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원주시 소재 국립공원 치악산을 배경으로 한 호러 영화 ‘치악산’과 관련해 원주시와 영화 제작사 간에 분쟁이 발생했다. 원주시는 영화 제목 교체 등을 요구하고 있으나, 제작자는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25일 제작사 도호엔터테인먼트는 영화 '치악산'과 관련해 지난 23~24일 원주시청을 찾아 시청 관계자들과 면담을 했다며, 양측 협의 내용과 제작사 측 입장에 대해 밝혔다.
영화 '치악산' 개봉 소식이 전해진 이후, 호러영화라는 점 때문에 지역 명소이자 국립공원인 치악산의 이미지에 타격이 있는 게 아니냐는 언론 보도가 있었다. 또 극중에서 등장하는 연쇄 토막살인 괴담이 '치악산 괴담'으로 명명돼 있는데, 이것이 실제 사건인 것처럼 오인되는데 대해서도 우려가 나왔다.
관련해 제작사 측은 원주시가 △ 제목 변경 △ 영화 속 대사의 ‘치악산’ 등장 부분 삭제 또는 묵음 처리 △ 영화 본편 내에 허구의 내용을 가공하였음을 고지 △ 온라인에서 논란이 된 감독이 만든 콘셉트 아트 시안 완전 삭제 등을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치악산' 제작사 측은 원주시 측 요구들에 대해 각각 입장을 전했다. 우선 '제목 변경'과 '극중 치악산 언급 대사 삭제 또는 묵음 처리'에 대해선 "그렇게 된다면 영화를 처음부터 다시 촬영해야 할 정도로 이야기의 연결이 맞지 않는다"며 거부 의사를 보였다. 이들은 "주요 출연 배우 중 한 명이 군복무 중인 관계로 재촬영 역시 불가하다"라고 덧붙였다.
또 '영화 내용이 허구임을 고지하는 것'과 관련해선, "영화에서 언급되거나 묘사된 인물, 지명, 회사 및 단체 그 외 일체의 명칭 그리고 사건과 에피소드 등은 모두 허구적으로 창작된 것이며 만일 실제와 같은 경우가 있더라도 이는 우연에 의한 것임을 밝힙니다"라는 문구가 엔딩 크레딧 부분에 나온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원주시측 요구를 수용해 "더 많은 관객들에게 이 문구가 노출될 수 있도록 본편 상영 직후 바로 등장하도록 재편집을 고려하겠다"는 입장을 표했다.
최근 감독이 개인 SNS 계정에 게시했던 잔혹한 분위기의 콘셉트 아트 시안이 공식 포스터로 오인돼 논란이 인 것, 또 해당 이미지 삭제 요구에 대해선 "유감을 표한다"며 "(해당 이미지는) 오해가 커지기 전 삭제 조치를 취했다"고 답했다. 이어 "온라인상에 퍼지고 있는 해당 포스터 이미지에 대해선 디지털 장의사 업체에 의뢰하여 삭제 처리할 수 있는 방향으로 해결하겠다"고 덧붙였다.
제작사 측은 원주시 측이 "토막난 사체가 포스터에 등장할 정도로 치악산을 배경으로 한 영화가 잔혹하고 폭력적일 것이라는 오해를 하고 있었다"라며, "심의 과정에서 '15세 이상 관람가' 평가를 받은 점을 설명했고, 원주시 관계자와 지역 주민들을 위한 단체 시사회를 통해 오해를 해소하자고 제안했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해당 영화로 인해 "원주시와 지역주민분들에게 최대한 피해가 가지 않도록 심혈을 기울이고 있으며, 결코 피해가 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강조했다.
다음 달 13일 개봉하는 '치악산'은 40년 전 의문의 토막 시체가 발견된 치악산에 산악바이크 동아리 '산가자' 멤버들이 방문하며 벌어지는 기이한 일들을 그린 리얼리티 호러 영화다. 배우 윤균상, 김예원, 연제욱, 배그린, 이태환, 배유람 등이 출연한다.
영화 속에선 1980년대 치악산에서 18도막 난 시신이 여러구 발견됐다는 내용이 '치악산 괴담' 이란 이름으로 등장한다. 이 괴담은 실존하는 것이 아니라는 게 원주시와 해당 지역 경찰의 설명이다. 하지만 제작사는 홍보 자료에 "대한민국 3대 미스터리" 등의 표현을 써가며 실제인 것처럼 묘사해 취재진이나 누리꾼들을 의아하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