부는 지역으로 떠밀고, 지역은 권한 부족을 핑계대고, 이를 조정할 조직위원회는 옥상옥의 구조였다면 일이 잘 되는 게 오히려 비정상일 것이다. 정부는 올해 2월 이상민 행안부 장관, 박보균 문체부 장관, 강태선 한국스카우트연맹 총재를 공동조직위원장으로 추가 임명했는데, 그 결과 조직위원장만 5명이 되는 기형적 상황이 만들어졌다. 관련 정책을 조정하는 정부지원위원회도 거의 작동하지 못했다.

전북도를 비롯한 집행 단위의 부실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지방정부 조직의 무능과 무책임은 물론, 대규모 사업에 '입을 대는' 풀뿌리형 부패도 적지 않았을 것이다. 무엇이든 검찰과 경찰을 동원해 처벌로 끌고 가는 건 윤 정부의 특기이니 이 지점에 힘이 실릴 가능성은 충분하다.

위로 갈수록 정책과 방향의 문제가 되고 아래로 갈수록 징계와 처벌이 주가 될 수 있다. 유의할 것은 구체적인 비위나 과실에 못지 않게 정책과 방향을 되짚어보는 게 중요하다는 점이다. 건수 올리기 식 감사나 수사만큼이나 정책과 구조를 들여다보는 진지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나는 잘했는데 너는 못했다는 볼썽 사나운 정쟁은 그만둬야 한다. 이번 사태에 대한 제대로 된 평가는 반면교사가 되어 우리 사회의 진보에 기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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