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이스라엘 개전 5일차. “영유아 시신 40구, 일부는 참수 ‘본 적 없는 대학살’”, “하마스, 이스라엘 집단서 민간인 학살한 듯, 이스라엘군 소장 ‘이런 건 살면서 본 적 없다.”(모 일간지)
위 일간지뿐만 아니라 한국의 거의 모든 주요 언론이 하마스 영유아 참수를 보도했다. 한국 언론이야 자체 취재망이 없으니 해외 언론 그중 십중팔구 미영 언론을 번역, 쉽게 말해 ‘베껴서’ 보도한 것이다. 세계유수의의 미영 언론 특히 영국 언론은 아예 이 소식으로 도배하다시피 했다. 이 정도니 한국 언론을 향해 사실관계를 검증했는지를 묻는 것은 너무 가혹한(?) 요구다.
이 엽기적인 대학살에 미국의 대안언론 <그레이존>이 사실 확인에 들어갔다. 그리고 그 최초 발설자를 찾아냈다. 이름은 다비드 벤 지오David Ben Zion, 이 번에 동원된 제71부대 부부대장이라고 한다. 그리고 그의 행적을 추적한 바에 따르면, 2016년 유엔안보리 결의 제2334호에 의거 ‘명백한 국제법 위반’으로서 ‘원천무효’로 선포된 이스라엘의 서안지구 정착촌 건설 과정에서 팔레스타인 원주민에 대한 폭력적 추방을 주장해 온 것도 확인이 되었다. 그리고 올 초 이스라엘의 불법 정착민을 위해 팔레스타인인을 ‘쓸어버려야wipe out’하고 ‘자비를 베풀 일이 없다’고 말한 사실도 마찬가지로 말이다. 그가 이스라엘의 국영방송 아이24(i24) 기자 니콜 제덱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집집마다 다니며 수많은 테러리스트를 사살했어요. 아주 나쁜 놈들이죠. 이 자들이 아기들의 목을 베었어요. 여자들의 목도요. 하지만 우리가 그들보다 더 강하답니다... 이들은 짐승이에요. 이들은 따뜻한 마음이라고는 없는 자들이에요.”
아이24뉴스 영자판은 이렇게 보도했다. “그들[하마스 군인들]이 아기들과 여자들의 목을 베었다고 본사 기자 니콜 제덱에게 제71부대 부부대장 다비드 벤 지온이 말했다.”
몇 시간 뒤 제덱 기자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이렇게 썼다. “군인들이 40명의 아기들과 어린이들이 살해당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군인들이 집집마다 다니면서 더 많은 이스라엘 사상자를 찾고 있기 때문에 정확한 사망자수는 여전히 모른다.”
그러자 이스라엘 네타냐후 총리 대변인이 “영유아babies and toddlers들이 목이 잘린 채로 발견되었다”고 말한다. 그 뒤 미국 대통령 조 바이든이 “아기들이 살해되었다는 애타는 보도”가 있다고 발언했다.
극단주의 시오니스트의 영유아 참수설 입증할 증거도 없이 미국 대통령까지 언급 팔레스타인 피해엔 눈 감고 이스라엘만 추모하는 서방
눈덩이처럼 말이 말을 낳으면서 전세계로 동심원을 그리며 확장되는 중에 영유아 참수설 현지를 취재하던 오렌 지브Oren Ziv라는 기자는 역시 트위터에 이렇게 말한다. “마을의 취재 투어 뒤에 나온 하마스 아기 참수 보도 관련 수많은 질문들을 받은 바 있다. 취재하는 동안 우리는 이와 관련된 어떤 증거도 보지 못했고, 군 대변인이나 지휘관 역시 그런 사건에 대해 언급한 바 없다.”
벤 다비드 치온은 이외에 예루살렘의 알아크사 모스크를 파괴하고 그 자리에 유대교 제3성전을 세워야 하고, 가자지구를 지워버려야 한다고 생각하는 극단적 시오니스트였다. 그의 망상이 지어낸 스토리를 네타냐후측은 자신들의 스폰서, 곧 미국을 전쟁에 더 깊숙이 끌어 들이기 위해 적절히 활용했다. 이 정도는 전쟁을 기획하는 과정에서 흔히 보는 플레이북이라 해야 할까.
