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교사 수당 인상’ 생색만 낸 윤 대통령

정부가 교원들이 교육활동에 보다 전념할 수 있도록 기존 13만원인 담임수당을 20만원으로, 기존 7만원인 보직수당을 15만원으로 각각 인상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6일 현장 교사들을 대통령실로 초청해 만난 자리에서 담임수당 50%, 보직수당 2배 인상을 약속한 데 따른 것이다. 그동안 담임수당은 2016년부터 동결돼 있었고 보직수당 역시 20년간 오르지 않고 있었던 만큼, 현장 교원들로서는 환영할 만한 일이다.

문제는 이를 위한 재원 마련을 어떻게 하느냐다. 윤 대통령이 직접 나서 공언한 만큼, 내년도 예산안에 수당 인상분이 반영되거나 국가 차원의 수당 지원 계획이 나와야 하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있다.

교육부는 “수당 인상분에 대해 교부금에 수요를 반영해 교육청에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즉, 수당 인상을 위해 필요한 예산을 국고로 지원하는 것이 아닌 지방교육재정교부금에서 충당하겠다는 의미다. 결국 ‘수당을 올려주겠다’는 윤 대통령의 말은 생색내기에 불과했다.

현재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 넉넉한 것도 아니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내국세 총액의 20.79%를 자동 편성하게 돼 있는데, 올해 국세 수입은 당초 예상보다 59조원이나 부족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다 보니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교부금 규모가 대폭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각 시·도교육청은 허리띠를 졸라매는 비상이 걸린 상태다.

이런 상황은 교사 수당 인상 정책이 나온 배경인 ‘공교육 정상화’와도 거리가 멀다. 윤 대통령이 교사들을 만난 행사명은 ‘교권 보호 4법 개정 계기 현장 교원과의 대화’였다. 교권 보호 4법은 지난 7월 안타깝게 생을 마감한 서울 서이초 교사의 죽음을 계기로 만들어졌다. 수만 명의 교사들이 주말마다 거리로 쏟아져 나와 울분을 토해낸 결과였다. 그런데 윤 대통령의 대답은 ‘몇 만 원을 더 주겠다’는 것이었다. 그것도 교육 재정을 줄여서 말이다. 공교육을 정상화하고 억울한 죽음이 반복되지 않도록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달라며 거리로 쏟아져나온 교사들의 요구에 대한 제대로 된 답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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