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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감사원 고위직, 공공기관·대기업·로펌 재취업률 100%...직무 관련성 있어도 ‘OK’

“공직 경력 악용해 사기업 방패막이” 비판...퇴직연금에 역대 연봉까지 이중수급 우려

감사원 (자료사진) ⓒ뉴스1

최근 5년간 감사원 퇴직자 전원이 정부의 승인을 얻어 대기업, 공공기관, 대형 로펌 등에 재취업한 사실이 드러났다. 대부분 퇴직일로부터 재취업까지 두 달이 채 걸리지 않았고, 대놓고 유관기관에 취업한 경우도 허다했다.

1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실이 감사원으로부터 받아 공개한 지난 2019년부터 올해 9월까지 ‘감사원 퇴직자 재취업 현황’에 따르면, 총 61명이 정부 공직자윤리위원회에 취업 승인 심사를 신청해 전원 ‘취업 가능’ 또는 ‘취업 승인’ 결과를 받았다. 심사 연도별로 살펴보면 ▲2019년 14명 ▲2020년 10명 ▲2021년 14명 ▲2022년 14명이 통과했고, 올해는 9월까지 9명이 통과했다.

취업 기관도 다양했다. 올해 고위감사공무원(1~2급)으로 퇴직한 A 씨는 국가철도공단 상임감사로, B 씨는 KB국민카드 상근감사위원으로 취업이 승인됐다. 4급 퇴직자 C 씨는 대형 로펌 법무법인 ‘세종’ 세무사로, D 씨는 국방과학연구소 감사실장으로 재취업했다.

감사원의 4급 이상 고위공직 퇴직자 대다수는 공공기관과 대기업 계열사에 재취업하는 경향이 뚜렷했다. 한국철도공사, 한국수력원자력, 한국공항공사, 한국석유공사, 한국부동산원 등 공공기관 재취업을 제한받지 않았고, 삼성증권 주식회사, 삼성생명보험, 현대건설, SK E&S, 네이버파이낸셜 재취업도 승인됐다. 김앤장 법률사무소, 서울대학교병원, 산은캐피탈과 여러 대학교로도 재취업했다.

감사원은 행정기관, 지방자치단체, 교육기관 등의 운영을 상시로 들여다보기 때문에 다른 공직과 비교해 업무가 광범위하다. 특히 감사원 고위직일수록 직무 범위가 더욱 포괄적이고 영향력이 커 재취업 요건이 까다롭게 평가돼야 한다.

사기업 재취업도 마찬가지다. 감사원 퇴직자들이 재취업한 대기업 건설사, 금융기관, 은행, 의약품 제조사 등은 감사원 피감기관으로부터 감시를 받는 곳이다. 경우에 따라 공공기관과 계약을 체결하거나 국고 보조금을 지원받는 기업은 감사원의 감사 대상이 되기도 한다. 정부가 ‘퇴직자 취업 심사 제도’를 도입한 핵심 취지는 공무 중 취득한 인맥과 정보를 활용할 이해충돌 소지를 고려해서다.

감사원의 광범위한 업무범위는 앞서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이 ‘배우자 주식 백지신탁 불복’ 소송에서 패소한 근거로 적용됐다. 지난 9월 12일 서울행정법원 행정8부(부장판사 이정희)는 정부의 주식 백지신탁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유 사무총장이 제기한 소송을 기각하고, 유 사무총장 일가 보유 수십억 원대 주식과 유 사무총장의 직무 관련성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직무수행 과정 중 광범위한 정보를 접할 가능성이 있다고 인정”되는 유 사무총장의 직위를 고려해 주식 처분은 적법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유 사무총장 판결이 나온 뒤인 지난달 22일에도 퇴직 공무원 취업 심사가 진행됐지만, ‘감사원 퇴직자 재취업률 100%’는 깨지지 않았다.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 (자료사진) ⓒ뉴스1

”사기업 방패막이” 된 감사원 고위직들…연봉·연급 이중수급 우려도

현행 공직자윤리법은 ‘공직 퇴직일로부터 3년간 퇴직 전 5년 동안 소속했던 부서 또는 기관의 업무와 밀접한 관련성이 있는 취업 심사 대상기관에 취업하는 것을 제한’하지만, 공직자윤리위의 승인을 받으면 예외라 무용지물이다. 퇴직자 대부분이 퇴직 예정일로부터 한 달 내에 재취업 승인 절차를 마쳤다.

이러한 감사원 출신의 재취업 실태는 조직 직무수행의 공정성과 신뢰도 저하를 동반하다. 감사원 피감기관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기관들이 향후 자신들이 받을 감사·조사에서의 혜택을 기대하며 감사원 출신 인사를 영입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도 피해 갈 수 없다.

하승수 변호사(‘세금도둑잡아라’ 공동대표)는 민중의소리와 통화에서 “재취업하는 기업, 금융권, 대학, 병원 등 모두 감사원 피감기관과 연관된 곳이다. 감사원 출신들이 민간 영역에 가서 피감기관의 조사에 일종의 ‘방패막이’ 역할을 하게 되면 감사원 근무 이력을 악용해 사적 이익을 챙기는 것이고, 직무의 공정성을 해치는 것”이라고 말했다.

공무원 퇴직연금과 연봉 이중수급에 관한 우려도 나온다. 하 변호사는 “공무원 연금제도가 있는 이유는 퇴직 후의 보장이고, 그 틀 안에서 해결해야지 감사원 근무 경력을 이용해 민간 영역에서 고액의 연봉을 받는 건 공직을 사유화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바람직하지 않다”고 꼬집었다.

박주민 의원은 “감사원은 느슨한 퇴직자 재취업 심사로 ‘카르텔’ 의혹을 더욱 키우고 있다”며 “감사원은 직무 범위를 정할 수 없을 정도로 모든 분야와 이해관계가 있기 때문에 보다 엄격하게 퇴직자 재취업 심사를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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