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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긴축재정 짠다면서 왜 특활비는 늘리나

경기가 좋지 않은데다 감세 정책을 펼친 바람에 세수가 부족해졌으니 예산을 짤 돈도 모자라는 게 당연지사다. 정부가 내년도에 긴축예산을 편성하겠다고 발표한 배경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명분은 꼭 지난 정부에서 구한다. 재정 만능주의에 빠진 예산 정책을 바꿔 건전재정으로 돌리겠다는 말이 그렇다. 어쨌거나 긴축재정을 천명했으면 말의 앞뒤가 같아야 하고 실제로도 그런 예산을 내놓아야 옳다.

그런데 한국일보 보도에 따르면 이 와중에도 특수활동비(특활비)는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특활비를 쓰는 기관 가운데 예산이 깎인 곳은 1곳에 불과했고 국가정보원과 국방부 정보보안비는 오히려 크게 증가했다는 것이다. 국정원 예산 가운데 안보비는 8,946억 원으로 올해 대비 4.9%가 증가했고, 국방부 몫 정보보안비는 1,351억 원으로 무려 14.1%나 뛰었다. 지금까지 정부는 지출을 구조조정 하겠다면서 특활비 감액을 공언해 왔다. 말의 앞뒤가 안 맞는 예산이다.

게다가 정부의 특활비 감축 발표가 눈 가리고 아웅 격이라는 비판도 이어진다. '법무부, 과기부가 배정받은 정보보안비를 더하면 전체 특활비는 늘어나기 때문'이라는 게 같은 보도의 지적이다.

물가는 점점 오르고 민생도 나빠져 적극적인 예산 사용이 필요할 때, '이념 예산'에 갇혀 재정 대응에는 갈팡질팡하는 반면 사정기관의 주머니는 살뜰히 챙겨주고 있는 꼴이니 국민의 지탄이 이어질 게 뻔하다. 이런 당연한 지적에 또 대통령실이 어떻게 나올지도 걱정이다. '공산전체주의' 세력에 맞선 사정당국의 활동을 지원하겠다는데 무슨 문제냐는 투로 나오지 않을까 봐서다.

특히 지금은 윤 대통령의 서울중앙지검장 시절 특활비 문제가 쟁점으로 떠오른 상태다. 각각 두 번의 설·추석 명절을 앞두고 불투명하게 집행된 것만 2억 5천만원으로 알려진다. 국민세금이 개인의 쌈짓돈으로 쓰이지 않도록 하는 대책과 개혁은 온데간데없이 증액을 추진한다는 것, 참으로 후안무치한 일이 아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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