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벗 칼럼] 출산 전후의 체중, 얼마나 어떻게 바뀔까

여성에게 임신과 출산은 아주 큰 경험이자 인생의 변곡점입니다. 그 변화 중 하나의 큰 꼭지가 체중인데요.

"출산이 6개월이 지났는데 4kg밖에 안 빠졌어요"
"애가 곧 돌이에요. 아직 임신 이전 몸무게가 2kg 남았는데, 이게 아무리 해도 안 빠져요"

막 출산한 여성분들은 육아에 대한 압박, 산후조리만큼 체중에 대한 생각과 고민이 많으신 거 같습니다. 오늘은 그 체중의 변화에 대한 숫자로 얘기 드려보려고 합니다.


임신을 하면 체중이 증가하기 시작합니다. 신기한 것은 아이는 엄마 배에서 다 커도 3~4kg 정도인데, 엄마는 출산 전 최소 10kg 정도의 체중 증가를 경험하게 됩니다. 이것은 매우 의아한 일이자 인체의 신비입니다. 체중 증가는 모두 아이가 살만한 공간을 엄마 배에 만들기 위해, 그리고 엄마도 건강을 해치지 않기 위해 일어나는 일이기 때문에 신비라고 표현했습니다. 일단 출산 전까지 지방이 3~4kg가량 증가합니다. 지방이 많아지면 충격 등으로부터 내장 및 자궁을 보호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태반과 양수의 무게가 또 1~2kg 정도 늡니다. 태반은 아이가 영양분을 공급받는 통로이고, 양수는 태아를 보호하면서 태아 발달에 영향을 미칩니다. 엄마와 아이의 건강을 위해 자궁이 커지면서 또 1kg 정도가 늘고, 혈류 및 체액량이 3kg가량 증가해요. 이렇게만 해도 아이 몸무게를 빼고 8~10kg이 증가하는 체중의 변화가 생기는 것입니다. 합치면 11~15kg 정도가 증가하네요.

그래서 출산 후 체중 관리를 위해 임신 중 살이 찌는 것을 조심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하지만 위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산모와 아이가 건강하기 위해서 체중이 증가하는 인체의 신비이기 때문에 자제하는 것은 건강을 해칠 수 있습니다. 평균 범위 이쪽저쪽 정도라면 자제하기보다는 인정하는 쪽이 좋습니다.

이제 반대로 출산 후 몸무게 변화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일단 출산을 하는 순간, 아이의 몸무게+양수, 태반, 혈액의 무게로 대략 5~6kg가량이 감소합니다. 그 다음 3주간은 수분(부종)이나 자궁 크기의 감소로 또 3~4kg 정도가 감소합니다.

이렇게 생각하면 남아있는 것은 몸 안에 지방 3~4kg가량이 전부여야 하는데, 어떻게 된 일인지 상담을 해보면 그 두 배는 남아있는 경우를 많이 접하게 됩니다.

그 이유는 대부분 스트레스 때문입니다. 분만의 스트레스, 육아 스트레스, 수면 부족 등으로 생활 전반에 여러 가지 변화를 느끼면서 식욕이 증가하는데, 육아 덕분에 또 일정하지 못한 식습관을 갖게 됩니다. 또한 우리 인체는 항상성이라는 게 있어서 체중이 수개월가량 증가했었기 때문에 갑자기 8~10kg이 감량하게 되면 그것을 다시 찾으려고 노력할 것입니다.

그래서 출산 후 체중의 수복은 첫째로 3주간 수분이나 오로의 배출이 제대로 일어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둘째로는 위에서 말씀드린 스트레스 원인을 줄여주고, 여성이 산후조리를 하고 나서 일상생활을 영위할 만한 환경을 빠르게 만들어주는 것이 필요합니다.그 후에야 모유 수유를 통해 칼로리 소모를 높이는 것, 산후 6개월 전후로 운동을 해서 지방세포를 감소하고 줄이는 것이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출산 후 체중 증가는 일반적인 비만과는 다르기 때문에 산모의 건강을 해칠 수 있는 단식이나 저탄고지와 같은 방식의 무리한 다이어트는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한의학에서는 출산 후 초기 수분의 배출이나 산후조리를 돕는 방식, 모유의 원활한 생산을 도와 모유 수유가 적시적기에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방식, 산후 3~6개월이 지나 지방의 분해를 돕는 방식 등 환자 상태에 따른 처방이 가능합니다. 상기한 것처럼 출산 후 체중 관리는 일반적인 다이어트와 다르기 때문에 한의사 등 전문인과 상의 후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