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김준일의 대전환의 경제학] 새로운 시대의 한미동맹은 효율적일까

한미동맹에 대한 평가

올해는 한미동맹 70주년이다. 1953년 워싱턴에서 한·미간 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한 이후로 70년, 사람으로 치자면 고희가 된 이 긴 역사를 기념하기 위해 여러 곳에서 다양한 행사가 진행되었다. 워싱턴대학교 한국학센터도 지난 10월 6일 ‘10th Annual Korean Peninsula Forum’를 개최하고 한·미동맹의 의미, 도전, 그리고 과제 등을 논의하였다. 이 자리에서 한국은 동맹 이후 원조수혜국에서 공여국으로 변신하는 등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룩하였고 미국의 지역안보 제공이 그 원동력이 되었음이 언급되었다. 비록 최근 미·중 간의 갈등으로 인해 한미동맹이 또 다른 시험대에 올랐음에도 동맹의 미래에 대한 낙관적인 시각도 엿볼 수 있었다. 한 참석자는 40여 년 전 한국민들에게 존재하였던 반미감정이 이제 젊은 세대의 반중감정으로 대체되었음에 주목하기도 하였다. 그렇다면 이 동맹은 우리에게 장밋빛 미래를 보장해줄까.

윤석열 대통령이 메릴랜드주에 위치한 미국 대통령 별장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의를 마친 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3.08.19. ⓒ뉴시스


한미동맹의 효율성

한·미·일 3국 정상은 지난 8월 캠프 데이비드에서 회동하고 지역 안보뿐만 아니라 반도체 공급망, AI 등 첨단분야, 에너지 전환 등 기후 위기 대응에서의 협력 관계를 약속하였다. 최근 들어서 한·미 뿐만 아니라 일본까지 포함하는 소위 한미일 동맹이, 동맹의 장애물이었던 불편한 한일관계가 제거된 상황에서 더욱 공고해지고 있다. 혹자는 안보 동맹이 경제동맹으로까지 발전하여 궁극적으로 한국경제에 득이 될 것이라고도 했다.

하지만 분명히 할 것은 미·중 패권 경쟁 속에서 이루어지는 동맹 정치는 경제적으로는 당연히 비효율적이라는 것이다. 적을 전제로 하는 동맹 세계에서는 내 편이 아니면 곧 적이지만 경제는 그렇지 않다. 더 저렴한 공급처라면 누구라도 손을 잡아야 하고, 필요하다면 경쟁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혹은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상대국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미·중간의 갈등 속에서도 일본이나 유럽의 기업들은 중국기업과 손잡거나 중국 시장에 진출하고 있고, 심지어 미국의 반도체 업계에서도 대중국 수출제한 조치가 초래할 공급망 불안과 시장의 불확실성 제고, 그리고 미국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 약화를 우려하고 있다. 주류 경제학에서 전가의 보도처럼 사용되는 효율성의 개념으로 따져 봐도 동맹의 경제적 가치는 열등하다. 그런데도 이 동맹이 마치 지역 안보뿐만 아니라 첨단 산업기술 영역에서의 3국의 협력으로까지 이어져 한국경제에 밝은 비전을 제시해줄 것처럼 보도되고 있다.

새로운 시대에 걸맞은 협력 관계 정립

삼성, 현대·기아, 한화 등 한국의 기업들이 미국 바이든 정부의 전략에 맞춰 전기차, 배터리 등에 역대급 대미 투자를 실행하거나 계획하며 다른 어떤 나라보다 적극적인 행보를 보인다. 미국이 독려하는 청정기술, 반도체 등에 대한 이러한 투자가 현재 미국경제의 식지 않는 노동시장을 이끌고 있다는 평가도 있다. 민간기업의 이러한 투자를 다르게 해석할 필요는 없지만 한 외신은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이후 특히 더 미국의 중요한 협력 파트너가 된 한국이 그 기여에 걸맞은 목소리를 내지도, 자신들의 이익을 제대로 지켜내지도 못한다고 비판한다. 최근 일부 유예 조치가 적용된 한국 기업의 중국공장에 대한, 여전한 규제나 미국에 대한 일방적인 투자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들려온다.

한미동맹은 그것 자체로 목적이 아니다. 미국의 국익이 곧 한국의 국익이 될 수는 없다. 새로운 시대에 어울리는 협력 관계를 정립해야 한다. 무조건 미국의 새로운 공급망 구축에 협력할 것이 아니라 기후 위기 대응과 같은 인류의 적에 대항하기 위한 기술개발 등에 대한 선택적 협력과 중국 시장에 대한 접근 보장 등이 필요하다. 경제적 측면에서 냉전 시대의 낡은 동맹은 비효율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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