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광복절에 나타난 극우 선동가 윤 대통령

윤석열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를 반공 웅변대회로 돌변시켜 버렸다. 정부를 비판하는 이들을 향해 ‘공산전체주의’ 맹목적 추종자라고 비난하며 반국가세력이라 칭했다. 일제의 강점에서 벗어난 날을 기념하며 통합의 메시지를 내던 광복절은 없어지고 대결과 공격만이 남았다.

윤 대통령은 15일 이화여대 대강당에서 열린 제78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공산전체주의를 맹종하며 조작 선동으로 여론을 왜곡하고 사회를 교란하는 반국가세력들이 여전히 활개치고 있다”고 했다. 또 “공산전체주의 세력이 민주주의 운동가, 인권 운동가, 진보주의 행동가로 위장하고 허위 선동과 야비하고 패륜적인 공작을 일삼아왔다”고도 했다. 무슨 1950년대 반공대회에서나 들을 법한 괴이한 발언이었다.

도대체 ‘공산전체주의 세력’은 누굴 지칭하는가. 윤 대통령이 바라보는 우리 나라는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려는 자신과 그에 도전하는 반국가세력 둘로 나뉘는 것인가. 이같은 인식은 처음 등장한 게 아니다. 지난해 10월 국민의힘 원외당협위원장 간담회에서 “적대적 반국가 세력과는 협치가 불가능하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고, 올해 6월 자유총연맹 행사에서는 전 정권을 겨냥해 “반국가 세력들이 유엔사를 해체하는 종전선언을 노래 부르고 다녔다”고 말하기도 했다. 야당과 시민사회를 오직 ‘척결’의 대상으로 삼겠다는 인식을 노골적으로 내보이는 윤 대통령에게 토론과 협상이라는 정상적인 정치는 기대할 수가 없다.

윤 대통령의 경축사는 ‘광복 78주년’보다 ‘정전 70주년’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일본의 과거 제국주의 과오에 대한 성찰을 촉구하는 메시지는 일절 없었다. 최근 국제사회의 문제가 되고 있는 오염수 방류 관련 언급도 없었다. 오히려 우리와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파트너라는 주장만 있었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일본이 유엔사령부에 제공하는 7곳 후방기지의 역할은 북한의 남침을 차단하는 최대 억제 요인”이라고 말한 대목이다. 일본의 유엔사 기지가 한국 안보에 결정적 역할을 한다는 주장은 역대 대통령 누구도 말한 적 없는 내용이다. 윤 대통령의 경축사로 보자면 오직 한미일 동맹을 위해 일본의 과거 잘못은 묻고, 현재 잘못은 모른 척하자는 것이다.

윤 대통령의 발언 시간은 15분 가량이었다. 국민들을 향해 마치 화가난 사람처럼 전투적 언어를 동원하며 국민 분열을 조장하는 내용의 선동을 했고, 일본을 향해서는 그 어떤 잘못도 모른 체하며 파트너가 되자고 손내미는 러브콜을 보냈다. 혹여 윤 대통령이 광복절을 반공절이나 한미일동맹절로 바꾸고 싶은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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