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의 증가, 감소, 평균연령 변화에 대응하는 세계

세계 인구 ⓒ사진=뉴시스

편집자주

2022년 11월 중순에 세계 인구가 80억 명을 돌파했다. 선사시대부터 세계 인구가 10억 명에 도달하는 데는 약 30만 년이 걸렸는데, 80억 명에 도달하는 데는 불과 220년이 걸린 것이다. 속도는 줄었지만 세계 인구는 여전히 증가하고 있다. 성장 둔화는 더 많은 국가의 출산율 감소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지역과 국가에 따라 향후 인구 추세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한 국가의 인구 증가는 사회경제적 성장, 환경 보호, 건강증진, 삶의 질 및 사회 안정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 인구 변동에 대처하기 위해 나라마다 각기 다른 유연한 접근이 필요함을 강조하는 카운터펀치의 기사를 소개한다. 

원문:  How Countries Prepare for Population Growth and Decline


2023년 초 인도는 1959~1961년 대기근 이후 처음으로 인구가 감소한 중국을 제치고 세계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국가가 됐다. 현재 중국 인구가 14억 명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2022년 인구가 85만 명 감소한 것이 미미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2100년까지 8억 명이 될 수 있다는 유엔의 전망처럼 중국 인구가 지속적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한 국가의 인구는 이민, 사망, 출생으로 인해 변동한다. 중국은 1980년부터 2015년까지 시행된 한 자녀 정책과 그로 인한 성비 불균형 때문에 출산율이 낮아졌다. 지금은 중국이 낙태를 금지하는 등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을 정도이다.

1700년대에 나온 맬서스의 인구증가모델은 기근, 질병, 분쟁과 같은 불가피한 문제 때문에 감소할 때까지 인구는 자원 가용성을 앞지르며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고 주장했다. 1960년대 초반 전 세계 인구가 폭증하던 시기에는 이런 우려가 컸다. 그러나 현재는 전 세계적으로 인구증가율이 급격히 둔화됐고, 중국을 비롯한 많은 국가에서 이미 자연 감소가 진행되고 있다.

의학지 랜싯에 발표된 2020년의 한 연구는 지금의 추세대로라면 2100년까지 20여 개국에서 인구가 절반으로 감소할 것이라고 했고, 퓨리서치센터는 2100년까지 무려 90개국의 인구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으며, 인구이주전문센터(CEPAM)는 전 세계 인구가 2070~2080년경 98억 명으로 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측했다.

인구감소와 고령화에 대한 두려움이 여러 국가와 경제학자 사이에서 커지고 있다. 연금과 사회복지 지출 증가는 줄어든 노동인구에 부담을 줄 것이고, 젊은 인구의 감소는 경제성장과 혁신이 둔화로 이어질 것이다. 또 병역의무를 이행할 인구가 줄어 국가의 세계적 영향력이 감소할 수도 있다.

출산율과 출생률을 측정하는 지표는 많지만 가장 일반적인 지표는 한 여성이 평생 낳을 자녀 수를 측정하는 합계출산율(TFR)이다. 그런데 합계출산율이 대체출산율 2.1을 달성하는 것이 쉽지 않다.(대체 출산율은 한 국가가 현재의 인구 규모를 장기적으로 유지하는 데 필요한 출산율의 수준을 의미한다. 보통 2.1에 도달하면 인구가 유지되고 2.1보다 낮으면 저출산국가로 분류된다.)

전 세계 출산율의 감소 원인으로는 사회 및 문화적 변화, 가족계획, 피임의 확산, 영아사망률의 감소, 육아비용 증가, 도시화, 교육 및 경력 추구로 인한 결혼과 출산의 지연, 사회복지시스템으로 인한 가족에 대한 의존 감소 등이 있다.

인구 감소의 대표적인 사례는 2008년 1억 2천800만 명으로 정점을 찍은 후 인구가 1억 2천300만 명 이하로 줄어든 일본이다. 21세기 말이면 일본 인구가 7천200만 명으로 감소하고 낮은 출산율, 고령화(인구의 약 30%가 65세 이상), 제한된 이민으로 인해 인구감소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늦추기 위해 일본은 이민법을 바꾸고, 정부 후원으로 스피드 데이트를 실시하기도 한다.

그런데 놀랍게도 2022년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합계출산율이 현재 중국과 한국보다 높다. 한국은 2006년부터 국공립 어린이집, 무상 보육, 보육 지원 등에 2천억 원을 투자해 합계출산율을 높였음에도 0.78로 여전히 세계 최저다. 한국은 직원 1만명당 1천개로 세계 2위인 일본보다 로봇이 2배 이상 많은데도 이민 개혁을 단행하기도 했다.

유럽은 인구를 늘리기 위해 수십 년 동안 노력해왔다. 예를 들어 루마니아는 1966년에 낙태를 불법화하고 특정 상황이 아니면 피임을 금지했다. 그 결과 불법 낙태가 증가했고, 1980년대 루마니아는 유럽에서 산모 사망률이 가장 높았다. 1980년대 후반까지 루마니아의 합계출산율은 2.3으로 안정세를 보였지만, 1990년대에 접어들면서 급락했고 그 추세는 2007년 루마니아의 유럽연합 가입 이후 지속된 이민을 통한 인구 유출과 함께 지속됐다.

