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7월까지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집주인 대신 갚아준 전세보증금 중 실제 회수한 비율은 15%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국민의힘 김학용 의원실이 HUG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7월 발생한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사고는 2조2.637억원(9,994건) 규모로 이중 HUG가 집주인을 대신해 갚아 준 전세보증금은 1조6,512억원(72.9%)에 달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회수액은 2,442억원(14.7%)에 그쳤다.
보증사고 건수와 규모는 매년 커지는 추세다. 2018년 583억원 수준이던 HUG 대위변제액은 ▲2019년 2,837억원 ▲2020년 4,415억원 ▲2021년 5,041억원 ▲2022년 9,241억원이다.
대위변제액 회수율도 감소 매년 급감하고 있다. 2019년 58%까지 늘었던 회수율은 2020년 50%, 2021년 42%, 2022년 24%로 하락했다. 올해는 7월까지 14.7% 수준이다.
특히 수도권(서울·경기·인천)의 경우 대위변제액이 전체 90.6%(1조4,966억원)에 달했지만, 정작 회수율은 11%로 타지역에 비해 현저히 낮았다.
인천은 HUG의 대위변제액 4,545억원 가운데 회수액이 283억원(6%)에 그쳤다. 서울도 4,888억원 중 606억원으로 회수율이 12% 수준이다. 경기는 5,533억원 중 851억원(15%)만 회수됐다.
임차인 연령별 회수율을 살펴보면 젊을수록 회수율도 낮았다. 40대 이상 임차인은 평균 27%의 회수율을 보였지만, 30대는 12%, 20대는 4%의 회수율을 보였다. 전세사기 등으로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보증 사고 피해자가 사회초년생인 20∼30대에 집중된 탓이다.
이처럼 보증 사고가 급증하고, 회수율이 낮아지면서 HUG의 재정건전성도 나빠지고 있다. 지난 6월 기준 HUG의 지급여력비율(보험금을 제때 지급할 수 있는지 평가하는 지표)은 212%로, 2020년 532%의 절반 수준도 미치지 못한다.
여기에 전세금 보증보험에 가입한 주택 중 통상 보증사고 발생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되는 부채비율 90% 초과 주택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22.4%, 2021년 26.3%, 2022년 24.0%였다.
김학용 의원은 "보증사고 급증으로 HUG의 대위변제액도 크게 늘어 재정건전성에 빨간불이 들어오고 있다"며 "정부 출자 및 보증 배수를 늘리는 방안으로 급한 불은 껐지만, HUG 역시 회수율을 높이기 위한 자구 노력이 수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