그런데 벤 다비드의 의도는 꽤 성공적이었다. 참수가 세계적 이슈가 된 직후 10월 12일 유럽의회가 일제히 테러 희생자를 추모하는 집회를 가졌다. 그런데 웬일인가 싶어 보니, 이스라엘 희생자‘만’ 추도한단다. 그런데 더 많이 죽고 다친 팔레스타인사람들은 추도 안 한단다. 그래서 유럽의회 의원 믹 월러스Mick Wallace 등이 강력히 비판하고 나섰다. 왜 ‘선택적으로’ 슬퍼하냐는 것이다. 그리고 이스라엘 국방장관이 가자지구에 식수, 식량, 연료, 전기를 차단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팔레스타인인들은 ‘인간동물human animals’ 즉 ‘개돼지’인지라 거기에 걸맞게 대우하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과거 나치들이 유대인을 ‘돼지’라고 불렀다. 그 유대인이 팔레스타인들을 두고 개돼지 급의 ‘짐승’이라 부르는 것을 보니 역사는 이렇게 격세유전 하는 것인가 싶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이스라엘을 추모하기 위해 저 자리에 선 유럽집행위 의장 우술라 폰데어 라이엔의 말이다. 폰데어 라이엔은 작년 이렇게 말했다. “러시아의 민간 인프라공격은 특히 전기시설에 대한 공격은 전쟁범죄이다. 겨울은 오는 데 남녀 그리고 어린이들로부터 식수, 전기 및 난방을 차단하는 것은 테러행위 그 자체이다.”
그런데 어제 유럽의회 의장은 이스라엘 희생자‘만’ 추도하는 자리에서 “유럽은 이스라엘과 함께 하겠다”고 했다. 친구가 힘들 때 함께 하는 것이야 말로 참된 우정이니 지켜보는 나도 흐뭇했다. 그런데 그 이스라엘이 바로 유럽연합 집행위 의장이 전쟁범죄요, 테러 그 자체라고 말했던 그 행위를 공공연히 선포하고 실행에 옮기고 있지 않은가. 이 말은 유럽연합이 이스라엘의 전쟁범죄와 테러에 함께 하겠다는 선언으로 이해해도 좋겠다. 즉 이스라엘의 ‘테러’를 지원하면서 하마스의 ‘테러’를 비난하자는 말이다. 이스라엘의 테러는 ‘착한 테러’인 것이다.
2008년부터 2023년 이번 전쟁 전까지 팔레스타인-이스라엘 무력분쟁으로 사망한 숫자는 6,407명 대 308명이다. 이중 집단서방이 유난히 사랑하는 아동만 놓고 보면 팔레스타인쪽이 1,437명, 이스라엘쪽이 25명이다. 대략 60:1의 비율이다. 약 230만 명이 ‘수감’되어 있는 세계 아니 우주 최대의 집단수용소이자 이스라엘 아파르트헤이트 범죄 현장인 가자지구는 특히 어린이 비중이 40%이상이다. 그래서 마찬가지 전쟁범죄인 이스라엘의 무차별 폭격으로 어린이의 사상율이 급증할 것은 자명하다. 그런데도 유럽연합은 이스라엘 어린이 1인을 추모하면서 팔레스타인 어린이 60명을 지웠다. 그러면서 어딜 가든 이들은 입만 열면 인권과 민주주의를 말한다.
이번 영유아 참수조작 사건은 미래의 방향타다. 즉 집단서방은 이제 돌아오기 힘든 집단광기의 길로 접어 들었다. 그 광기는 저 말단 이스라엘의 극단적 시오니스트에서 미국 대통령 바이든까지 이제 자리를 잡았다. 유럽연합은 여기에 조연으로 출연, 자기 역할을 훌륭히 해내었다. 축하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