다른 동유럽 국가도 이와 유사한 합계출산율의 감소와 이민을 경험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서유럽 국가들은 2000년 이후 인구가 소폭 증가했지만, 이는 대부분 이민 때문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탈리아와 같은 국가에서는 인구가 감소하고 있고, 정부는 소도시를 다시 채우기 위해 외국인에게 1유로만 내면 집을 제공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은 대부분의 유럽 국가보다 평균 연령이 낮으며 2000년대에 들어 합계출산율이 반등했다. 하지만 2008년 경기 침체 이후 합계출산율이 다시 하락했고 지금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이민이 이런 문제를 완화했지만, 유럽에서와 마찬가지로 이민이 점점 더 큰 정치적 이슈가 됐고, 미국의 인구 증가율은 상당히 둔화됐다. 출산율을 높이기 위한 공식적인 국내정책이 없지만 미국은 해외에서 가족계획을 지원하고 있다. 한편 1984년 이래 정권을 주고받은 민주당과 공화당은 정부 지원금을 받기 위해 외국 NGO가 가족계획의 한 방법으로 낙태를 시행하거나 적극적으로 홍보하지 않도록 요구하는 ‘멕시코시티 정책’의 시행과 철회를 반복하고 있다.

러시아의 합계출산율은 소련 붕괴 이후 급격히 하락해 1999년에 1.16으로 최저치를 기록했고 인구 감소를 초래했다. 그러나 여러 정부 조치로 러시아의 합계출산율은 2014년 1.8로 반등했다가 다시 하락했다. 러시아는 2020년 출산율 1.7을 목표로 자녀가 2명 이상인 부모에게 지급하는 수당을 늘렸다. 러시아는 인구를 더욱 안정시키기 위해 이민과 우크라이나 일부 지역의 합병에도 의존하고 있다.

이란의 출산율 정책은 지난 수십 년 동안 변동이 있었다. 1950년대에는 산아제한 정책을 시행하다가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이를 폐지 했지만, 경제적 압박을 완화하기 위해 1980년대 후반에 이를 다시 도입했다. 한때 성공 사례로 꼽히던 이란의 합계출산율은 2012년 1.6으로 예상보다 빠르게 하락했고, 그해 정부는 피임, 낙태, 정관 수술에 대한 접근을 제한해 출산율을 높이려는 노력을 시작했다.

인도는 현재 세계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국가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지만, 합계출산율은 대체출산율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도 인구는 글로벌 사우스에서 점점 더 보편화되고 있는 인구학적 특징인 젊은 인구의 증가에 힘입어 계속 증가할 것이다. 인도의 인구는 2016년대부터 감소하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해외 취업기회 촉진 등을 통해 젊은 인구를 관리하고 있다.

많은 노동인구를 활용하지 않을 때 나타나는 문제는 경제적 잠재력이 실현되지 못하는 것을 훨씬 뛰어넘는다. 경제적 전망이 없으면 젊은층이 많은 국가에서는 심각한 사회적, 정치적 격변이 일어날 수 있다. 인도의 이웃나라 파키스탄은 자원, 인프라, 교육, 의료 시스템에 대한 부담 가중을 피하기 위해 인구 증가를 줄이려고 노력하고 있다.

아프리카의 많은 국가가 파키스탄과 비슷한 우려를 하고 있다. 아프가니스탄을 제외한 합계출산율이 가장 높은 상위 20개국이 모두 아프리카에 있다. 나이지리아의 인구는 현재 2억 1천300만 명에서 2100년 5억5천만 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족계획이 최근 몇 년 동안 아프리카 전역에서 성장둔화에 도움이 되었지만, 2020년과 2100년 사이에 전 세계 신생아의 절반이 아프리카에서 태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와 대조적으로 독일, 체코, 헝가리 등 출산장려 정책이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둔 국가의 경험에 따르면 직접적인 재정적 지원, 세금 감면, 저렴한 혹은 무료인 보육시설, 관대한 출산과 육아 휴직, 주택 지원, 일과 삶의 균형을 위한 보다 유연한 접근 방식이 출산율 감소를 막는 데 성공했다.

과거에는 성평등이 출산율 증가의 장애물로 자주 거론됐지만, 이제는 더 이상 그렇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1980년 미국에서는 고학력 여성의 출산율이 가장 낮았지만 2019년에는 그렇지 않았다. 또한 몽골의 합계출산율은 1974년 7.3에서 2005년 2이하로 감소했다. 그러나 몽골 여성의 교육수준이 향상되고 전통적으로 남성 지배적이었던 분야에서 여성의 진출이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2019년 몽골의 출산율은 약 3으로 증가했다. 그런데 몽골의 인구 붐으로 인해 학교 과밀화, 공해, 주택 부족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인구의 증가와 감소 및 안정화에 대한 유연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이 부각되는 지점이다.

유럽의 중위 연령은 44.4세, 아프리카의 중위 연령은 약 19세다. 금세기에는 세계 각 곳에서 인구 변동에 대처하기 위해 각기 다른 조치가 필요할 것이다. 부유해지기 전에 늙을 것이라는 인식은 중국에만 국한되지 않으며, 이런 국가들은 고령화 사회에 대처하기 위한 자체적인 방법을 개발할 것이다. 강압적이지 않으면서도 자녀를 양육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장기적이고 지속가능한 인구 관리 접근법을 모색하는 것이 우선시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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